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떤 글에서 원세훈을 '상상속의 유령과 싸우는 돈키호테'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석기사태로 그 표현이 틀렸음이 증명됐다. 내가 순진했고 어리석었다. '상상속의 유령'이 현실로 나타났으니 허공에 칼을 휘두른 돈키호테를 칭찬해야 하는 걸까?

 

<많은 것을 공유하는 극단의 괴물들>

 

이석기사태로 종북세력(or그것과 가까운)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사실이지만, 원세훈의 몽상이 사실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원세훈은 국정원장 재임시절 민주노총, 전교조 등의 시민단체와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등의 정치인들, 명진 스님 등과 같은 종교인, 종교단체를 비롯해 4대강사업 등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을 기소한 검찰과 이나라의 재판부에까지 종북딱지를 붙였다. 이번에 드러난 '이석기류'의 존재는 원세훈의 망상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석기의 혐의에 대한 입장과는 별개로, 이석기의 실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대동소이하다. 이석기의 실체가 종북세력의 실존을 증명했다면, 이석기를 바라보는 사회일반의 시선은 -국민 절반이 종북이라는- 원세훈의 몽상이 허구임을 증명하고 있다. 

 

양비론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내가 둘을 같은 도마 위에 올려놓는 이유는 이 글이 두 사람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아닌, 그들의 몽상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일란성 쌍둥이

 

올해 전반기에 가장 핫한 이름이 원세훈이었다면, 후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름은 단연 이석기다. <흑과 백>, <물과 불>일 것 같은 두 이름이지만 이들은 사실 매우 닮은 부류의 인간이다. 이석기는 2013년의 한국정부를 미제 괴뢰정부로 바라보았고, 원세훈은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을 종북세력으로 바라봤다. 모두 이성적 토론의 범주를 넘어서는 '몽상'이다. 한사람은 가상의 적을 무찌르기 위해 국정원에 댓글부대를 조직했고, 다른 한사람은 BB탄총 개조를 모의했다. 그 '실행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몽상 속의 적에게 칼을 뽑아든 돈키호테라는 점에서 둘은 같은 종류의 인간이다.

 

원세훈과 이석기는 '종류'는 물론 뿌리도 같다. 원세훈의 매카시즘과 이석기의 종북사상은 모두 분단이라는 비극을 먹고 자란 괴물이다. '본토'에서 조차 오래전에 사라진 매카시즘이 명맥을 이어온 것이나 북한이라는 비정상적인 국가체제를 추종하는 사상이 살아남은 것 모두 분단이라는 비정상적인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분단조국이 저들의 몽상에 면죄부를 주지는 못한다. 분단체제 아래서 산다고 해서 모두가 저런 멍청이가 되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분단이 낳은 괴물 원세훈-이석기는 분단체제 해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저들의 극단주의가 살아숨쉬는 한 한반도에서 화해, 포용같은 구호는 낭만일 뿐이다. 저런 지체아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분단체제의 극복은 요원하다. 

 

법적인 잣대로 경중을 가린다면 이석기 쪽이 억울할 지도 모르겠다. 고작 BB탄총 개조 따위를 모의했던 이석기의 실력은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정선거를 진두지휘한 원세훈의 그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 허나, 몽상의 기괴함만을 놓고 본다면 이석기나 원세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석기의 존재가 원세훈의 과대망상을 증명한다면, 원세훈의 존재는 이석기의 피해망상을 증명한다. 이석기가 없었다면 원세훈의 종북타령은 온전히 헛소리가 되었을 것이고, 원세훈이 없었다면 이석기가 보도연맹사건을 떠올리며 공포에 떨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서로를 혐오하면서도 각자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도구로써 공존해왔다.  

 

 

 

성공한 지체아(遲滯兒)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더 이상 우리 땅에 발 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함.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 원세훈 원장 지시강조사항

 

북한과 종북 좌파가 대통령 국정수행 성과를 폄훼하고 정부 시책에 대한 반대 선동을 해왔다. 이런 공세에 대응해 사이버 활동을 벌이는 것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고유 업무다 -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

 

(선거에서 지면)그땐 판사도 아마 적이 돼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을 거야. 다 똑같은 놈들일 텐데... - 2010년 국가정보원 부서장 회의

 

전 세계 최강이라는 미 제국주의와 전면으로 붙어서 조선 민족의 자랑과 위엄과 존엄을 시험하는 전쟁에서 승리의 시대를 후대에게 주자. 우리가 싸우는 대상이 바로 북이 아니라 외래 침략자라는 것이다.

 

우리가 자주된 사상, 통일된 사상, 미국놈을 몰아내고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없는 그야 말로 조선민족의 시대의 꿈을 만들 수 있다.

 

수 많은 곡절을 딛고 우리가 동지부대를 이루고 그야말고 미국놈들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이석기 5.12 RO모임. 한국일보 보도 인용

 

양 극단을 달리는 두 사람의 세계관이지만, 그것들에서 읽혀지는 정서는 매우 유사하다. 두 사람의 발언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정서는 비장함과 투쟁심, 호전성과 영웅심 같은 것들이다. 둘의 인생은 현대판 돈키호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들이 믿고 혐오했던 가상의 적의 존재는 둘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었다. 원세훈은 종북세력 척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고, 이석기는 남한사회의 자주성회복(?)에 사활을 걸었다. 그들의 인생에서 '종북척결'과 '미제타도'라는 구호를 들어내고 나면 먼지만 남는다. 

 

"미국놈들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이석기-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원세훈-

 

저들은 1940년대에나 쓰였을 법한 언어로 자신들의 몽상을 표현하고 있다. '대민족사의 결전기',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이라니, 요즘 누가 저런 말들을 쓸까 싶을 정도로 저들의 언어는 낡고 구리다. 저들의 머리 속은 사방천지에 공산주의자들이 들끓고 남한정부를 친미 꼭두각시들이 장악했던 70년전 남한사회에 머물러 있다. 이런 지체아들이 득세하는 나라가 정상일리 없다.  

 

 <돈키호테가 괴물이라 믿었던 풍차>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가 아닌가" -이석기-

 

"인터넷이 종북좌파 텃밭이 됐다. 오염된 국민의 생각을 국정원 사이버로 정화해야 한다" -원세훈-

 

재미있다. 소설 속 돈키호테 역시 스스로를 정의감에 불타는 영웅으로 생각했다. 종북세력으로부터 국가를 구하고자 했던 원세훈의 정의감이나, 미제의 폭압으로부터 나라를 구해야한다는 이석기의 정의감 역시 돈키호테의 그것에 못지않다. 돈키호테의 정의감은 그저 유쾌한 조롱거리로 그쳤지만, 원-이의 삐뚤어진 정의감은 이나라에 큰 혼란을 몰고 왔다.  

 

원세훈과 이석기는 한국정치의 비정상성을 상징하는 극단의 괴물들이다. 비슷한 시기에 저들 중 한명은 이나라 정보기관의 수장이 되었고, 다른 한명은 당당히 국회에 진출했다. 두 몽상가들의 출세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 걸출한 몽상가들의 ‘재능’이 예술의 영역이 아닌, 정치의 영역에서 쓰여졌다는 것은 비극이다. 이석기-원세훈 같은 몽상가들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돈키호테들이 쥐락펴락하는 나라는 미친나라다. 돈키호테가 요즘시대에 태어났다면 그가 가야할 곳은 오직 정신병원 뿐이다. 해가 동쪽에서 뜨는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9.10 01:33 신고

    ??? 이석기가 종북이라는겁니까? '종북'이라는 개념을 인정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슨 근거로 이석기를 종북이라 단정지으시는지. 도대체 한국사람들은 왜 북한만 나오면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쓰는 단어나 표현이 생소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반미자주와 통일을 이야기하는게 시대착오라고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운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하는거 아닌가요?
    흠. 거참.

  2. 2013.10.01 22:15 신고

    글쓴이의 말대로 둘다 자신이 각자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는 공통점은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그 공통점 하나만으로 둘을 동일시하여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한 접근법이라고 생각되네요. 최소한 한명은 우리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신념이고 다른 한명은 그렇지 않은 신념이기 때문입니다. 그 둘을 동일시 하여 비판하고 싶다면 김정일을 우두머리로 모시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는 자격으로 TV와 라디오, 이동통신사같은 기간시설의 방어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전력공급이 중단됬을 비상시에 TV와 라디오, 이동통신사 가운데 어디가 가장 먼저 끊기는지 핵연료의 처리방안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이들 기업의 자가전력 공급대책은 무엇인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자료를 포함한 우주개발사업 로드맵 등 안보 분야에 대한 자료를 청구받았고 이자에 대해 3년간 끈질기게 추적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증거를 확보하고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국가정보원의 수장이 무엇을 착각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가상의 적이라는 말로 돈키호테로 비유하고 싶으시다면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되어 풀려난 자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명백히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밝혀진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맺고 고려연방제를 공약으로 내건 자들과 6.25를 남한과 미국이 도발했다고 가르치며 광우병 파동때에 학생들을 선동하는 전교조가 어째서 종북세력이 아닌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전교조 관련 자료
    http://www.ilbe.com/513629163

    고려연방제 관련 자료
    http://www.ilbe.com/1490653506

 

<어제 구속수감 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갑자기 생겨난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전두환 씨의 추징금 미납이 세간을 뜨겁게 달굴 때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희대의 학살범이 고작 그런 잡범(?)취급을 받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었다. 어제 이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어젯밤 건설업자 황보연 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전례로 볼 때 뇌물수수 혐의가 명백히 드러난 상태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발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던 까닭은 지난달 국정원 대선개입혐의에 대해 불구속수사를 받았던 그의 전력 때문이다.

 

당시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발부를 두고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 사이에 수사지휘권파동을 연상케하는 갈등이 빚어졌다. 수사를 맡았던 검찰로서는 공소시효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사건의 주모자인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은 검찰의 영장신청을 막으며 시간끌기에 나섰고, 취임초 강한 검찰개혁의지를 천명했던 채동욱 총장은 이에 굴복타협하며 체면을 구겼다. 결국 불구속기소된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개입을 지시했다는 엄청난 혐의에 대해 두 차례 소환조사만으로 '간단히' 수사를 마쳤다.

 

관련글 - 원세훈 불구속기소, 악마와 거래한 검찰

 

<구속이 되긴 했지만..>

 

그랬던 검찰이 지난주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에는 개인비리 혐의였다. 검찰은 국정원사건의 경찰수사단계부터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정원사건 수사로 정치권이 들썩이는 가운데 갑자기 그의 개인비리를 캐려는 검찰의 태도에서 의아함을 떨칠 수 없었다. 이것은 마치 살인범에게 노상방뇨 여죄를 캐묻는 것과 같은 괴상함이었다.  

 

어찌됐든 다행히(?) 수사에 성과가 있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부터 황보건설 황보연 대표로부터 공사 수주 인·허가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과 현금 등 1억6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기고 공기업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황씨가 원 전 원장에게 제공한 명품 가방·의류, 순금 등의 금품내역인 '선물 리스트'를 찾아내고, 황씨로부터 뇌물목적의 현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 5월 황보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 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4일 원 전 원장을 소환조사한데 이어 이틀 뒤 법원에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딜레마에 빠졌다. 영장을 발부해도 문제고, 안해도 문제였다. 불과 한달 전 국정원의 선거법위반이라는 중대한 혐의에 대해 불구속수사를 받았던 원 전 원장에게 그에 비할 수 없는 가벼운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게 과연 맞는 것인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또 다시 영장을 기각한다면 박근혜 정부가 전 정권과 한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영장을 발부한다면 대선개입혐의보다 뇌물수뢰혐의를 더 무겁게 여긴다는 비난에 직면할 상황이었다. 어제 법원은 후자쪽을 택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 불구속기소> <뇌물수수 = 구속기소>

 

이 엽기적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대한민국은 헌정을 유린한 국기문란 범죄보다 공무원의 뇌물수수를 더욱 무겁게 처벌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깟 민주주의'보다는 공무원의 청렴이 더 중요한 나라가 된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의 심장부를 겨눠야 했던 국정원사건 수사는 애초부터 유약한 검찰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렇다고 뚜렷한 증거들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에서 원세훈 원장을 구속하지 못하는 것도 검찰로서 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대선개입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자신이(의지가) 없었던 검찰에게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수사는 일종의 '보험'이었던 셈이다. 결국 검찰과 법원은 정치적 부담이 컸던 대선개입혐의에 대해서는 불구속수사를 진행하고, 정치적 부담이 없는 개인비리혐의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권의 방패막이를 자처한 법무부장관과 그에 굴복-타협한 검찰이 만들어낸 기괴한 결과다.

  

    

양심의 저울 잃어버린 사법부와 검찰

 

지난달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 자체를 막았던 황교안 장관은 이번 개인비리혐의에 대해서는 영장청구를 막지 않았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이 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원 전 원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상한 일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그에게 갑자기 생겨난 것이다.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금품의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가 확보된 이상 원 전 원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입증될 경우 원세훈 전 원장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62년 전 3.15부정선거의 주범이었던 최인규 내무부장관과 곽영주 경호실장은 사형을 선고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에 준하는 관권 부정선거를 주도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한가하게도' 개인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정원장의 뇌물수수를 가벼운 범죄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대한민국의 헌정을 유린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앞에서 한낱 '경범죄'일 뿐이다. 살인범이 노상방뇨를 했다. 어떤 혐의로 구속되는게 정상일까? 어린아이도 잴 줄 아는 이 간단한 무게의 차이를 이나라 사법부와 검찰은 재지 못한다. 그들은 법의 저울은 물론 양심의 저울조차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7.11 07:26 신고

    글 참 시원하게 읽고갑니다~
    주객이 전도되고.. 법의저울,,양심의저울도 잃어버린지 너무 오래된일인지라ㅠㅠㅠ
    답답했었는데.. 이런 시원한 글읽으니.. .그저 헛웃음만 나옵니다ㅠㅠ

  2. 2013.07.11 11:49 신고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지..
    국민은 얼마나 웃기게 보기래 저런 것으로 거래를 하려 하다니...

  3. 2013.07.11 15:19 신고

    결국 본질을 가리기 위한 연막이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대가 온통 꼼수로 난무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용하게 만들어버리는 권력과 언론.
    야당이라도 제 역할을 해줬으면 하지만....결국 국민들이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인데....어렵습니다.

  4. 2013.07.14 10:12 신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고위공무원을 뽑고
    고위공무원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혜택과 높은 급여를 받는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그동안 들어간 밑천을 뽑자’는 심경으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열심히일하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개인의 사리사욕영달에만 혈안이되어
    밑천을 뽑을 심정인지 돈에만 혈안이다.
    사심이없어야한다.
    개인만 잘살려는 이런생각을 갖고있으니 부정부패를 일삼는다.
    부정부패는 3대를 멸해야하고 전재산을 몰수해야한다.

지난달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씨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부정입학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교과성적이 155명 중 72위에 불과했던 이재용씨의 아들은 주관식 채점과정에서 엄청난 가산점을 받아 15위로 입학에 성공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학교 행정실장 임 씨는 성적을 조작해 입학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고, 교감은 수사과정에서 자살했다.  

 

영훈국제중학교사건의 전말과 비교해보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일반의 시각이 얼마나 무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과 이재용 자녀 부정입학 사건.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사건이지만, 이것들의 <후원 - 수혜관계>는 꼭 닮아있다.  

 

<유사한 두 사건의 도식. 표:다람쥐주인>

 

<이재용-이재용 아들-영훈국제중>의 관계는 <원세훈-박근혜-청와대>의 관계와 같다. 이재용 부회장 부부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자신들이 가진 사회적 지위와 물리력을 이용해 '게임의 룰'을 어겼다는 점에서 같은 위치에 놓인다. 이재용씨 아들과 박근혜 대통령 역시 사건의 가해자는 아니나, 부정한 행위의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등치를 이룬다. 둘은 모두 자신의 '후원자'로부터 부정한 지원을 받았고, 영훈중학교 입학과 청와대 입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

 

지난달 말 이재용씨의 아들은 부모가 저지른 부정행위 사실이 들통나자 망설임없이 자퇴했다. 아니, 자퇴할 수밖에 없었다. 부정입학을 하고도 학교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도식속에서 이재용씨 아들과 같은 위치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무얼 해야 할까?

 

이재용씨 아들이 자퇴하자 사람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의 아들이 특별히 미워서가 아니라 부정입학이 밝혀졌다면 자퇴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재용씨 아들에게 한목소리로 자퇴를 요구했던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나는 그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재용 씨의 아들이 영훈중학교 입학과정에서 부모의 부정한 도움을 받았듯, 박근혜 대통령 역시 선거과정에서 전 정권의 도움을 받았다. 부정행위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이재용씨 아들과 박근혜 대통령은 처지가 같다. 그런데 한명은 순리에 따라 자퇴를 했고, 다른 한명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청와대에 앉아 있다.   

 

이상한 가정 

  

국정원사건의 몸통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인지 아니면 그 위에 누가 더 있는지 아직 분명치 않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전임 정권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나는 선거 직전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날조된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아니었다면 선거결과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런 가정은 중요하지 않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만약 부모의 '부정한 도움'이 없었다면 이재용씨 아들은 영훈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

 

누구도 저런 가정따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용씨 아들이 영훈중에서 자퇴한 이유는 그런 가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부모의 부정행위 그 자체에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의 부정행위라는 사건의 본질 앞에 '아들의 실력'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를 국정원사건에 대입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질문을 바꿔보자

 

"만약 국정원사건이 없었다면 박근혜 후보는 당선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앞의 질문을 대하는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부정입학 같은 '작은 부정'조차 용납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보다 수만배는 무거운 선거부정 앞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상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곤 한다.

 

"국정원사건이 아니었더라도 박근혜 후보는 당선됐을 것이다. 그러니 정권의 정통성과는 무관한 일이다"  

 

만약 이재용씨가 대국민사과 대신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내 아들은 부정이 아니었더라도 영훈중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다. 그러니 문제될 것 없다"  

 

<서울대 학생들의 시국선언 출처:오마이뉴스>

현실에 여과된 주장들

 

분노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 서울대 총학생회를 시작으로 이화여대와 경희대, 성공회대, 숙명여대, 동덕여대가 뒤를 따랐고 다른 학교들도 속속 동참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그들의 시국선언문 어디에서도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 볼 수 없다. 시국선언문은 패기넘치는 거친 문장들로 가득차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골자는 엄정수사와 관련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요구 정도의 나이브한 것들이다. 학생들의 시국선언문은 지난주 문재인, 안철수 등 주요 야권 정치인들이 밝힌 입장에서 조금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국정원사건과 관련해 가장 높은 톤의 목소리를 냈던 것은 어제 있었던 재야인사들의 공동선언문이었다. 도종환 시인, 표창원 교수, 조 국 교수, 진중권 교수 등 학계와 재야인사들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은 "대선불복이나 정권의 정통성 부정의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는 경고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국민들의 분노와 민심을 외면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어느새 '엄정수사'와 '재발방지대책마련' 정도가 국정원사건에 대해 현 정권의 책임을 묻는 상한선이 된 느낌이다. 

 

타협하지 않을 권리


나는 그리 과격한 사람도, 급진적인 사람도 못된다. 예전에는 거침없이 급진적인 주장을 펴는 진보주의자들이 낯설기도 했고 멋져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내가 제일 과격하다. 적어도 국정원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그런 것 같다. 나는 이미 드러난 사실만 따져 봐도 현정권의 정통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재선거를 실시하는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그런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 한들 내 주장이 달라져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불의를 승인하는 것은 아주 간편한 일이지만 모두가 그런 타협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세상의 모든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것은 주장의 옳고 그름과는 무관한 영역이다. 이 간단한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좀 더 자유로운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주장을 현실에 여과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내가 가진 특권이 아니며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 사람들이 그 권리를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6.21 20:41 신고

    웃으면 안되는데, 자꾸....ㅎㅎ
    저도 가만 제 자신을 보니, 원래 보수측에 가까웠던 사람인데 요즘을 꼬락서니를 보면 욕이 튈 정도로 과격해 졌네요.
    성격이 그래서인지 편하게 살긴 글렀나 봅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미물이 항상 뒤쫓아 다니면서 배우고 있잖아요?!ㅎ
    주변에 저 같은 사람들 많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나는 국가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다. 나도 피해자다” - 고문기술자 이근안

 

‘나쁜 권위에 대한 복종’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는 인류사의 오래된 난제이다. 잘못된 명령을 내린 ‘권위’를 처벌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명령을 실행한 ‘복종'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상명하복이 최고의 도덕으로 여겨지는 군대나 유사군대(ex:정보기관)의 명령체계 아래서 벌어진 ‘복종범죄’는 권위적인 사회에서 쉽게 동정을 얻는다.

 

국가가 ‘복종범죄’를 단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어제 대한민국의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다.

 

'복종'이 범죄를 사면하다

 

14일 검찰은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의 주모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수사은폐사건을 지휘했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기소하면서 이종명 전 3차장, 민모 전 심리전단장, 김모 심리전단 직원 등 3명, 외부 조력자 이모씨 등에 대해서는 전원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혐의사실은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봐주겠다’는 뜻이다. 검찰이 밝힌 기소유예의 변은 그들이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고문의 잔악함이나 (위와 같은)이후의 진술로 볼 때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행위는 형식적으로는 복종(服從)이었으나, 내면적으로는 권력을 향한 추종(追從)이기도 했다. 원세훈 원장의 명을 따랐던 국정원 직원들의 행위 역시 복종과 추종, 그 사이 어디쯤인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의 구분은 국가범죄의 피해자들 앞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피해자 앞에서 명령자와 수행자는 <국가>라는 이름의 한몸일 뿐이다. 

 

검찰은 어제 '복종'이 범죄를 사면해 준 사례를 남겼다. <원세훈 원장과 그의 지시를 따랐던 직원들의 관계>는 <전두환과 이근안의 관계>와도 같다. 고문혐의로 도피끝에 검거된 이근안은 법정에서 7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의 검찰이 이근안에게 "그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죄를 묻지 않았다면 검찰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셀 푸코, 허버트 켈만, 스탠리 밀그램 등 많은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복종에 의한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했다. 대부분의 국가범죄는 명령자가 아닌 그것을 실행하는 ‘복종자’들의 손에 의해 자행된다. 2차대전중 벌어진 유대인학살은 명령을 내린 히틀러의 손이 아닌 단지 그의 명령에 따랐던 수천 수만의 나치대원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나치대원들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600만이 살해된 홀로코스트에 대해 최고명령자인 히틀러만 처단하면 충분한가? 만주 731부대에서 이루어진 끔찍한 생체실험에 대해 최고 명령자인 도조 히데키만 처벌하는 것이 옳은가? 그저 '전두환의 국가'로부터 받은 명령을 따랐을 뿐인 이근안을 풀어줘야 하는가?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면 이 세상의 수많은 관료들이 영혼없는 부품으로 전락했을 것이며, 수없이 많은 '복종을 가장한 범죄'들이 판을 쳤을 것이다.  

 

<15일 장진수 전 주무관 트위터>

 

검찰이 휘두르는 마법의 지팡이

 

어제 검찰이 내린 괴상한 결론은 뜻밖의 억울한 이들을 만들어냈다. 민간인사찰사건으로 기소돼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장진수 전 주무관은 이번에 기소유예결정을 받은 국정원 직원들과 거의 같은 혐의-위법적 지시를 따른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대기발령상태에서 1심과 2심 모두 징역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원 옷을 벗어야 한다.

 

민간인사찰사건은 '윗선'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던 총리실 직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은 원세훈 원장의 위법한 명령을 충실히 따랐던 직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장 전 주무관은 사건 윗선의 지시에 따라 증거를 인멸했을 당시 지시의 위법함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각종 게시판에 야당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던 그들 역시 명령의 위법함을 몰랐을 리 없다.

 

장 전 주무관은 양심적 내부고발로 자칫 수박겉핥기로 끝날 뻔 했던 민간인사찰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내부고발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그가 위법적인 지시를 묵묵히 수행했던 국정원 직원들이 기소유예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장 전 주무관과 국정원 직원들의 혐의에서는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 한국의 검찰이 같은 법조문을 놓고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데 익숙한 조직이란걸 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민망스럽지 않은가. 세련되지 못한 검찰의 '차별'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흥미진진해진 원세훈 재판

 

어제 대한민국 검찰은 원세훈 원장의 지시를 받았던 '복종범죄자'들을 풀어줌으로써 공무원의 ‘위법한 명령에 따를 의무’를 인정했다. 그들은 국정원 직원들이 저지른 위법행위의 중대함보다 상명하복 문화의 '미덕'을 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어떤 국가기관의 범죄자라도 <명령-복종 관계>만 입증한다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 만약 나치대원들이나 731부대원들이 대한민국 검찰의 손에 맡겨졌다면 그들은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제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만약 원세훈 전 원장이 자신도 다른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다면 그 역시 풀려날 수 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법정재판이 흥미진진해진 이유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의 최고 명령권자가 누구였는지 밝히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관련글 - 원세훈 불구속기소, 악마와 거래한 검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6.16 23:03 신고

    검찰이 가진 법의 고무줄 잣대, 탄성이 더 좋아졌군요.
    원세훈이가 빠져 나갈 방법은 달리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나중에 올바른 세상이 오게 되더라도 무너진 체계를 세우는데 온 시간이 다 허비되겠군요.

 

<황교안 법무부장관(左)과 채동욱 검찰총장(右)>

 

'예상했던 불행'에서 느껴지는 무력감

 

2005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항명의 뜻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그가 지키려했던 가치는 비록 낡고 비루한 것(국가보안법)이었으나, 적어도 그는 지금의 검찰처럼 정치적 타협은 하지 않았다. 권력과 타협한 지금의 검찰에게서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어제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도 불구속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심대한 증거인멸의 우려가 살아있고, 그가 매우 중대한 선거법위반 사범임을 고려할 때 원 전 원장에 대한 불구속기소 결정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당초 검찰의 의견은 <공직선거법 위반-구속기소>였고, 황교안 장관의 입장은 <국정원법 위반-불구속기소>였다. 결국 각자의 패를 하나씩 주고 받은 결과 <공직선거법 위반-불구속기소>라는 타협안이 나왔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 검찰이 정치적 파장을 고려한 타협안에 굴복했다. 비겁한 정치적 타협이다.

 

예상했던 비극이 현실로 다가왔을때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낀다. 알고도 어찌할 수 없었다는, 앞으로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력감 말이다. 지난 2주간 원세훈 원장의 구속여부를 둘러싼 황교안 법무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간의 대립은 선악의 구도가 비교적 선명해 보였다. 비난의 화살은 주로 황교안 장관에게 맞춰져 있었고 검찰은 구속기소에 반대하는 황 장관의 전횡을 언론에 흘리며 정의감 넘치는 '투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런 2주간의 '밀당'끝에 나온 결과물이 고작 불구속기소라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채동욱 총장은 지난 4월 취임사에서 "준사법작용인 검찰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정성이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고 양보해서도 안된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강조한바 있다. 채 총장은 취임후 불과 두달만에 악마와 거래했고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검찰, 정말 불가항력이었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어제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총선·대선에 개입하라고 지시한 것은 명확한데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지금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황 장관의 수사방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했다.

 

국정원 중간간부들도 검찰 수사에서 이미 윗선의 지시에 의해서 한 것이라고 시인을 했고 그 지시와 관련된 녹취록도 제출했다. 장관이 저렇게 틀어쥐고 있으면 방법이 없다. 이런 게 수사지휘권 행사가 아니면 뭐냐? 채동욱 검찰총장도 자리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 사건을 최소한 불구속기소라도 해서 공소유지를 해보려고 참고 있는 것. - 윤석열 판사 -

 

검찰을 위한 그의 변은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로 들린다. 일정부분 이해되는 부분도 있으나, 정권의 수사방해에 맞선 검찰의 태도가 그리 강경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거칠게 말하자면 지난 2주간 검찰이 한 일이라곤 황교안 장관의 시간끌기에 놀아난것 뿐이다.   

 

그동안 언론에서는 주로 황 장관과의 갈등이 부각됐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원 전 원장의 구속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찬반대립이 나타나자 수사팀은 모의변론이라는 역할극까지 치른 끝에 구속기소라는 결론을 내려 채동욱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구속사유가 명백한 사안에 대해 반대의견이 비등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검찰의 비정상성을 증명한다. 운좋게 몇몇 '정상적인' 수뇌부가 사건을 맡아 타협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을 뿐이다. 2005년 수사지휘권 파동 당시 고작 국가보안법 따위에 직을 걸었던 김종빈 총장의 결단력(?)에 비하면 국가중대사를 두고 권력과 타협한 채동욱 총장의 선택은 아쉽기만 하다.

 

채동욱 총장은 취임이후 전두환 재산환수와 재벌비자금, 국정원사건에 대해 이따라 강력한 수사의지를 천명하면서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반신반의했지만 검찰의 자정노력에 내심 기대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타협으로 인해 그 기대감은 물거품이 되었다.

 

<불구속수사를 한다해도 이분은 중형을 피할 길이 없다>

엄정한 구형으로 명예 회복해야

 

악마와 거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영혼을 파는 것이다. 검찰은 원세훈 원장 구속을 놓고 권력과 거래함으로써 영혼을 팔았지만, 그것을 되찾아올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재판이라는 본게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불구속기소를 한다해서 원세훈 원장이 징역형을 피하는 것은 아니다. 불구속으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예상되긴 하지만 구속을 한다해도 원 전 원장의 '입'에서 나올 것은 많지 않아 보이며, 핵심 증거는 이미 확보된 상태다. 검찰은 국정원의 옛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활동한 인터넷 사이트 15곳에서 그들이 작성한 게시글과 댓글 1만여건을 찾아냈고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글 수백건을 확인했다. 또 진선미 의원이 입수 공개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자료 등을 국정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여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올린 글들과 원 전 원장의 지시 사이의 연관성도 밝혀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법 제9조(정치 관여 금지) 및 제11조(직권 남용의 금지), 공직선거법 제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1항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원법 9조를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 11조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 선거법 85조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외계인이 재판을 하지 않는 이상 원 전 원장은 형을 피할 길이 없다. 재판의 관건은 그의 선거법위반 혐의를 입증하고 그 배후와 정권의 정통성 문제를 건드릴 수 있느냐에 있다.

 

이제 검찰이 명예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법정에서 엄중하게 혐의를 입증하고 배후를 밝혀내는 일이다. 증거는 충분하며 남은 것은 해석과 양심, 의지의 문제이다. 검찰이 법정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빼앗긴 영혼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글 - 황교안VS채동욱 원세훈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

 

분하다. 이 엄혹한 세상을 살면서 분한 일이 어디 한두 가지겠냐만 이건 정말 분하다. 대선기간 사무실에 박근혜 후보의 임명장 수천수만 장을 쌓아 놓고 조직적으로 댓글알바단을 고용했던 윤정훈 목사가 풀려났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노회찬 의원이 국회에서 쫒겨나던 날에도 비슷한 분함을 느꼈던 것 같다.

 

<윤정훈 목사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에서 찰칵. 출처:오마이뉴스>

공직선거법에 사망선고 내린 판결

 

지난해 9월 방송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는 "한 대형교회 부목사가 안철수를 공격하고 박근혜를 옹호하는 트윗에 적극적이다. 집중적으로 리트윗하는 계정이 아르바이트로 운영되는 걸로 보인다"며 최초로 윤정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불법선거조직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수사결과 윤 목사는 지난해 9월 말 ‘SMC’라는 불법 선거운동사무실을 차린 뒤 컴퓨터 8대 등을 갖춰놓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1월 22일 구속기소됐다.

   

어제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인터넷 댓글 알바팀을 운영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구속기소된 윤정훈 목사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대선기간 최악의 선거법 위반 사범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이다. 재판부의 판결은 윤 목사가 선거기간 벌였던 행각만큼이나 엽기적이다.

   

"피고인의 행위는 후보자 간 선거운동기구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선거운동기구의 난립에 따른 과열 경쟁을 막고자 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인터넷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별도의 위법행위를 했다는 근거가 부족한 점, 피고인이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윤 목사가 기소된 혐의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닌 공직선거법 위반이었다. 그런데 재판부는 그가 공직선거법은 위반했으나 허위사실유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이미 명징한 증거들이 충분히 밝혀진 상황에서 '별도의 위법행위'는 또 왜 필요한 걸까?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목에서는 황당하다 못해 아찔해진다. 판사의 눈에는 윤 목사가 받았던 임명장에 찍힌 박근혜 대통령의 직인이 보이지 않았던걸까?

 

법원은 맹인(盲人)인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은 윤 목사의 공식 직함은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 캠프 SNS 미디어본부장'이었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장이 박스째로 발견됐으며, 그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직접 강연을 하던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런 증거들을 통해 불법 선거운동으로 그들에게 돌아갈 '부정한 이익'을 예상하는 것은 내일 아침 해가 뜰 것을 예상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법원은 대선 후보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사람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저 증거들을 보고도 불법선거운동을 통해 얻어질 '부정한 이익'을 예상 못하는 재판부의 아둔함도 한심하지만, 부정한 이익이 없다면 선거법을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판결은 대한민국의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코메디다.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보답'은 언제나 선거승리 이후에 돌아온다. 윤 목사의 불법사무실은 선거직전 꼬리가 잡혔다. 선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그들에게 '부정한 이익'이 돌아오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재판부는 대체 무얼 근거로 선거뒤에도 그들에게 '부정한 이익'이 없었을거라 단언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직인이 선명한 임명장>

또 재판부는 윤 목사가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직원 7명에 대해 선거운동을 시켰다는 공소 부분에 대해서 “직원들이 윤씨의 지시에 대해 거부한 점이 없고, 선거운동을 위해 채용된 일종의 근로자로 보인다는 점이 선거운동을 강제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무죄를 선고했다.

 

"임명장은 받았지만 지시는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말인데 해석이 안된다. 저 판사는 법공부는 차치하고, 국어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임명'과 '지시'의 관계를 모르는거다. 이런 말도 안되는 판결문은 처음 본다.

 

윤 목사는 새누리당의 임명장을 받긴 했지만 새누리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거나 돈을 받고 일한 적은 없다” 작년 12월 박근혜 후보 캠프 안형환 대변인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가 저 말도 안되는 박근혜 후보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권력에 유착하는 사법권력이라지만 이처럼 적나라하게 '여당 2중대'를 자처하는 재판부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혹시 이분의 미래도? >

윤정훈에게서 원세훈의 미래 보여

 

최근 수년간 SNS를 중심으로 투표인증샷(투표현장 인증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표가 '개념인'의 상징이 되는 문화가 조성된 것이다. 이 훈훈한 문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아닌 선관위였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명인은 투표독려를 해서는 안된다", "사진에 특정 손가락 모양이 나와서는 안된다"와 같은 우스꽝스런 내용이 담긴 '투표인증샷지침'을 발표해 대중의 조롱을 받았다.  

 

선관위의 '깐깐한' 지침의 근거가 되었던 것은 공직선거법이었다. 이처럼 인증샷 한장 찍는데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공직선거법이 이제 사실상 별게 아닌게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 법원이 지난 대선기간 최악의 부정선거 사범을 석방했기 때문이다. 아예 불법선거사무실을 차려놓고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을 조성했던 인물조차 구속되지 않는다면 이나라에 선거법위반으로 구속되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선거법 위반 사범을 방면했으니 누가 선거법을 지키겠는가. 사람들이 윤 목사의 례를 신뢰한다면 다음 선거때는 전국에서 수백 개의 'SNS학원'이 발견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판결이 더욱 아찔한 이유는 여기서 원세훈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윤 목사의 석방소식을 전해 들었을 원세훈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혹자는 “원세훈에 비하면 윤정훈은 피라미”라고 말한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이끌었던 원세훈에 비하면 작은 사무실에서 십알단을 이끌었던 그는 분명 ‘피라미’다. 하지만 피라미는 막 풀려나도 좋은가? 피라미는 법의 그물을 그냥 통과한단 말인가? 고작 윤정훈이라는 피라미를 풀어준 법원에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피라미도 못잡는 그물로 대어를 낚을리 없기 때문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실행했던 국정원 심리전담반은 십알단의 '공무원버전'이며, 윤 목사가 운영한 십알단은 국정원 심리전담반의 '외주버전'일 뿐이다. 공작의 목적부터 실행시기, 구체적인 실행방법까지 꼭 닮아 있는 두 조직은 행위만 놓고 본다면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사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 국정원수사의 공소시효가 몇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풀려났다. 아주 불쾌하며 아찔하다. 국정원수사 판결을 맡을 재판부가 이 코메디같은 판례를 깔끔하게 무시하길 바랄 수밖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6.05 11:05 신고

    개같은 나라 !! 빨갱이 한마디에 일본년을 뽑아버리는 멍청한 국민..더러운 집권세력과 탁락한 기득권....

  2. 2013.06.05 13:29 신고

    야훼의 개들이 개짓에 여념이 없군...정의는?

  3. 2013.06.05 15:06 신고

    그야말로 이럴수가~~~

  4. 2013.06.05 15:13 신고

    ㅋㅋㅋ 글 정말 잼있게 잘 쓰시네요ㅋㅋ

  5. 2013.06.05 15:29 신고

    역사와 진실을 알면 알수록 생활이 힘들어 진다.
    거의 매트릭스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나라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TV를 틀면 원칙이 어떻고 법치가 어떻고 쓰레기들이 나와서 왈왈거린다.
    인터넷도 댓글로 큰 포털이 댓글을 없애고 가지가지 한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는 자신이 괴롭다.

  6. 2013.06.06 10:20 신고

    맘대로 불법을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로 풀려나니... 이건 뭐 불법을 조장하는 꼴이지요... 여론조작과 불법선거운동은 당선만되면 여론눈치봐가며 집유로 풀려나고..

  7. 2013.08.26 23:41 신고

    뒤집어업퍼야한다

  8. 2015.07.02 23:14 신고

    예수가 시키디

  9. 2017.03.14 03:43 신고

    목회를 하는건 신도들의 선망이고 존경입니다ㆍ 신도들의 섬김이 기독교인 즉 그 분이 하시는 일들이 바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ㆍ 목사님 역시 사람입니다ㆍ 그렇기 때문에 재물에 욕심을 내는건 어쩌면 당연 하겠지요ㆍ하지만 신도들은 아니 하나님은 원하지 않을 거예요ㆍ 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빛이 되길바라는게 아닐까요ㆍ그게 목사님이 되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요ㆍ목사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이 더 챙겨주고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건 악마입니다ㆍ신앙을 이용한 악행이지요ㆍ자녀 또한 교회안에서 자기든이 주인양 착각을 하고 살지요ㆍ 그냥 평범한 사람들 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ᆢ

?

<역대 최악의 망사(亡事)로 기록될 두 사람>

25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출범 한달만에12번째 임명직 낙마자가 나오는 진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이를 두고 살생수첩이니 '인사가 망사(亡事)'니 하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사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는 임기가 끝난 뒤에야 가능합니다. 아직 구성조차 덜 끝난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평가하기 전에 막내린 MB정부의 인사부터 평가하는 것이 순서인 듯 합니다.

 

MB정부, 아니 역대정부 최악의 '망사'로 기록될 두 사람을 소개합니다. 최근 몇일의 터울을 두고 MB정권 내내 가장 '핫'했던 기관장 둘이 퇴임, 해임됐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그 주인공은 김재철 MBC사장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입니다. 둘은 여러 면에서 닮아있습니다. 대표적인 MB맨이자 임기동안 자신이 이끌었던 조직의 위상을 정상에서 바닥까지 수직추락시켰다는 점에서 꼭 닮아있는 그들은 새로 탄생한 정부가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인물들입니다.

 

김 사장의 취임 이전 MBC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영방송이었고, 원 원장이 취임하기전 국가정보원은 안기부 시대의 흑역사를 마감하고 점차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가던 최고정보기관이었습니다. 2009년 2월에 원세훈 원장이,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이 각각 취임한지 3년, 4년이 지났습니다. 모든 낙하산부대가 그렇듯 둘은 각자의 '특수임무'를 띄고 MBC와 국정원에 부임했고, 이 짧은 기간에 자신들이 관장했던 두 기관을 사실상 초토화시켰습니다.

 

치욕의 역사로 기억될 김재철의 MBC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지난해 말 한국언론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재철 사장 취임 첫해인 2010년 MBC는 공정성 4위, 신뢰성 5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8위권 밖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언론 영향력 조사에서도 MBC는 2010년 신뢰도 1위(28.4%) 2011년 3위(24.9%) 2012년 4위(17.2%)로 급락했습니다.

 

MBC뉴스데스크는 MBC의 간판프로그램이자 오랜기간 한국의 대표 뉴스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온 MBC의 상징입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MBC뉴스데스크는 2012년 평균 주중 시청률 7.2%, 주말 시청률 6.3%를 기록했습니다. 2011년 11.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나 다름없는 수치입니다. 뉴스의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들끓고 시청률이 급락하자 평일 방송시간대를 40년만에 8시로 옮기는 고육지책까지 썼지만 동시간대 SBS뉴스에도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영방송 MBC에 대한 국민들의 달라진 인식입니다. 지난해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트위터, 누리꾼들을 상대로 공모한 ‘최악의 대선보도’에서 전체 8개 보도 중 MBC가 6개를 차지하면서 최악의 편파언론이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4대강 사업을 다룬 < PD수첩 >의 불방을 시작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축소·변경을 통해 노골적으로 MB정권을 비호해온 결과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까지 팔아치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임기 막판에 터진 국정원게이트의 임팩트가 워낙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3년 동안 누적된 MBC의 '부역' 역시 결코 원세훈 원장의 공적에 못지 않습니다.

 

이러한 MBC의 추락은 김재철 사장의 취임 당시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정권에 충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위해 온갖 파행과 전횡을 일삼았습니다. 지난 3년간 MBC노조는 김 사장의 전횡에 대해 극한 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사상 최대인 170일 파업, 200여명 중징계, 195억 원대 소송이라는 전쟁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MBC노조는 파업에 참가한 취재기자와 시사교양 PD의 절반가량인 80여명이 여전히 방송 제작과 무관한 부서에서 일하거나 해고·정직·교육발령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신임 사장이 MBC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일 것입니다.

 

 

정보기관에서 댓글기관으로, 원세훈의 국정원

 

MB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행정부시장으로 인연을 맺은 원세훈 원장은 이명박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입각했다가 1년 뒤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정보업무에 경험이 일천했던 그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세간에서는 촛불시위에 당황한 MB가 '예스맨'을 앉혀 국정원의 정보력을 정권유지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원 원장은 이에 화답하듯 재임기간 내내 국정원 고유업무와 무관한 국내정치개입에 인력과 정보력을 동원해 왔습니다.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한 정황은 원 원장이 부임했던 2009년부터 포착됐습니다.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국정원이 민간사찰과 시민단체 탄압을 하고있다"고 폭로했고 국정원은 이에 대해 2억원 상당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4월 대법원이 박원순 시장의 손을 들어 주면서 국정원은 망신을 당해야 했습니다. 2010년에는 총리실 민간사찰 사건에 국정원 직원이 연루됐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국정원이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개인들의 통장거래내역과 인적사항 등을 불법사찰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국정원 국내정치개입의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터진 '국정원게이트'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종합해 보면 원 원장은 국정원 내부에 '심리전담팀'이라는 괴조직을 신설해 조직적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해왔고, 대선국면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상에서 '총력전'을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급기야 지난 18일에는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에 의해 원세훈 원장이 직접 국내정치개입을 지시했던 문건이 공개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있습니다.

 

민노총, 4대강범대위, 참여연대, 민변 등은 지난 21일 원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 업무상 횡령,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고, 민주당 ‘원세훈 게이트 진상조사위’도 4월 1일 원 전 원장을 고발한다는 계획입니다.이렇게 원세훈 원장 임기 4년간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고, 국정원의 '퇴보'를 진두지휘했던 그는 현재 출국금지를 당한 뒤 검찰조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분은 대체 어디에?>

낙하산인사를 통한 권력의 사유화 막아야

 

김재철과 원세훈, 이 둘은 정보기관과 방송국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에 머물렀지만, 충성경쟁을 통해 권력의 사유화를 도왔다는 점에서는 한몸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이들의 사례는 대통령의 인사권이 얼마나 무겁고도 무서운 것인지를 잘 말해줍니다. 그들은 각기 맡은 기관장으로서 본연의 임무보다는 방송장악과 선거개입이라는 ‘번외’의 역할에 더욱 충실했습니다. 임기동안 누구보다 막강한 권세를 누렸던 두 사람이지만, 말년은 그리 화려하지 못합니다. 퇴임하자마자 미국으로 도피를 꿈꿨던 원세훈 원장은 '시민공항감시단'에게 굴욕을 맛봤고, 김재철 사장 역시 출국금지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어 두 사람 해외도피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것은 두 사람이 임기동안 저지른 만행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는 일 뿐입니다.

 

국민들은 두 사람의 퇴장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더한 놈'이 오는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MB정권의 방송장악과 선거개입의 최대 수혜자가 국정원의 인사권자가 되었고 김재철 사장을 3차례나 유임시켰던 방문진이 건재하기 때문이죠. 원세훈 원장의 후임으로 남재준 원장이 취임했고 김재철 사장의 후임은 아직 미정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들에게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면 5년 뒤에 또 다시 시민들이 공항으로 출동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해 전례를 남김으로써 그 끔찍했던 '김재철의 MBC'와 '원세훈의 국정원'을 국민들이 다시 만나지 않길 바랍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3.03.27 12:24 신고

    사기조직동두천경찰 폭파 daum qkmk

?

 

<영화 괴물 스틸컷>

 

영화 괴물(2006. 봉준호)에서는 괴물에 납치당한 강두(송강호)의 딸 현서(고아성)를 구하는 소시민들의 영웅담이 그려집니다. 강두의 가족들은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괴물에 맞서 용감히 싸워 결국 현서를 구해냅니다. 평범하고 나약한 소시민에 불과했던 강두의 가족들이 목숨을 걸고 괴물에 맞서 싸워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 속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던 한강의 괴물은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공공의 적을 단죄하는 것은 당연히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의 몫이지만 괴물과 맡서 싸웠던 것은 나약한 몇몇의 시민들이었습니다. 강두의 가족들이 괴물을 상대해야 했던 이유는 국가가 시민을 보호해야할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국가는 그 책임을 회피한 것은 물론, 딸을 구하려는 강두의 가족들을 오히려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독한 절망감과 공포 속에서도 현서를 구해야 했던 강두일가에게 국가란 시민들의 보호자가 아닌 또 다른 적에 불과했습니다.

 

트위터에 내려진 특명 '원세훈을 찾아라'

 

어제 2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참여연대 회원들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 이상호 기자를 비롯한 취재진들, 자발적으로 달려 나온 시민들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소식에 공항을 ‘감시’하러 나온 것입니다. 이날 하루 공항에 나온 시민들의 수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의 이목이 팟캐스트 중계와 SNS를 통해 공항에 쏠려 있었습니다. 아마 마이클잭슨이 살아서 한국에 온다 해도 공항의 분위기가 이보다 더 긴장되고 초조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원세훈 원장이 정말 공항에 나타났다 해도 공항에 나온 시민들에겐 그를 제지할 어떠한 수단도 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장에 원세훈 원장을 제지할 '국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에 의해 공개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란 제목의 국정원 내부문건은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범죄의 증거입니다.

 

참고 - 2013/03/19 - [정치] - 종북이라는 ‘유령’과 싸운 원세훈 국정원장 

 

국내정치 개입과 선거개입을 지시한 국정원장의 세세한 '지령'이 발견되었고, 또 실제로 이 명령을 실행한 ’하부조직원‘이 이미 검거돼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벌써 현행범으로 긴급체포 되었어야 했을 원세훈 원장은 21일 저녁 무사히 퇴임식을 치렀고, 24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명백한 증거가 백일하에 공개되고 언론을 통해 그의 출국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그를 체포하기는 커녕 출국금지 조차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건의 꼬리라 할 수 있는 국정원 여직원이 수사중인 상황에서 명령을 내린 국정원장을 미국으로 보내주는 것은 마치 조폭 막내를 잡아놓고 두목을 풀어주는 꼴입니다. 일주일 가까이 눈치만 보던 검찰은 22일 진선미 의원과 이정희 의원 등 야당 측이 강력하게 원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자 어제 오후에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어제 트위터상에서는 하루종일 '원세훈을 찾아라!'라는 특명이 rt되었습니다. 발원지가 어딘지 찾기 힘들 정도로 동시다발적으로 퍼져나간 이 '특명'은 원세훈 원장의 출국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걱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말해줍니다.    

 

<어제 트위터상에 내려졌던 특명 '원세훈을 찾아라!'>

 

 

어부가 해야 할 일은 가둬 놓은 물고기를 잡아서 칼질하는

 

난세는 영웅을 낳습니다. 대선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정치인을 꼽으라면 단연 진선미 의원입니다. 원세훈 원장의 25개 지령을 공개해 엄청난 파장을 몰고온 진 의원은 어제도 인천공항에 나타나 '원세훈 감시단'에 힘을 보탰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정치인 진선미 의원>

 

이 사안에 대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기본적인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흐트러뜨리는 일이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와 있겠나. 수사의 기본 원칙은 핵심인물의 신병확보인데 신병확보가 이렇게 불안한 상태에서 사안이 어떻게 제재로 조사되고 확인될 수 있을까 우려를 갖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정원은) 이미 비밀기관이기 때문에 더더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고 그 이상으로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은 정말 높다.

(원 전 원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정보기관 수장이었는데 그에게 부여된 혐의사실은 너무나 엄청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내용이다. 꺼진불도 다시보자’는 심정으로 정말 오늘은 출국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고 싶어서 왔다. 제가 오늘 여기 온 것이 정말 헛수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24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 인천공항, go발뉴스

 

 

▲실종된 '국가'

 

영화 '괴물'과 어제 공항해프닝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국가의 실종'입니다. 둘 모두 국가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나타나지 않을 때 벌어지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납치된 현서는 괴물을 처단함으로써 구할 수 있었습니다. 현서의 가족들이 괴물을 죽이지 못했다면 현서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상성을 갖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그것을 훼손했던 죄인들을 국가가 단죄하지 못했던 탓입니다. 어제 원 원장의 출국을 막기 위해 공항에 달려 나갔던 시민들, 또 실시간으로 공항상황을 체크하며 마음졸였던 국민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헌정질서를 난도질한 주범을 풀어 주고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입은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범죄용의자에 대한 감시와 잠복은 힘없는 시민들의 몫이 아닌 국가(공권력)의 몫입니다. 더욱이 불과 3일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을 호령하던 거물급 범죄자라면 힘없는 시민들이 그를 상대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명백한 증거가 확인된 지 일주일 가까이 원세훈 원장을 체포하지 않고 시민들을 공항에 '출동'시켰던 국가는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의 '또다른 적'에 불과합니다.

 

지난 22일 <오마이뉴스>는 원 전 원장의 미국 출국설과 함께 그가 스탠포드 대학에 머무를 계획임을 보도했습니다. 범죄자가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스탠포드가 아닌 감방입니다. 다행히 뒤늦게나마 서울중앙지검에서 원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 계획했던 대로의 합법적인 도망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부가 해야 할 최종적인 일은 물고기를 가둬 놓는 것이 아니라 가둬 놓은 물고기를 잡아서 칼질하는 것입니다. 그가 과연 사건의 몸통인지 아니면 배후에 더 큰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이제 검찰의 활약에 달려있습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한명숙 의원에 대해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댔던 검찰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현직 국회의원과 언론이 명백한 증거까지 손에 쥐어 준 상황에서 검찰이 원세훈 원장에게 얼마나 현란한 칼질을 가할지 기대가 큽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누가 이분 치료좀 해주세요>

제가 국정원장이 된다면 '이제 정말 국정원이 바뀌었다. 정말 국정원이 정치개입 하지 않고 국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부서다' 하는걸 느끼도록 한번 바꿔보겠습니다. - 2009.2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원세훈

 

2013년도에 북한이라는 나라를 추종하는 사람이 전 세계를 통틀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차라리 외계인을 추종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릅니다. 혹 몇몇이 있다 한들 아마도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아니겠죠.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문화권의 상식으로 봐도 북한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나쁜 나라’입니다.  

 

매우 건전하고 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대한민국의 국민들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정도가 ‘종북’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자야 말로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일 겁니다.

 

현대판 돈키호테 원세훈 국정원장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보면 망상에 사로잡혀 상상속의 적을 향해 칼을 뽑고 돌진하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종북’이라는 상상속의 적을 상대하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모습은 영락없는 돈키호테의 모습입니다. 돈키호테가 사악한 거인으로 착각하고 돌진했던 것은 멀쩡히 서있던 풍차였고, 원세훈 원장이 체제전복세력이라며 공격한 것은 멀쩡하고 선량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소설 속 돈키호테는 유쾌하고 우스꽝스럽지만 현실로 나타난 돈키호테의 모습은 섬뜩하리만치 무섭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국내정치 개입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내부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은 국정원 본부 국장과 지역 지부장 등 주요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확대 부서장회의에서 원세훈 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국정원 내부망(인트라넷)에 올려진 것입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원 원장이 취임 직후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의 지시사항이 담겨 있고 '뉴스타파'의 취재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이 지시사항이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지시사항이란 것들이 얼마나 유치하고 한심한지 이를 실행한 국정원 직원들에게 연민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국정원 사건의 몸통을 밝혀낸 진선미 의원>

-원세훈 원장 '지시·강조 말씀' 중

 

종북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며 국정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 됨 (2012. 5. 18)

종북세력들은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함 (2012. 11. 23)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주기 바람 (2009. 6. 19)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함(2010. 3. 19)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더 이상 우리 땅에 발 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함.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 (2011. 2. 18)

항공기 조종사가 인터넷을 통해 종북활동을 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종북사이트가 활개치고 있으므로 원 직원들이 앞장서서 인터넷 환경을 정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대처해야 함. (2011. 10. 21)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되었다 (2011. 5. 20)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정체성 흔들기,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 (2012. 4. 20)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세계자연보전총회 시 종북좌파들이 행사장 앞에서 방해활동, 국정 발목잡기를 하고 있음. 국정성과를 알리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종북세력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임 (2012. 9. 21)

4대강 사업 후속관리와 좌파언론 등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재해복구비용·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감안,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 (2011. 12. 16)

 

그가 게시판에 내린 '지령'들은 유치하긴 하지만, 나름의 일관된 체계를 보여줍니다. '종북세력'이라고 불리는 국가의 적들이 우리사회 곳곳에 포진해 남한체제의 전복을 노리고 있다는 것과,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종북세력이라는 것입니다. 불합리한 이면의 세계를 꾸며내고 신봉하는, 전형적인 정신분열환자의 증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국정원이 그들이 진정 체제전복을 획책하는 종북세력이라 판단했다면 막강한 수사권을 가진 국정원이 왜 실정법으로 처벌치 않고 숨어서 댓글잔치를 벌였던 걸까요?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종북세력'이란 돈키호테의 풍차와 같은 것>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원세훈 원장이 이렇게 생각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맞서 싸우는 적의 실체가 없기 때문이죠. 실체가 없는 유령과 싸우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풍차와 맞짱뜨던 돈키호테는 결국 말과 함께 바람에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국정원은 그가 종북세력으로 지목했던 민주노총, 전교조, 최문순 강원지사, 명진 스님 등 불교단체, 다수의 국회의원 등을 요주의 인물로 감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어울릴만한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풍차에 대고 칼질을 했으니 칼이 부러질 밖에요. 원 원장의 돈키호테놀이에 놀아난 국정원 직원들은 돈키호테가 명마로 착각했던 말라빠진 말 '로시난테'였습니다. 이번 문건에 종북세력으로 지목된 단체와 개인들이 저마다 상응하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원세훈의 '종북 딱지' 개인-단체 "경악... 고발 검토" http://bit.ly/Wz2cOa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이것은 북한 노동당의 지령이 아닙니다. 남한의 정보기관장이 휘하 부하들에게 내린 '지령'입니다. 저런 섬뜩한 단어들로 나열된 지령이 버젓이 국정원 홈페이지에 붙어있다는 걸 생각하니 정말 오싹합니다. 사용하는 언어만 보면 가장 '종북'하고 있는 사람은 원세훈 원장으로 보입니다. 그가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우리 원'이라는 표현에서 '우리'란 대체 누굴 뜻하는 걸까요?

 

"인터넷 환경을 정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돈케호테 역시 스스로를 정의감에 불타는 영웅으로 생각했습니다. 종북세력으로부터 국가를 구하고자 하는 원세훈 원장의 정의감 역시 돈키호테의 그것에 못지 않은듯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정신병자가 정상인을 '정화'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돈키호테가 요즘시대에 태어났다면 그가 가야할 곳은 정신병원이었을 겁니다. 그런 정신병자에게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맡길 정신나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다면 말이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다람쥐주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02.26 11:42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정신병자들

  2. 2016.11.08 09:44 신고

    영화 자백 보고 오시죠. 돈키호테는 무슨...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