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유언비어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SNS 등을 통해 퍼져 나가는 잘못된 유언비어를 바로잡지 않으면 개혁의 근본 취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국민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이시다. 대통령의 말씀처럼 유언비어는 나쁘다. 정말 나쁘다. 그럼 올 한해동안 한국에서 어떤 유언비어가 유행했는지 돌아보자. 


올 여름 무렵부터 전국의 노인정에는 정체모를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달 20만원씩 줄 것이라는 달달한 소문이었다. 물론 소문의 진원지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였다.  

 

비문 투성이라 잘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녀는 작년 12월 대선을 목전에 두고 TV토론에 나타나 항간의 소문을 (말로) 증명하며 많은 어르신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지난 7월 정부는 갑자기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겠다며 말을 바꿨다. 게다가 이 기묘한 기초연금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오래 납부한 사람일수록 기초연금 수령액수가 줄어든다. 덕분에 어르신들은 물론 이 공약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던 젊은이들까지 ‘유언비어’의 폐해를 절감해야 했다.

 

대선을 앞두고 이와 비슷한 유언비어들이 사회 곳곳을 파고 들었다. 대학가에서는 등록금을 반값으로 깍아주겠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군입대를 앞둔 청년들 사이에서는 군복무를 단축시켜주겠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근혜 후보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 약속했고, 장애인들에게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 약속했으며, 워킹맘들에게는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노라 공언했다. 결국 이것들은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고 대통령과 정부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근거 없는 뜬소문, 이런걸 '유언비어'라고 한다. 작년 대선기간 나돌았던 '박근혜발 유언비어'는 그 수와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제와서 보면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은 한권의 유언비어 모음집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댓글 때문에 당선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저 유언비어성 공약들이 당선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 이런 유언비어에 비하면 SNS에 돌아다니는 유언비어는 귀여운 수준이다. 공약파기가 박근혜 정부에서만 일어났던 일은 아니다. 역대 정부들의 공약파기 사례를 들어 경중을 가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공약의 파기보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을 대하는 이 정부의 태도이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유언비어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으로 철도경영혁신(?)이 철도민영화라는 주장을,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허가가 의료민영화라는 주장을 '유언비어'라고 지목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수서발 KTX 자회사와 의료법인 자회사는 모두 상법상의 주식회사다. 주주의 의사에 의해 언제고 민간기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자회사의 설립을 시민들이 민영화의 정지작업으로 이해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든 시민들에게는 논쟁하고 반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동의없이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해놓고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싸잡아 유언비어라 규정한다. 반대의 목소리를, 민영화를 민영화라고 말하는 것을 유언비어라 한다면 사실상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을 틀어 막겠다는 뜻이다. 공약을 파기했던 정부는 늘 있어왔지만 자신의 공약파기에 이토록 뻔뻔당당했던 정부는 일찍이 없었다.

 

대통령이 유포했던 유언비어 중 압권은 이 장면이었다.

 

유언비어 유포 현장

 

대선 직전에 유포된 이 치명적인 유언비어는 많은 유권자들의 표심의 흔들었다. 저 후보는 수사 중이던 경찰의 발표가 나기도 전에 어떻게 알았는지 댓글의 증거가 없다며 확신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대선후보 중 한명이 선거 직전 TV에 나와 희대의 불법 대선개입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이야기한 것이다. 가해자를 옹호하며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파렴치한 인권침해범으로 몰았던 박근혜 후보는 며칠뒤 선거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검찰수사결과 당시의 '불쌍한 여직원'은 무고한 피해자가 아닌, 2200만회에 달하는 불법 대선개입활동을 펄쳐온 국정원 심리전담반의 일원이었음이 밝혀졌다. 대통령이 된 박근혜 후보는 당시의 핵폭탄급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2013년은 유언비어로 얼룩진 한해였고 그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다. 유언비어 없는 2014년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깊이 공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엉뚱한 SNS를 꾸짖을게 아니라 자신이 유포한 유언비어에 책임을 져야 한다. SNS를 유언비어의 온상이라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 자신은 유언비어 공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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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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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31 09:42 신고

    역시 다람쥐주인님이 최고십니다ㅎㅎㅎ
    으찌나 속이다 시원한지...

  2. 2013.12.31 14:56 신고

    ㅋㅋㅋ 답없는인간

  3. 2014.01.01 06:07 신고

    진짜 유언비어유포자는 불통 박근혜입니다.
    거짓말에 불통에다...국민이 불행했던 한해 였습니다.
    지난한 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속이 시원한 글, 많이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복많이 받으세요.

  4. 2014.01.01 11:07 신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5. 2014.01.02 00:59 신고

    1년동 안 쥔장님글 잘 봤습니다 . 올해도 부탁드 립니다. 감사합니다

  6. 2014.01.02 02:00 신고

    에고 모두 감사드립니다. 답댓글을 거의 못남기는 편이지만 흔적 남겨주시는 분들은 거의 기억한답니다. 모두 최고의 한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7. 2014.01.02 08:04 신고

    올 한해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8. 2014.02.04 06:44 신고

    이 훌륭한 문장들이 소수들에만 읽혀진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책으로 엮거나 일간신문 칼럼에 기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증세는 없다? 깔끔하게 백기 들어야

 

몇일전 진 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 해프닝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에 문제가 생겼음이 확인됐다. 정부는 65세 이상 인구 모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던 기초연금제 공약을 대폭 수정해 소득 하위 70%에게 차등지급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을 비롯한 복지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선이 끝난 지 불과 10달이 되지 않았다. 와전이다 오해다 같은 말로 넘어가기엔 '무조건 20만원'을 외치던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생생하다. 너무 뻔한 거짓말에 당황스럽지만, 지난 일의 말바꾸기를 비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앞으로의 문제다.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대안에 관해 이야기할 때다.

 

기초연금 공약 포기 논란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언했던 복지공약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고 있다. 복지재원 마련의 실패는 기초연금 뿐 아니라 4대 중증질환 진료비 보장, 무상보육 등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모든 복지공약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정부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공약의 실패를 깨끗이 시인-사과하고 복지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인가, 아니면 과감한 증세로 공약을 실행할 것인가. 앞에 것은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것이고, 뒤에 것은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작은 정부-감세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보수정당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복지국가의 혜택을 약속하면서도 증세는 않겠다며 마법 같은 '제3의 길'을 표방했다. 이 실험은 위험해 보였다. 증세의 불가피성을 읍소했던 문재인 후보와는 달리 박근혜 후보는 증세없이도 가능하다고 공언했다. 급조된 복지공약의 조악함은 차치하더라도, 지하경제 양성화와 탈세방지 같은 모호한 방안들로 막대한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박 후보의 계획은 공상에 가까운 것이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각 후보진영이 재원마련대책을 집요하게 추궁하자 박근혜 후보는 “해보고 안되면 그때가서 증세하면 된다”는 상식이하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략은 비겁했지만 효과적이었다. 대중은 문재인-이정희 후보의 피곤한 증세 계획보다 깔끔하게 "증세는 없다"고 말하던 박근혜 후보의 한마디에 더 솔깃했다. 결국 박근혜 후보는 선거에서 승리했고 동기와 과정이 어찌됐든 약속했던 공약을 지켜야 하는 처지다.

 

<기초연금제 논란의 원인은 실패한 세법개정안에 있다>

지난 16일 3자회담 자리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 물었다. 대통령은 "법인세를 높이면 세계적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를 높이는 것은 안 된다"며 법인세 인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임자와 전혀 다르지 않은 비지니스 프렌들리다. 여기에는 법인세율을 낮추면 기업투자가 활성화되어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깔려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2008년과 2010년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낮췄을 때도 그것과 같은 주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 효과는 어땠을까?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과표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은 13%에서 10%로,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은 25%에서 20%로 내려갔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율을 이렇게 낮출 경우 국내투자는 10조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6조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2003~2008년 평균 0.90이었던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지수는 2009~2012년 0.86으로 떨어졌고, 10대 그룹 고용유발계수는 2007년 1.17에서 지난해 0.78로 줄어들었다. 투자와 고용 모두 법인세 인하 이전보다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전임 정부의 법인세 인하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박근혜정부로 넘어왔다.

 

박근혜정부가 '공약가계부'에서 2017년까지 주요 복지공약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힌 예산은 총 79조 원이다. 정부는 이 예산을 직접적인 증세 없이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 감면 조정, 세출 구조조정 같은 것들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많은 이들이 예견했던 대로 난관에 부딪혔다. 기획재정부는 전년 대비 올 상반기의 세수 부족이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올 1~5월 까지의 세수는 82조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91조 1345억원)보다 약 9조원이 적었다. 감소분의 절반가량인 4조 3000억여원은 법인세인하로 인해 줄어든 몫이다. 법인세를 2008년 경제위기 이전 수준(25%)으로 복구한다면 연간 약 10조원의 재원이 충당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을 실현하는데 소모되는 비용이 연간 7조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를 감당하고도 남는 액수다.  

 

결국 법인세 인하로 나타난 결과는 기대했던 투자증가-고용증대가 아닌, 소득재분배 악화에 따른 양극화 심화였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이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6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세수 부족분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전했다. 2008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법인세 인하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시 호언장담의 결과가 지금 박근혜 정부가 겪고 있는 세수부족이다.   

 

<출처:오마이뉴스>

 

정부의 세수 부족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방안이 법인세인하와 각종 기업감면혜택의 축소·폐지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OECD평균 23.6%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법인세와 사회 비용을 합한 총 조세 비중은 29.8%로 OECD 회원국 평균(42.5%)에 비해 크게 낮다. (2011년 세계은행 자료)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비롯한 각종 세제감면제도로 인해 명목세율보다 실효세율이 훨씬 낮은 까닭이다. 더욱이 전체 법인 가운데 매출액 상위 1%법인들이 전체 감면액수의 78.7%(2011년 기준)를 차치할 정도로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추세"라는 대통령의 인식은 별세계 이야기처럼 들린다. 돈을 가장 많이 버는 대기업이 가장 많은 세제감면 혜택을 누리고 있는 현실은 조세정의에도 맞지 않는다. 대기업에 집중된 세액공제를 축소하고 법인세율을 2008년 이전 수준(25%)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경제의 대기업집중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금, 어디서 걷어야 할까?

 

지난달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하자 '중산층 세금폭탄론'이 퍼지면서 거대한 조세저항이 일어났다. 국민들이 개정안에 분노했던 이유는 재벌감세 정책을 그대로 둔 채 중산층에게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정부의 태도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기초연금 파동도 실패한 세법개정안의 결과다. 만약 세법개정안에 재벌감세 철회(법인세 인상) 안이 포함됐더라면 기초연금 공약 실현에 필요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었을 테고, 설사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국민들을 설득할 명분은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은 정부가 이제와서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대통령은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 

 

대선기간 박근혜 대통령은 장미빛 공약만 제시했을 뿐 공약실현에 따르는 국민들의 부담은 은폐했다. 덕분에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아졌지만 늘어난 부담을 감당할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증세없는 복지'라는 괴상한 구호가 만들어낸 촌극이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공약을 폐기할 것인지 부담을 늘릴 것인지.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혹독한 비난이 뒤따르겠지만, 이는 거짓 공약으로 표를 쉽게 얻으려 했던 혹세무민의 대가다.

 

조세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통령의 철학이다. 선거기간 경제민주화 프레임 속에서 다소 급진적인 복지공약을 들고 나왔지만, 정치인 박근혜를 상징하는 경제정책은 여전히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은 바로 ‘세’우자)'다. 경제민주화의 대척점에 있는 줄··세에서 맨 앞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감세다. 이번 법인세 인상 반대 발언은 대통령의 인식이 기존 줄푸세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대통령이 줄푸세를 고집하는 한 복지국가건설은 요원하다.

 

박근혜정부가 정말 경제민주화를 시대적 당위라 믿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만약 그러하다면 길은 하나 뿐이다. 과감한 재벌감세 철회를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길이다. 재벌에게 벌을 내리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누려왔던 과도한 혜택을 그만 거두라는 뜻이다. 국내 매출 1위기업 삼성전자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1.9%에 불과하지만 창고에 쌓아둔 사내유보금은 135조 이른다. 10대 기업의 유보금은 법인세를 대폭 낮추기 시작한 2008년 235조원에서 지난해 405조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정부의 곳간은 비어가는데 재벌들은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가계소득은 늘지 않는데 대기업 소득만 증가하는 상황, 부족한 세수를 어디서 충당하는게 맞는 걸까? 패배가 분명하다면 백기를 빨리 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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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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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7 11:42 신고

    난재벌성장으로받은덕이하나도없다대출안되니월세를벗어날길이막막하다한달하루도못쉬고경조사못간지도10년이넘는다아주희망이없다전화가와도보고싶어도마음뿐이다이러다가몸이라도지탱해줘야할텐데걱정태산이다재벌은소외계층도생각해야한다적자생존만주장하지말고

 

<사퇴의사를 밝힌 진 영 보건복지부 장관>

 

대통령제가 다른 권력구조와 비교할 때 거의 유일하게 갖는 장점은 보다 직접적인 책임정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장점이 발휘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바꿔 말해 대통령이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대통령제는 사실상 왕정처럼 작동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의 대통령은 막강한 권한과 무한 면책권을 동시에 가진 자, 즉 '왕'이다.  

 

도마뱀 같은 정권, 대통령은 어디있나?

 

진 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사우디에서 귀국하는 대로 사의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에 따르면 진 장관이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자신이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기초연금 공약 수립에 중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공약설계자로서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해당부처 장관이 대통령의 공약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한가지 의문이 든다.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신상필벌이 분명한 정부였나? 아니다. 같은 기준을 모든 부처에 적용한다면 한국정부는 당장에 모든 장관을 잃게 될 거다. 

 

이번 문책성 사임의 성격이 정확히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이것이 애초에 공약을 잘못 만든 것에 대한 문책인지, 공약을 실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인지 말이다. 전자라면 장관 사퇴와는 별개로 납득할만한 해명과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가 뒤따라야 할 것이고, 후자라면 후임인선을 서두르고 보다 강력한 공약 실천의지를 밝히면 될 것이다. 불행히도 전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26일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정부의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알려진 정부 최종안은 65세 이상 노인의 70%~80%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경제형편을 고려해 최고 20만원 한도에서 차등 지급한다는 방안으로, 65세 이상 인구 모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던 대선 공약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최종안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은 취임 8개월만에 완전히 폐기된 셈이다. 결국 진 장관의 사퇴는 애초에 '공약을 잘 못 만든 것'에 대한 문책이다. 그렇다면 장관 사퇴와 별개로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공약을 내걸었던 대통령의 사과다. 과연 이번에는 대통령이 사과를 할까? 

 

"그런거 말고 20만원 주세요"

 

국민은 공약 누가 만들었는지 알 필요 없어

 

작년 대선기간 후보 3인은 저마다의 장미빛 복지공약을 들고 나왔다. 재원마련에 대한 입장은 각기 달랐다. 이정희 후보는 증세의 당위를 주장했고, 문재인 후보는 증세의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TV토론에 나와 “증세는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박근혜 후보의 지하경제 양성화, 탈세방지 같은 재원마련 대책들은 이미 1년 전부터 각 후보와 경제학자들에게 난타 당했던 것들이다. 박근혜 후보 복지공약의 핵심이었던 기초연금 공약은 인수위시절부터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박 대통령은 1월 당선자 시절 "(기초연금 20만원은) 다 주는 것이 아니라 현행 국민연금제도의 기초부분에다가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채워주는 방식"이라 말한 바 있다. 물론 당시 말바꾸기의 원인도 재원부족이었다. 

 

진 영 장관이 임명된 것은 3월 11일이다. 이상하다.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기초연금 공약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 공약의 설계자를 주무부처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갑자기 '공약에 문제가 있었다'며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증세없는 복지'가 공수표였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대통령이 이제와서 공약을 잘 못 만들었다며 장관을 잘라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작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극우 폴리널리스트 윤창중 씨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새누리당까지 온 나라가 그의 임명을 반대했지만 대통령은 무슨 계시라도 받았는지 윤창중의 임명을 강행했다. 얼마 뒤 대통령의 방미일정 중 그 유명한 '엉덩이사건'이 터졌고, 그는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 사건이 벌어진 뒤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런 인물이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윤창중이 엉덩이를 만진 것에 대한 책임은 그를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이남기 홍보수석이 져야 했다. 당시에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대통령은 끝까지 뒷짐을 졌고, 심지어 “이것을 계기로 청와대는 물론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완벽하게 제3자로 빙의했다.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했던 대통령은 기이하게도 물러나는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사과를 '받았다'.  

 

이번 진 영 장관의 사퇴방식은 그때의 판박이다. 대통령의 과오로 인해 엉뚱한 아랫사람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상황. '도의적 책임'이란 본디 웃사람의 몫이다. 아랫사람이 웃사람의 책임을 떠안는 것은 '도의적 책임'이 아닌 전가(轉嫁)라 한다. 민망스럽다. 저런 지도자에게 어떤 관료가 진심으로 충성할 지 의문이다.  

 

<도마뱀 꼬리처럼 잘려나간 기초연금공약>

 

금과옥조와도 같은 대선공약이 휴지통에 던져졌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실패한 공약에 대한 책임은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닌 '누가 채택했는가'에서 찾아야 한다. 공약의 판권은 '제작자'가 아닌 '판매자'에게 있다. 공약이 지켜져야 할 이유는 대통령이 그것을 공식적으로 채택-공포하고 그것을 지키겠다 국민 앞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누가 만들었는가' 따위의 문제는 공약의 당위와는 무관한 주변적인 문제일 뿐이다. 공약폐기의 책임을 그것으로 표를 얻어 당선된 사람이 아닌, 공약을 만든 사람이 진다? 정부는 이 요상한 책임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중은 공약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 국민은 공약이 지켜지는가에 대해서만 알면 된다. 이남기 수석을 잘라냈다고 해서 윤창중을 임명했던 대통령의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공약을 만든 장관을 잘라낸다고 해서 공약을 폐기한 대통령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런 식의 꼬리자르기는 효과도 없을 뿐더러 대통령의 봉건적 이미지만 각인시킬 뿐이다. 

 

국정원이 자신을 돕기 위해 불법공작을 벌여도, 자신이 고집스럽게 임명한 대변인이 국제적 사고를 쳐도, 대선공약이 휴지통에 들어가도 우리의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다. 대통령 곁에 충언을 할 줄 아는 자가 있다면 하루빨리 대통령의 목에서 깁스를 풀어줘야 한다. 왕은 백성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지만, 대통령이란 자리는 그렇지가 않다. 대통령은 사과와 함께 이번과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할 책임이 있다. 정부의 약속들이 언제고 잘려나갈지 모르는 도마뱀 꼬리 같은 것이라면 어떤 국민이 이 정부를 신뢰하고 지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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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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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철찾아삼만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3.09.23 09:52 신고

    역시 다람쥐주인이십니다
    글 시원하게 읽고 갑니다~~

  2. 2013.09.23 09:56 신고

    거짓공약으로 당선해놓고 책임은 장관이 지라?
    참 박근혜답습니다.

  3. 2013.09.23 10:46 신고

    자, 답해보세요. 예산은 어디서?

  4. 2013.09.23 14:01 신고

    저의 알량한 생각으론 예산은...... 대기업들한테 .... 라따뚜이각하 때부터 삭감해준...
    법인세를 걷어 들이면 어떤지요 ....!!!!

  5. 2013.09.23 14:55 신고

    딸을 낳길 원했는 데 그만 아들이 태어났다.
    산부인과 병원측의 책임일까?

  6. 2013.09.26 09:44 신고

    유일하게 맘에안든 정책이 무조건저렇게 지급하는 정책이였습니다ㅋ 그렇게 안하겠다고 하니. . 잘된거 아닌가요?

  7. 2013.09.27 14:10 신고

    공감합니다.
    대체 유권자는 무얼믿고 투표를 해야하는건지....

  8. 2013.09.27 20:01 신고

    법인세,종부세등 MB정부 때부터 이어진 부자감세정책들는 안보이나 봅니다...

  9. 2013.09.29 20:12 신고

    이미 구글에선 답을 알고있죠?

  10. 2013.09.30 10:43 신고

    무서운 거짓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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