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는가?

 

국정원사건이 터진 이후 줄곧 머리속에 맴도는 의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수만명의 성난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분노를 표하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의문스럽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정원과 국방부, 보훈처가 동원되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법무부장관과 경찰조직이 동원되었던, 이 초유의 사태를 대하는 대중의 분노는 충분한 것일까? 광장의 촛불이 뜨겁긴 하나 이정도 블록버스터급 선거범죄에 대한 반응 치고는 너무 소박하지 않은가. 분노의 실종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적어도 내 주변에는 국정원사건에 분노하는 사람들보다는 냉소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그동안 시민들의 분노와 각성을 요구하는 '격문'들은 수없이 보아 왔지만, 사람들이 왜 분노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이토록 분하건만 다른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는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쉽게 떠오른다. 우선 새누리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평생 댓글이란걸 한번도 안달아본 사람들이다. 이중에는 아예 '댓글' 자체가 뭔지 알지 못하는 고령층도 많다. 그들이 새로운 매체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또 그들은 그게 뭔지 안다해도 분노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정치적 고착세력이다. 때문에 이번 분노이야기에서 배제해도 좋을 부류라고 생각한다. 

 

댓글이 뭔지 아는, 댓글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남는다.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기에는 '댓글'이란 것 자체가 너무 가볍고 찌질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의외로 심각하다. <댓글+공작>이라는 낱말의 조합은 마치 김정은의 손에 들려있는 코카콜라만큼이나 어색하다. 이 어색함은 국정원사건에 대한 첫인상을 진지함보다는 기이함, 황당함으로 다가가게 한다. 처음 '댓글공작'이란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자. 그 느낌이 엄중함, 심각함이었을까? 아니다. 황당함과 유치함, 찌질함이었을 거다. 더욱이 이 찌질한 행위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설명은 뭔가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보통의 사람들이 이 찌질함을 이성적인 분노로 환산하기까지는 꽤나 복잡한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부정선거'라는 말에서 투표함 바꿔치기나 정적 암살 같은 고전적 부정행위를 연상한다. 공작이란 말을 붙이기도 민망한 국정원의 댓글작전에서 사람들이 그런 스펙터클을 연상하기란 불가능하다. '고작 댓글' 따위가 얼마나 중대한 헌정파괴행위이고 반민주적인 야만인지를 설득하려면 적지 않은 인고의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른다. 민주주의를 '실체'로서 학습하지 않고 '추상적 개념'으로 들었기 때문" - 오찬호, 사회학자

 

'과정의 문제는 곧 결과의 문제이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서 배울 법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이 정도도 모르는 어른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교과서를 벗어난 현실세계에는 이 간단한 원칙조차 이해하지 못하는(외면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찬호 교수의 지적대로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추상적 개념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그 개념이라는 것은 '민주주의=다수결'이라는 단순한 등식이다. 대중의 이해가 여기에 머물러있는 이상 이나라의 민주주의는 국정원사건 같은 내부적 위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틈새를 잘 이해한 새누리당은 대중에게 영리한 질문을 던진다.

 

"그깟 댓글 몇개로 대통령이 바뀌었을까?" 

 

이 질문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층은 물론 이른바 중도-무당파를 표방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일반 대중에게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지적보다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계량적 판단이 더 합리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발표된 검찰수사결과는 이 질문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검찰은 국정원사건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발견된) 1760개 게시물 중 불과 67개 게시글에 대해서만 선거개입 혐의를 인정했다. '그깟 몇개'를 검찰이 승인한 셈이다. 3천만 유권자가 참가한 선거에서 고작 67개의 댓글이 미쳤을 영향력을 상상하게 하는 것, 새누리당 전략의 완벽한 승리다.  

 

알만한 사람들이야 저 숫자가 빙산의 티끌이라는걸 모를 리 없지만, 여당의 질문이 '공신력'을 얻은 이상 야당은 저 질문을 공식적으로 반박하는데 한계가 생겼다. 사람들을 화나게 할 '숫자'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전 저 질문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 나왔다. 그것도 다름아닌 검찰에게서.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나요?"

 

국정원 리트윗 5.5689개의 의미

   

1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담반 요원들이 대선관련 글들을 5만 5천689차례에 걸쳐 리트윗한 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법원에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느닷없다. 나는 윤석열이라는 인물과 수사팀의 '의기'만으로 67개5.5689개로 이어진 극적인 변화를 설명해내지 못하겠다. 윤 검사는 '67개' 발표 당시에도 수사팀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대강 몇십개로 정리하면 그뿐 아니었는가. 4개월 사이에 수사팀의 심경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어떤 계기가 있었던게 분명하다.

 

각설하고, 그들이 작성-리트윗했던 트윗의 내용들은 그들이 작성했던 개차반 같은 댓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댓글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숫자다. '5,5689'라는 숫자는 댓글이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도,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뭔가 엄청나 보인다. 실제로 엄청나기도 하다. 어지간한 파워트위터리안도 리트윗 천개를 넘기는건 흔한 일이 아닌데 무려 5만5천개라니, 저건 도저히 일반적인 트위터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다수 대중이 국정원사태의 위중함을 깨닫기 위해서는 댓글공작이 얼마나 위험한 패악질이며 그 효과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5만 5천이라는 숫자는 이 답답하고 따분한 과정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사실 검찰의 발표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번에 발표된 트위터 리트윗건은 <뉴스타파>가 지난 3월부터 줄기차게 보도해왔던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들이다. 그저 검찰이 공소장에 몇자 새로 적어 넣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몇글자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모든 언론이 다시 그 일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고, 여당은 전에 없이 긴장했으며, 야당과 시민사회의 태도도 한결 결연해졌다. 이 반전이 말해주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걸 남들도 다 알고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명명백백해 보이는 사실도 '민간'에서 구전되는 것과 수사기관이 공인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제 ‘그깟 댓글 몇개’라는 일축이 불가능해 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한강에 물 한바가지'라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효과가 예전같지 않다. 그들이 '필살기' 대선불복프레임을 다시 꺼내 든 이유다. 

 

기억해야 할 사람들

 

너무나 명백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라서 오히려 말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이 그랬을테고 독재시대에는 민주화운동이 그랬을 거다. 나는 작금의 국정원사건 역시 그것들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꼬리가 밟힌지 10개월,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가 지쳤다. 답이 없으니까, 피곤하니까, 그거 아니라도 당장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적당히' 화를 내고 입을 다물었다.

 

모두가 그랬던건 아니다. 아직도 입만 열면, 펜만 들면 그 일에 대해 말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면에서 뻔하고 식상하다. 그런데, 존경스럽다. 난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중요한 문제란걸 알면서도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입을 다문 기억이 많은 것 같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를 반복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비겁하다. 세상에 나같은 사람만 있다면 어찌될까 생각해보니 아찔해진다. 여전히 사건의 전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만한 진상이라도 밝혀질 수 있었던 건 끈질기게 같은 문제와 씨름해 온 '뻔한' 사람들의 활약 덕분이다. 앞으로 무엇이 얼마나 밝혀질지, 밝혀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거악에 맞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화내지 않은 모두가 무임승차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부조리를 바로 잡으려했던 사람들의 노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능동적인 주체로 살아갈지 무임승차자로 살아갈 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화내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이시대의 의인이라는 사실이다. 동참하지 않는다 해도 기억만은 해두자. 그것이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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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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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10.25 13:02 신고

    댓글의숫자 가담기관의 숫자 인원수보단 가담자들이 받은 금액을 조사해서 기사화하는것이 댓글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수있지않을까 합니다. 선거비용에 합산을 해서 기사화하면 이해도가 높을듯 합니다.

  3. 2013.10.25 13:03 신고

    대한민국엔 다수에 의한 독재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반수입니다.
    이 과반수는 대부분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족쇄로 얽혀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안의 우리는 서로가 무슨 짓을 해도 서로 용서가 되는 불가분의 공생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라는 무서운 족쇄로 서로를 구속하고 있는 겁니다.

  4. 2013.10.25 13:24 신고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보통과 평범을 말하지만 딱히 별볼일 없는 자들은.................분위기 따라 휩쓸리려는 경향이 강함.댓글을 보거나 하는 사람들은.....영향이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5. 2013.10.25 18:37 신고

    힘을 끌어 당기는 구심점이 잆어 그렇습니다.
    힘의 중심이 없기에 개개인의 의견은 한낮 공허한 메아리로 허공에 사라질 뿐입니다.
    인간은 이점을 본능적으로 느끼기에 말을 아끼는것이 아니라 그저 체념은 하지만 기억은 하고 있습니다.
    나쁜 습관은 쉽게 몸에 베지만 좋은 습관은 끊임없는 노력과 그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하듯...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선지자 분들의 끊임없는 투쟁은 결국 그 잠재된 기억을 깨우게 할것입니다.
    그것이 밑으로의 혁명입니다....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6. 2013.10.25 23:39 신고

    한마디로 현실 그대로 전해줄 언론이 전무하기 때문!
    광우병 때는 피디수첩이라도 있었지만.
    이젠 특종감 뉴스도 적당히 맛사지 해주자나?
    톤은 아주 별거 아냐. 하는 식으로.
    정말 어서 정권 바꿔
    개라이트 들과 조중동들 싹 쓸어 버려야 돼!

  7. 2013.10.25 23:47 신고

    과연 우리가 다시 민주주의를 찾을수 있을까요?
    정치적인 부분에서 과거로의 회귀가 우리에게 어떤 재앙으로 다가올 지 심히 염려됩니다.
    부디 49%의 우리가 끝까지 깨어있기를 바랄뿐입니다.

  8. 2013.10.26 06:23 신고

    궁금한게 51.6%라는 숫자는 단순한 우연인걸까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서 더 나아가 개표결과 역시 임의적인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고 있습니다 언론만 장악하면 여론조사라는 형식으로 선거 결과도 결정해버릴 수 있을거고 실제로 그렇게 된 거 아닌가 의심스럽거든요

  9. 2013.10.26 21:04 신고

    박근혜대통령이 커튼뒤에서 청나라 서태후처럼 통치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헐리우드영화에서도 보지못한 방법으로서 재판장에서 소송당사자로서 공판에 참여하고 있는 윤석열검사를 날려버린 경우는 지금껏 영화에서도 보지못한 무지막지한 방법입니다
    윤석열여주지청장을 다시 댓글수사공판팀장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는걸로 간주해서 의심할수밖에 없습니다
    저번에 국정원을 사이버보안총괄기구로 하는 법령을 만들려고하다가 통과 못한거 같은데 이 법령자체가 국정원과 박근혜대선캠프와 새누리당과 모종의 거래관계로 만들어진 법령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10. 2013.10.28 20:39 신고

    화를 안 내는 이유는 당신들이나 당신들이 비판하는 사람들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걸 이제 알았기때문입니다. 한국이 원하는 것은 '합리성'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그들은 아직도 이데올로기에빠져있고 아직도 그걸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범죄에 대해 인권적 처벌을 원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합리성잇는 처벌을 원하고 있습니다. 대학등록금도 똑같습니다. 두 여야당에서 애기하는게 지켜질리가요? 나랏돈이 무한대로 아니고..결국 다 똑같습니다.

  11. 2013.10.28 20:41 신고

    어떻게 하면 이 나라의 파이를 누가 먹을까라고하면서 궁리만 하고있습니다. 적어도 이나라는 이데올로기에 빠진 사람들은 이제 정치계에서 빠져야합니다. 기존사고로는 아무리해도 벗어나지못합니다. 그리고 대선떄도 여당이 훨 질서있게 잘하더군요. 우리동네 야당 도우미의원은 길기에 가래침을
    쪽쭉 뱉고 뒤둥뒤둥걷느데..참..가관이었습니다.

  12. 2013.10.28 20:44 신고

    박정희글만도 그렇죠. 박정희에 대해 어떤 한점을 칭찬하면 당신들은 엄청 몰아세우죠. 마치 당신들은 여당보다 박정희가 더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정작 박정희 망령은 당신들이 사로잡혀있죠. 박정희을 위한 비난하기위한 비난..이런이데올로기는그만하죠. 우리가 원하는것은 합리적 비난입니다. 이렇게 해도당신들은 이해못하죠. 왜냐하면 이제 이데올로기세대는 바꿔야되기때문입니다.

  13. 2013.10.28 21:01 신고

    이번 대선 개입은 그 형태가 댓글이든, 갯수가 몇개이든, 그것이 쟁점이 아닙니다. 국정원이라는 정부 주요 기관이 대선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을 했고, 조직적인 활동을 했다는게 문제지요.
    그 행위가 대선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실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이 일은 당연히 여당 측에서 이득을 본 사건이기는 하지만 전 여당야당 지지자 모두가 분노해야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여당의 지지자 역시 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를 침해 당한 것이기 때문이죠. 무려 거대 정부 기관에 의해서.

    훗날 야당이 다시 정권을 잡을 시점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도 여당 지지자들 가만히 계실건가요? 전 야당 지지자로서 굉장히 화를 낼겁니다. 그러고도 너희가 민주주의 사회를 대표하겠느냐, 진보진영 같은 소리도 하지 말고 북한으로 꺼지라고 할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태가 참 착찹하고 암담합니다. 스스로의 당연한 주권을 침해당하고도 그저 자기 지지자가 정권을 잡으니 오히려 감싸 안는모습...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자니 정말 이 나라를 뜨고 싶습니다

  14. 2013.10.31 15:39 신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8393

    애초에 글의 내용에서 새누리당이 67개라는 숫자로 축소한 것을 지적하시면서 이 글에선 5만5천개라는 숫자를 강조하면서 확대하시려고 하네요. 링크한 기사의 내용대로 대충 계산해보면, 109일동안 39개의 계정으로 나눠보면, 하루에 대략 13개의 글을 작성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RT한 걸 제외하면 하루에 많아야 3~4개 정도 작성했겠군요. 이미 다른분이 계산한 것도 있네요.

    하루에 3~5개. 일반적 트위터 사용자들도 충분히 작성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5만5천개를 '어지간한 파워트리안도 경험해볼 수 없는 엄청난 숫자' 라고 강조하시는데, 그 5만5천개의 댓글이 한 두 개의 계정에서 모두 작성된 것도 아니고 말이죠. 기간, 몇 개의 계정 등과 같은 언급 없이 단순히 67개와 5만5천개라는 숫자만을 언급하시면서 단순하게 비교하시는 건 무리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흔히 표현되는 물타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내용 같습니다.

    박사모를 국정원 직원이랍시고 엮어넣었다던지, 아청법으로 적발된 PC방 관련기사를 안철수 반대성 트윗으로 분류했다는 검찰 기소내용을 보건데 솔직히 5만5천도 과연 그중 얼마가 대선개입일지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뭐랄까... 글의 내용 전반에 걸쳐서 '이번 국정원 사태에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 라는 대전제가 깔려있는 느낌입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보고 이곳으로 넘어왔는데 댓글들이 모두 별로 우호적이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바보고 눈과 귀를 막고 있기 때문에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중에는 글쓰신 분보다 더 많은 지식, 경험, 연륜, 정보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구요. 그런 사람들은 바보라서 가만히 있을까요?

    누군가 단 댓글처럼 '전형적인 닫힌 사고'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도하신 내용이 뭔지는 알겠는데 말이죠. 거악? 글쎄요. 그 표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가장 중요한 점은 내용을 떠나서 글이 공격적, 비난적입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글입니다.

    • 2013.11.02 12:11 신고

      그랬다 치고~~ 어쩌자고??
      니 생각이나 말은 다 맞고 위의 글은 틀리니 선동질 말라는 거여?

      그냥 닥치고 너나 잘하면 안되겠니?
      욕 나오니까!!!!!

    • 2013.11.04 22:26 신고

      위엣분;; 그래도 나름대로 일리는 좀 있는 글인데 그런 식으로 무작정비난욕설식 대응하시면 트집잡힐 빌미만 제공하는 거 아닌가요...... 이러니 진보는 논리적 대응도 못하면서 우기기만 한다는 소리를 듣지
      마음에 안드시는게 있으면 정확하게 꼬집어서 비난 아닌 비판을 하세요. 못하실거면 차라리 아무것도 적지 않는게 낫습니다. 님이 단 댓글은 '일리는 있지만 내마음에 안드니 그냥 닥치고 꺼져!!' 라고 억지부리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2013.11.06 22:28 신고

      글쎄요, 분명 세부 설명을 생략한 것은 사실이나 그 전체적 개수는 마찬가지 입니다. 하루에 3~5개는 분명 일반인들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도의 글이지요. 하지만 일반인이 수십개의 계정을 돌려가며 몇개씩 매일 글을 남기지는 않지요. 더구나 국가기관에서 그것을 업으로 작업을 한 것에는 더욱 큰 차이가 있구요. 또한 밝혀진 가시적인 양이 그정도이지 사건 발발 후 삭제된 글들이 더 많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잖습니까? 게다가 정지된 계정의 사유는 같은 내용을 몇번 이상 반복하여 게시라는 구체적 사유도 있구요. 그걸 생각하자면 과연 그저 분노에 차서 매도하고자 한다고 볼 수는 없을듯 하네요.
      그리고 제가 가장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왜 국민이 화내지않아야 합니까? 당연히 모두가 분노해야 하는 사건 아닌가요? 지지 정당이 뭐든, 어느 후보를 지지했던간에 이 사태는 투표권을 가진 모든 국민이 주권을 유린당한건데요?
      이런 사태에 분노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산주의자라고 봅니다.
      국정원이 국정원이라는 이름을 지고 한 짓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보다 더 공산주의적이었구요, 그것에 분노하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흘러 지나치는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얼마나 갈구하고 어떻게 이룩한 민주주의인데 내 선호 정당 여부에 따라 그렇게 쉽게 흔들릴 수가 있습니까?
      정말 비상식적이시네요

    • 2013.11.07 13:34 신고

      글쎄요 주권을 유린당했음에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에서 한 것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아예 주권을 유린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가만히 있는 게 아닐까 하네요. 애초에 주권을 유린당한 적이 없으니 화낼 이유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지금 국정원에서 단 댓글들은 대선개입을 위한 댓글이 아니라 그냥 대북심리전을 위한 댓글들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대선에 관련된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이건 국정원측에서 한결같이 주장하는 내용이죠

      사실이야 뭐가 됐든 사람은 보고 싶은 걸 보고 믿고 싶은 걸 믿는다는 말이 맞는 거 같네요.

    • 추가적으로 수정/삭제> 댓글주소
      2013.11.07 18:04 신고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에 덧붙여서,
      만약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본다면, 그들이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고 댓글로서 대선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그런데 공무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박근혜를 욕하고 문재인을 찍어야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람도 많다는 게 문제죠. 한 가지 예로 공무원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들 수 있겠네요.
      그러니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이 아니라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만약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볼 거면 다른 모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던 공무원들의 댓글이나 글도 문제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겁니다.
      어차피 니네 쪽 공무원도 같은 짓을 했는데 그까짓 댓글 몇 개 정도 어떠냐는 생각이랄까요.

  15. 2013.11.01 16:56 신고

    글 잘읽고갑니다. 망각했던 제자신이 부끄럽네요

  16. 2013.11.01 16:56

    비밀댓글입니다

  17. 2013.11.12 16:34

    비밀댓글입니다

  18. 2013.11.13 16:28

    비밀댓글입니다

  19. 2013.12.15 09:53 신고

    국정원이 남긴 댓글 보고 문재인표에서 박근혜표로 넘어간사람이 얼마나 될꺼같으세요 어짜피 찍을사람 다정해놓고 한 대선입니다 국정원이 불법 저질렀으면 법으로처벌하면되고 박통이시켰으면 죄를물으면됩니다 댓글때문에 박통이 대통령이됐다는말은 정말 어처구니가없네요

    • 이이ㅡㄴ아 수정/삭제> 댓글주소
      2014.01.10 03:41 신고

      그럼 선거는 필요 없네요 경상도 인구와 그 출신을 합하면 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반을 훌 쩍 넘으니까 쭈 욱 누리당이 하면 되겠네요

    • 2014.01.10 03:43 신고

      그리고 어떻게 누가 밝혀서 죄를 물어 벌을 하죠?

  20. 2014.01.10 03:37 신고

    반장선거가 있다 반 아이들은 30명 그중 26
    명은 후보를 정했다 근데 담임읏 매일 쪽지를 도리며 특정 후보 욕을 한다 선거 기간내내 그럼 나머지 4명은 어떻게 결정할까 정말 그 쪽지의 글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선거결과에
    글구 그렇다면 모든게 정해져 있으니 선거나 투표라는 행위는 의미가 있는걸까? 생각해보라 내가 좋아하지 않는 광고 내용이라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것에 의해서 우리는 어느 날 그 물건이 내손에 있는걸 깨닫게 될 것이다. 누리당은 이 속성을 너무 잘 안다 왜 느낌 아니까~ 친구 중 한명도 그런 말을 했다 그런 댓글에 넘어갈 사람은 없다고 그러나 인간은 진실보다 소문을 더 좋아하는 법이며 그런 소문에 혹하실 선량한 시민이 너무 많다는 것

  21. 견마지로박정희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6.09.07 23:42 신고

    국정원 댓글문제도 엄청난 사건이지만 대선부정선거(전자개표조작) 또 물타기로세월호사건 ㅋㅋ 어마어마하죠 국정원이야 윗두개에 비하면.. 일단 왜누리 2중대 언론들 때문에 우민한 국민들은 똥오줌 구분도 못하고 젊은 세대나 아는분들은 야당과 합심이 돼야 하는데 야당도 왜누리 스파이들이 많아서 기동력이 딸리니 일단 정권교체 하기전에는 막막하다. 일단 다음대선전에 선거제도를 확실히 바꾸면 정권교체는 문제없음

 

<무소속 안철수 의원>

 

국회에 입성하며 금새 야권을 집어삼킬것 같았던 안철수 의원이 표류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가 마무리되고 정치권의 메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안 의원이 받는 스포트라이트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국정원정국에서 그가 표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탁선거 중단하라"

 

작년 12월 11일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의 꼬리가 잡혔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벌어진 엄청난 사태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는 한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냈지만 범야권에서 유독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지 4일 뒤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양 후보 모두를 향해 “혼탁선거를 중단하라”고 비난하며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그는 당시 야권과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사건'과 새누리당이 주장했던 '여직원 감금사건'을 같은 무게로 취급했던 것이다. 당시의 입장이 진심이었다면 기본적인 사리분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진심이 아니었다면 심각한 도덕불감증을 의심해야 한다.

 

뜨거운 선거정국에서 크게 이슈가 되지 않고 묻힌 사건이지만, 당시 안 의원이 국정원사건에 대해 취했던 양비론은 이성적으로 설명되기 힘든 것이었다. 그때의 일에 대해 아무런 사과도 해명도 없이 6개월간 침묵을 지켜온 안 의원은 지난달에 와서야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사뭇 달라진 입장을 표명했다.

 

자신이 비난받는 지점 정확히 이해해야

 

여전히 안 의원은 당시의 조악한 양비론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지난 7일 안철수 의원은 '한국사회 구조개혁과 대전충청지역 혁신을 위한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엄중한 시국에 저런 뜬구름잡는 주제로 민생투어를 돌고 있는 그의 모습이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안 의원 다음 발언은 그가 국정원정국에서 표류하게 된 까닭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두 사건 모두 정파적 집단 이익을 우선해 빚어진 참사다”

 

다음은 어제 자신이 개최한 '국정원 개혁방안 토론회'에서 나온 안 의원의 발언이다.

 

"국정원 문제는 우리 정치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국정원을 정파의 도구로 타락시킨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10년간 국정을 담당했던 민주세력의 책임도 적지 않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정과 안기부에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핍박을 받았으면서 집권 후에는 국정원이 물어다주는 달콤한 정보의 유혹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무엇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지가 막막할 정도로 이상한 태도다. 우선 정상회담 회의록에 관한 그의 입장을 보자. 회의록 공개 결정은 분명 여야 모두의 패착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파적 집단이익을 우선해 벌어진 참사"라는 그의 말은 도무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이유는 저 발언이 회의록 공개 국회표결이 있기 전까지 벌어졌던 많은 사건들을 애써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 정문헌-서상기 의원의 의원직 사퇴발언 번복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대화록 무단투척 사건, 김무성, 권영세 의원의 대화록 사전인지 의혹 등 여권이 저지른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간과한 채 '여야가 공개에 합의했다'는 결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NLL이슈와 관련한 여권의 수많은 의혹들과 대화록 공개에 합의한 민주당의 과오를 같은 무게로 재단한 것이다. 전형적인 기계적 양비론이다.   

 

국정원사건에 대한 입장은 더욱 괴상하다. 그는 국정원의 문제를 '우리 정치인들의 책임'이라 말했지만, 그가 말한 '우리'에는 정작 안철수 본인이 포함되지 않는다. 국정원의 문제를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기성정치권의 문제로 치부한 이상 그런 '과거의 책임관계'안에 정치신인 안철수의 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정원사건을 기성정치권 전체의 문제로 묘하게 치환시켰다. 다분히 정략적이다.  

 

민주정부 10년간 국정원개혁에 실패했다는 비판은 틀리지 않다. 김대중 정부는 '학살'이라 불릴 정도의 대대적인 국정원 인적청산을 이뤄냈고, 노무현 정부는 국정원장의 대통령 독대를 폐지했다. 이러한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주정부의 국정원개혁은 충분하지 않았고, 그 시절에도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했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정부의 국정원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과, 국정원을 각종 선거에 개입시키며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MB정부의 범죄를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것은 균형감을 심각하게 상실한 태도다.      

 

고로 '민주정부가 국정원개혁에 실패했다'는 비판은 그 자체로 틀리지 않지만, 그것은 독립적인 비판일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의 이번 발언이 비난받고 있는 이유는 사실관계가 틀렸기때문이 아니라, 이 비판을 '균형맞추기용', '끼워팔기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정략적인 태도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비난받는 지점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선의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

 

국정원사건과 NLL 논란을 대하는 안 의원의 태도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경중은 다르지만 둘다 잘못했다"

 

경중을 가리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저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 태도는 틀렸다. 예를 들어 누군가 위안부 할머니들이 개최하는 수요집회에 나가 이렇게 말했다고 상상해보자.

 

"일제의 식민지배도 잘못이지만, 힘을 기르지 못했던 조선에게도 과오가 있었다"

 

모든 비판에는 적절한 때와 장소, 맥락이 있다. 하물며 유력 차기 대권주자의 발언이라면 정치적 맥락을 간과해선 안된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이라는 민주주의의 사활이 걸린 문제 앞에서 느닷없이 민주정권 10년의 과오를 들먹이는 그의 태도를 선의로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다. 안 의원이 정계입문 후 일관되게 견지해온 전략은 기성정치권과의 거리두기였다. 민주주의의 목에 칼을 들이댄 것과 다름없는 국정원사건을 기성정치권과의 선긋기 용도로 활용하는 그의 영민함에서 정략적 냄새가 진동한다.  

 

<그의 발언에는 늘 '어떻게'가 빠져있다>

그가 실기(失期)한 이유

 

지난 달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을 놓고 검찰과 황교안 법무부장관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자 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논평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일선 검찰은 공직 선거법을 적용한 구속 기소가 합당하다고 판단했으나 법무부에서 엇박자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

 

'엇박자'라니, 보면 볼수록 이상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박자’를 맞추어야 할 책임은 한쪽에만 있지 않다. 그의 보도자료는 “법무부가 엇박자를 냈다”라며 법무부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듯 보이지만, 이미 ‘엇박자’라는 말 자체가 양쪽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당시는 검찰수사에 외압을 넣은 황교안 장관에 대해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안 의원은 책임소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 굳이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문제의 초점을 흐렸다. 그의 양비론적 해석은 늘 이런식이다.

 

'안철수표 양비론'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결여(유보)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가치판단이 결여된 정치인의 손익계산법을 '정치공학(政治工學)'이라고 한다. 그는 양비론을 자신의 정치공학을 구현하는 도구로 활용해왔다. 지난 4월 새누리당 대변인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일에만 골몰했던 '정치공학도'"라고 논평했다. 이 논평은 저 당에서 나온 논평중 보기드물게 날카로운 것이었으며,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세간의 평가중 가장 인상적이고 정확하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기간 국정원의 댓글공격을 받은 직접적인 피해당사자이며,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냈던 범야권의 일원이기도 하다. 국정원정국에서 소외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오히려 대선불복 역풍의 우려에서 민주당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던 안 의원은 적절한 공세를 취했다면 국정원정국의 주인공으로 부상할수도 있었던 터였다. 그가 실기한 이유는 정치공학적 양비론에 빠져 번번히 적절한 논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이 없는 정치인에게 시민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적 당위를 제쳐두고 정치적 득실관계에 함몰된 정치인이 엄중한 시국에서 소외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안 의원은 어쭙잖은 양비론이 과연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이득일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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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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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9 09:16 신고

    차라리 안나온게 더 나았을텐테. . 새누리것들과 다를바없이 기회적이고 자기몸만 사리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새정치를 하겠다는건지. . 점점 이미지만 안좋아집니다

  2. 2013.07.09 15:08 신고

    듣고보니 그렇기도 하네요.
    야성향이 강한 정치인이었다면 지금은 완전 호기였겠죠.
    내심 기대하는 바도 있었는데 일단 이 사안만 놓고 보면 안타깝습니다.

  3. 2013.07.12 12:05 신고

    좋은 지적이십니다. 말로는 기존 정치를 바꿔서 이상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떠들더니 정작 국회 들어가서는 이 중대한 시기에 아무것도 못함. 이게 이론과 실전의 차이... 문재인님과는 그릇 차이가 나도 너무 남.

  4. 2013.07.26 05:22 신고

    그러한 점을 정당하게 지적비판하신거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안철수의원이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할동안 문재인의원은 침묵하고 있었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서 안철수는 수도 없이 이야기를 했지만, 문재인 의원은 국정원대선개입사건에, NLL 카드를 꺼내들어 오히려 국정원이 묻혔죠. 그리고 위에분들도 모두 좋은 지적해주셨지만, 아직 당도 없는 무소속이 거대한 양당들의 싸움에 끼어봤자, 소득은 없다고 생각이 들지 않나요?

    • 2013.07.31 20:45 신고

      정치인 그것도 지도급 정치인이 무슨 소득을 보고 정치하나요?
      문재인은 대선 당사자이기때문에 대선부정에 대해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2013.08.03 16:38 신고

      자신의 주관과 가치를 뚜렷하게 제시해달라는 겁니다. 여기에 무슨 무소속이면 입을 닫고, 거대 당에 있으면 입을 열고 하는게 어딨습니까? 그리고 무소속이지만, 안의원님 미디어 영향력 정도면 이야기하는것 자체가 바로 기사화됩니다.

      논지를 흐트리지 마세요.
      A가 한 잘못을 그럼 그때 B는 뭐했냐? 라고 하면,
      B가 그럴때 그럼 C는 뭐했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남탓하기식으 프레임으로 논점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것이, 그리고 정치라는 것에 국민이들이 아주 환멸을 느끼게하여 관심을 끊게 만드는것이 기성정치인과 기성자본세력이 전략입니다.

      부디 탈출하세요.

  5. 2013.08.03 16:34 신고

    너무나 훌륭합 글입니다. 균형잡힌 시각. 안교수를 한때나마 존경했고 지지했지만, 이 분은 정치인으로서 너무 우유부단하고, 리더쉽이 너무나 부족하여 큰 실망을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대선에 안의원님이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반대할 생각입니다. 작년 대선 단일화과정과 대선 결과후에 그가 보여준 행동은 너무 치졸했고, 리더쉽이라곤 찾아 볼수 없는 모습이였습니다. 리더라기 보다 자기 감정에 의해 정치하고 자기 감정에 의해 떠나는 사람입니다. 실망감으로 휩쌓여 있는 국민과 소통하기는 커녕, 입 싹딱고 갑자기 나타나서 아직도 낡은 자기만의 프레임에 갖혀서 콘서트하고 있는 모습이란, 그에게 큰 정치는 없습니다.

  6. 2013.11.17 19:27 신고

    옳은 지적입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한 가치 판단,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지난달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씨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부정입학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교과성적이 155명 중 72위에 불과했던 이재용씨의 아들은 주관식 채점과정에서 엄청난 가산점을 받아 15위로 입학에 성공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학교 행정실장 임 씨는 성적을 조작해 입학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고, 교감은 수사과정에서 자살했다.  

 

영훈국제중학교사건의 전말과 비교해보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일반의 시각이 얼마나 무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과 이재용 자녀 부정입학 사건.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사건이지만, 이것들의 <후원 - 수혜관계>는 꼭 닮아있다.  

 

<유사한 두 사건의 도식. 표:다람쥐주인>

 

<이재용-이재용 아들-영훈국제중>의 관계는 <원세훈-박근혜-청와대>의 관계와 같다. 이재용 부회장 부부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자신들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물리력을 이용해 '게임의 룰'을 어겼다는 점에서 같은 위치에 놓인다. 이재용씨 아들과 박근혜 대통령 역시 사건의 가해자는 아니나, 부정한 행위의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등치를 이룬다. 둘은 모두 자신의 '후원자'로부터 부정한 지원을 받았고, 영훈중학교 입학과 청와대 입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

 

지난달 말 이재용씨의 아들은 부모가 저지른 부정행위 사실이 들통나자 망설임없이 자퇴했다. 아니, 자퇴할 수밖에 없었다. 부정입학을 하고도 학교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도식속에서 이재용씨 아들과 같은 위치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무얼 해야 할까?

 

이재용씨 아들이 자퇴하자 사람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의 아들이 특별히 미워서가 아니라 부정입학이 밝혀졌다면 자퇴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재용씨 아들에게 한목소리로 자퇴를 요구했던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나는 그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재용 씨의 아들이 영훈중학교 입학과정에서 부모의 부정한 도움을 받았듯, 박근혜 대통령 역시 선거과정에서 전 정권의 도움을 받았다. 부정행위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이재용씨 아들과 박근혜 대통령은 처지가 같다. 그런데 한명은 순리에 따라 자퇴를 했고, 다른 한명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청와대에 앉아 있다.   

 

이상한 가정 

  

국정원사건의 몸통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인지 아니면 그 위에 누가 더 있는지 아직 분명치 않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전임 정권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나는 선거 직전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날조된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아니었다면 선거결과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런 가정은 중요하지 않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만약 부모의 '부정한 도움'이 없었다면 이재용씨 아들은 영훈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

 

누구도 저런 가정따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용씨 아들이 영훈중에서 자퇴한 이유는 그런 가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부모의 부정행위 그 자체에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의 부정행위라는 사건의 본질 앞에 '아들의 실력'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를 국정원사건에 대입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질문을 바꿔보자

 

"만약 국정원사건이 없었다면 박근혜 후보는 당선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앞의 질문을 대하는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부정입학 같은 '작은 부정'조차 용납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보다 수만배는 무거운 선거부정 앞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상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곤 한다.

 

"국정원사건이 아니었더라도 박근혜 후보는 당선됐을 것이다. 그러니 정권의 정통성과는 무관한 일이다"  

 

만약 이재용씨가 대국민사과 대신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내 아들은 부정이 아니었더라도 영훈중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다. 그러니 문제될 것 없다"  

 

<서울대 학생들의 시국선언 출처:오마이뉴스>

현실에 여과된 주장들

 

분노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 서울대 총학생회를 시작으로 이화여대와 경희대, 성공회대, 숙명여대, 동덕여대가 뒤를 따랐고 다른 학교들도 속속 동참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그들의 시국선언문 어디에서도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 볼 수 없다. 시국선언문은 패기넘치는 거친 문장들로 가득차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골자는 엄정수사와 관련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요구 정도의 나이브한 것들이다. 학생들의 시국선언문은 지난주 문재인, 안철수 등 주요 야권 정치인들이 밝힌 입장에서 조금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국정원사건과 관련해 가장 높은 톤의 목소리를 냈던 것은 어제 있었던 재야인사들의 공동선언문이었다. 도종환 시인, 표창원 교수, 조 국 교수, 진중권 교수 등 학계와 재야인사들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은 "대선불복이나 정권의 정통성 부정의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는 경고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국민들의 분노와 민심을 외면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어느새 '엄정수사'와 '재발방지대책마련' 정도가 국정원사건에 대해 현 정권의 책임을 묻는 상한선이 된 느낌이다. 

 

타협하지 않을 권리


나는 그리 과격한 사람도, 급진적인 사람도 못된다. 예전에는 거침없이 급진적인 주장을 펴는 진보주의자들이 낯설기도 했고 멋져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내가 제일 과격하다. 적어도 국정원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그런 것 같다. 나는 이미 드러난 사실만 따져 봐도 현정권의 정통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재선거를 실시하는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그런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 한들 내 주장이 달라져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불의를 승인하는 것은 아주 간편한 일이지만 모두가 그런 타협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세상의 모든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것은 주장의 옳고 그름과는 무관한 영역이다. 이 간단한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좀 더 자유로운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주장을 현실에 여과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내가 가진 특권이 아니며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 사람들이 그 권리를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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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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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21 20:41 신고

    웃으면 안되는데, 자꾸....ㅎㅎ
    저도 가만 제 자신을 보니, 원래 보수측에 가까웠던 사람인데 요즘을 꼬락서니를 보면 욕이 튈 정도로 과격해 졌네요.
    성격이 그래서인지 편하게 살긴 글렀나 봅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미물이 항상 뒤쫓아 다니면서 배우고 있잖아요?!ㅎ
    주변에 저 같은 사람들 많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左)과 채동욱 검찰총장(右)>

2005년의 황교안과 2013년의 황교안 

 

“장관이 피의자 구속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검찰의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매우 충격적인 일로서 그간 검찰이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2005년 수사지휘권파동으로 물러난 김종빈 검찰총장의 이임사중 일부입니다. 그해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6.25 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모 인터넷 매체에 기고했습니다. 검찰이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사하려하자 당시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수사를 지시했고, 검찰이 이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면서 초유의 수사지휘권파동이 일어났습니다법무부장관이 검찰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건국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달리하는 사안입니다. 당시 진보진영은 검찰의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보수진영은 공개문서를 통해 검찰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천정배 장관의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2005년 수사지휘권파동의 원인을 제공했던 인물이 바로 황교안 현 법무부장관입니다. 당시 강 교수를 구속수사하겠다는 검찰의 방침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매카시즘을 동원한 학문·사상 연구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강정구사건을 수사하던 황교안 검사는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혐의로 구속 수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를 지켜보던 천정배 장관은 끝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며 1주일 동안 영장 청구를 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검찰청이 지난달 27일 검찰이 중간수사결과로 원세훈 원장 형사처벌 방안을 법무부에 보고하자 황 장관은 ‘원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적용은 안 된다’며 압력을 행사했고, 이에 대해 채동욱 검찰총장은 ‘수사팀 의견은 절대 바꿀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개문서와 구두라는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이번 황교안 법무장관과 vs 채동욱 검찰총장간의 갈등은 2005년의 수사지휘권파동과 양상이 같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위치가 뒤바뀌었습니다. 2005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행사에 맞서던 공안검사가 이제는 반대의 입장이 되어서 검찰을 압박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천정배 전 장관이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지 무척 궁금합니다.   

 

공안통 VS 특수통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공안1·3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을 거쳐 공안분야를 총괄하는 2차장검사를 지낸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1998년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수사에 정통하며, 별명이 '황공안'일 정도로 뼛속까지 공안검사라는 것이 그를 바라보는 일관된 평가입니다.   

 

이에 반해 채동욱 검찰총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1995년 서울지검 강력부 재직 당시 대검 중수부의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 차출되어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사건의 검찰 논고문을 작성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2003년에는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파헤쳐 집권 여당이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를 구속했고, 2006년에는 중수부의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맡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했으며, 대전고검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전·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지휘하는 등 굵직굵직한 수사를 맡아오면서 엄정함을 지켜왔다는 평이 주를 이룹니다.

   

본래 공안(公安)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입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공안'이란 말은 공공의 안녕과는 무관한 '정권의 안녕'을 의미하는 말로 받아들여집니다. 공안검사가 법무부장관이 되었으니 그가 정권의 안녕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공안통' 황 장관에 맞서 맞서 '특수통' 채동욱 총장이 검찰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원세훈 혐의 왜 중요한가?

 

이제 원세훈 전 원장은 혐의가 무엇이든 사법처리를 피할길이 없습니다. 어차피 구속 될 인물이지만 그가 받게 될 혐의가 무엇일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원 원장의 혐의가 국정원법 위반에 국한된다면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승인받는 꼴이 됩니다. 이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은 물론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에 미칠 영향에까지 단단히 바리케이트를 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원 원장에게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까지 함께 적용한다면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검찰이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의문을 승인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은'을 입은 황 장관이 이를 기꺼워할리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황 장관의 입장에서 현 정권에 미칠 국정원게이트의 파장을 차단하려면 원세훈 원장의 혐의를 국정원법 위반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그러나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수백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 1만여건의 대선개입 관련 게시글·댓글을 달아온 사실이 확인된 이상 수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검찰은 황 장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수사의 역풍을 직접 감당해야 할 채동욱 총장과 행정부에 몸담고 있으면서 정권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있는 황교안 장관은 수사를 바라보는 입장이 이렇게 다릅니다.  

 

삐뚤어진 충정 용납말아야

 

채 총장 역시 황 장관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인물이며, 정권의 비위를 거스른 적이 없는 역대 검찰총장들의 전례로 볼 때 그가 밝힌 수사의지를 온전히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둘의 갈등관계에서 ‘악인’의 역할을 맡은 것은 황교안 장관 쪽이라는 것입니다. 외부(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검찰의 소신을 지키겠다는 채 총장의 뜻은 분명 선의(善意)로 비춰지며, 이에 대해 '외압'역할을 맡은 쪽은 황 장관입니다. 이처럼 선악구도가 선명하게 갈리는 갈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안팍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 공안검사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목적이 이것이었을까요? 검찰수사에 대한 황 장관의 외압사실이 전해진 뒤 법조계와 사민사회에서 황 장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의 임기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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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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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4 10:29 신고

    꽤 흥미로운 시츄에이션이군요.ㅋ
    썩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검찰 응원해 봅니다.

  2. 2013.07.15 13:16 신고

    논리적이고
    논점을 잘 파악한
    글쓴이분의 시각을 잘 배워갑니다
    아직 어린 제게도 좋은글이네요

  3. 채동욱은 물러나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3.08.21 06:58 신고

    댓글분석에 경찰에 CCTV에 관련 검찰에 동영상분석에 의지가 없는듯
    정황에 이은 말에 결과물이 엉뚱하게도 단어에 의한 검찰에 증거물로 본다는건
    불신에 공분을 살일 같다 쉽게 말해 "내생각에는 북한사람들이 김일성이를 찬양한다"
    위에 말을 변행하여 왜곡이란 이런것 "내생각(에는) (북한사람들이) 김일성이를 찬양한다"
    괄호안에 말을 빼면 "내생각 김일성이를 찬양한다" 이런식으로 와전왜곡 돼어 있는데도
    검찰은 동영상 전체에 이음셋말을 검토없이 CCTV에 의한 속기록에 서류에 쓰인 글로만
    증거물로 채택하려는 눈감고 아웅하는 검찰에 왜곡적 증거물 노골적인 국기문란에 형태인것 같다

  4. 2013.09.13 20:05 신고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많이 알고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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