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페이스북 화면>


빅토르 안(구 안현수)이 기어이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15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2006년 토리노 대회 3관왕 이후 8년 만이다. 며칠전 이상화 선수에게 "대한의 딸" 드립을 날렸던 앵커들은 안현수의 우승을 어떻게 설명했을까. 저 뻔뻔하던 스포츠국가주의를 민망하게 만든 안현수의 금메달은 한편의 유쾌한 복수극이다. 우리 국민들이 국적보다 상식과 공정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더욱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이 청년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애국자가 아닐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안현수 사진을 내걸었고, 미국 언론은 '쿠바로 건너간 마이클 조던'이라며 이 극적인 상황을 표현했다. 한국의 대통령도 잔치에 숟가락을 얹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안현수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안 선수의 귀화문제가 파벌주의와 줄세우기, 심판부정을 비롯한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라며 어색한 뒷북을 울렸다.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러시아와 한국의 시민들은 모처럼 한마음이 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이례적으로 자국 선수단의 노메달 소식보다 빅토르 안의 금메달 소식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한국의 언론들은 안현수의 귀화스토리로 지면을 도배했다. 빙상연맹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당시 파벌주의를 주도했던 당사자들은 표적이 되어 뭇매를 맏고 있다. 이쯤되면 하나의 현상이라 부를 만하다. 파벌주의의 희생양이 국적을 바꿔 모국에 비수를 꽂은 이야기, 이렇게 스펙터클한 복수극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찾기 어렵다. 

 

“러시아 귀화라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고 뜻깊은 금메달이다" - 빅토르 안, 우승 후 첫 인터뷰에서 


안현수는 단지 올핌픽에 나가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 빅토르 안이 되었다. 이 개인적이고도 목적지향적인 선택에 사람들은 왜 그리 열광하는 걸까? 빅토르 안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을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쇼트트랙계에 만연한 부조리와 파벌주의를 단죄한 히어로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안현수의 대척점에 섰던 빙상협회와 한국 쇼트트랙계는 불공정과 부조리, 파벌을 상징하는 악으로 상정되었다. 혹자는 이 징벌구도가 극단적이라고 우려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선악의 구도는 명징하기만 하다. 빙상협회를 비롯한 '가해자'들은 대중의 분노를 숙연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약자의 복수극은 언제나 통쾌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수가 다윗을 응원하는 이유는 나의 입장이 골리앗보다는 다윗의 입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안현수 스토리에 대한 열광은 안현수라는 선수 개인의 차원에서만 설명되지 않는다. 부조리와 파벌은 어디에나 있다. 위계관계와 파벌주의에 지배되던 쇼트트랙계는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다. 원칙과 실력이 무시되고 인맥과 파벌이 지배하는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안현수가 한국에서 겪었던 일들은 낯설지가 않다. 청년의 복수극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분투하고 있는 약자들의 대리전이었던 셈이다


<안철수는 안철수 현상을 취할 자격이 없다>


정치판에도 이것와 비슷해보이는 현상이 하나 있다. 지난해 백신왕 안철수 씨가 정치판에 뛰어들자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끼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어린 관심을 보냈다. 이름붙이기를 좋아하는 한국의 언론은 이것을 안철수 현상이라 명명했고, 안철수 씨는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듯 상식과 원칙이란 슬로건으로 대선의 여세를 몰아갔다. 


'안철수 현상'에는 부조리와 파벌주의로 훼손된 기성정치판에 상식에 입각한 새바람을 일으켜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담겨있다안철수 현상과 안현수 현상, 부조리와 파벌주의에 대한 반감이라는 측면에서 두 현상의 배경은 무척 닮아있다. 


그런데, 얄궂게도 안현수 현상을 들여다보면 안철수 현상이 갖는 한계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둘을 가르는 차이는 그들이 구체제의 모순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안현수는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코칭스텝의 부당한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실력경쟁이라는 스포츠맨십의 원칙을 택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당당하게 빅토르 안이 되어 금메달을 다시 목에 걸었다. 그의 행보는 원칙과 상식에서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반면 정치인 안철수는 구체제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그에게 교학사교과서 논란은 진영간 이념논쟁일 뿐이고, 국정원 사건은 양측 모두의 혼탁선거였을 뿐이다. 영호남의 지역주의는 동등한 기득권이며, 한국의 기성정치권은 모두 정권탈취에만 혈안이 된 날강도일 뿐이다. 정치개혁가로 추앙받는 인물이 가장 반정치적인 행보를 걷는다. 내 눈에 안철수라는 인물은 개혁가가아닌 판단장애자이자 도덕불감증 환자일 뿐이다. 


관련글 - 안철수 신당, 새것은 항상 옳은가?


안현수가 구체제의 모순에 저항했던 인물이라면, 안철수는 구체제와의 타협으로 이득을 취하는 공학도이다. 안철수 현상이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안철수는 현실정치의 비합리성을 극복할만한 실력도 태도도 갖추지 못했다. 이런 인물에게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투사되는 것은 한국정치의 비극이다. 


안철수 현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안철수 + 현상'에서 '안철수'를 들어내야 한다. 무원칙의 공학도 안철수는 안철수 현상을 취할 자격이 없다. 한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인물은 안철수 같은 얄팍한 공학도가 아닌, 안현수와 같이 원칙을 지향하는 실력자이다. 새정치연합이라는 기이한 조직의 탄생소식에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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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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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7 10:42 신고

    어쩜 우리나라의 부조리가 만들어낸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권위주의, 파벌주의가 이들을 내모는 거지요.

  2. 2014.02.17 13:08 신고

    안현수와 안철수를 비슷한점과 다른점을 아주 멋들어지게 표현해주셨네요....
    안현수는..짠하고...안철수는...씁쓸해져요 가고자 하는길이..쉽지는 않은것이지만...그래도..놓치지말고 갔으면 하는것들이 조금씩 많아지는듯해서요....

  3. 2014.02.17 14:44 신고

    훌륭한 글,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안철수는 하루 빨리 초심을 회복하길......

  4. 2014.02.17 20:59 신고

    윤여준이나 송호창 같은 기회주의자들과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간철수 주변을 맴도는 유통기한 지난 정치인들도 국민의 외면을 받고 사라져야 할 부류죠. 간잽이 안철수를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빨리 실체를 깨닫기를 바랄뿐입니다.

  5. 2014.02.18 11:34 신고

    "기득권 세력은 새정치가 불분명하다고 시침을 뗀다."

    이게 안철수 의원의 얼마전 워딩인데, 참 놀랐습니다.


    안철수 의원이나 진영에서 이런 화법은 이제 완전 공식이 되었거든요.




    의문에 대한 대답은 안하고
    묻는 니가 구태!
    라는데 어떻게 대중정치를 하겠습니까 '''

  6. 2014.05.04 09:18 신고

    철수야 니가인간이가

  7. 2014.05.04 09:23 신고

    지금시국이 뭔지도모르고 정치적으로 표와 인기와차기 대권누릴려고 처음부터 오늘까지 박근혜와정분 욕하고 사과해라하네!! 이러면 표가 민주당으로올까봐 수습과 처리가 중요한데 하는것도없는것이 앉아서 욕만하네 어릴때부터 군대까지 적응도 못하고 왕따된놈이!! 노무현 자살꼴 난다

  8. 2014.05.04 09:26 신고

    컴퓨터하고 정치하고는 천지차인데 노무현도 못하겠다고 끝내 자살 니꼴!!

 

 

 

어떤 문제와 마주해도 늘 '나는 가운데에 있을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중립이 아닌 '중립자'의 강박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차갑움이나 뜨거움, 밝음과 어두움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가운데'로 움직이려는 관성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들에게는 가운데라는 지점이 곧 선이고 정의이자 안전이다.

그들이 머무르는 곳은 언제나 사회일반의 평균이다. 그것의 움직임에 연동해 언제고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는 유목민의 삶, 그들이 움직인 자리에는 먼지만이 남을 뿐이다. 영혼도 실체도 없이 오로지 잠시 서있을 '지점'만을 찾아 움직이는 그들은 떠다니는 섬이요 다리없는 유령이다. 

 

당신은 누구요? "가운데 있는 사람이오"

 

어제 안철수 신당의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의 첫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안철수 신당의 정치적 지향에 대해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고 국민을 우선하는 합리적 개혁주의"라고 밝히고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책무에 대한 굳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진정성 있어야 한다"며 뜬구름잡는 말의 성찬을 쏟아냈다. 신당의 핵심 참모 송호창 의원과 금태섭 변호사가 말을 이어갔지만 손에 잡히는 이야기는 누구의 입에서도 들을 수 없었고 오직 기성정치권에 대한 일차원적인 성토만이 이어졌다.

 

대선 후 1년, 입국 후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치인 안철수와 안철수 신당의 형체는 흐릿한 '중도지향'에 머물러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남을 공격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런건 대중과 평론가들의 몫이다. 현실정치 깊숙히 발을 들여 놓은 유력정치인이 저런 무색무취한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정치적 중도'라는 지위는 내가 가진 정치적 지향이 사회일반의 가운데쯤 머물 때 '우연하게' 얻게 되는 지위다. "난 언제나 너희들 가운데 있을거야"라는 인위적인 노력이나 '태도'로 얻을 수 있는 지위가 아니라는 거다.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중도'라는 건 실체없음의 다른 말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자 많은 언론들은 그것이 정치권에 가져올 파장을 분석하느라 열을 올린다. 정치가들이야 각각의 셈법에 따라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이 당연지사지만 일반 시민들까지 그들의 정략적 계산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센가'에 관한 정보가 아닌 '누가 나은가'에 대한 판단이다. 

 

난 안철수 신당이 망했으면 좋겠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그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악담으로 들린다해도 할 수 없다. 나쁜 건 나쁜 거다.

 

 

"선거 끝나고 1년이 다 되가는 지금 결국 정치는 단 한 발도 못나가고 있다. 국민 삶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 다음 정권탈취에만 관심두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 안철수 의원

 

지난달 원로 정치인들의 모임 '국민동행' 창립대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특유의 하나마나한 이야기들 속에 거친 단어 하나가 귀에 거슬린다.

 

"정권탈취"

 

한국정치사에서 저 말은 주로 5.16이나 12.12 쿠데타를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안 의원은 저 말을 한국의 정치일반을 뭉뚱그려 지칭하는데 사용했다. 현실정치인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지 않는 극한의 정치혐오다. '탈취'라는 표현은 결코 돌발적으로 튀어 나온 말이 아니다. 안 의원은 정치 데뷔 이후 기성정치권과의 거리두기를 자신의 유일한 전략으로 삼아 왔다. 그날의 발언은 안 의원이 일관되게 보여왔던 정치혐오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여전히 그의 정치혐오가 조금도 누그러들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준다.   

 

정권창출은 모든 제도권 정당의 기본 목표이다. 이것은 마치 빗물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나 지구가 끊임없이 태양 주위를 도는 것과 같다. 정권을 창출하려는 정당의 노력·욕구는 선악의 기준으로 판단 될 수 없는 정당의 본질 그 자체인 것이다. 그걸 '탈취'라는 날강도의 언어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마 아나키스트이거나 바보일 것이다. 작년 대선후보 양보 기자회견장에서 쏟았던 당신의 눈물은 '정권탈취 포기'에 대한 아쉬움이었나? 

 

작년 12월 11일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의 꼬리가 잡혔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벌어진 엄청난 사태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는 한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냈지만 범야권에서 유독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지 4일 뒤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양 후보 모두를 향해 “혼탁선거를 중단하라”고 비난하며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그는 당시 야권과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사건'과 새누리당이 주장했던 '여직원 감금사건'을 같은 무게로 취급했던 것이다. 당시의 입장이 진심이었다면 기본적인 사리분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진심이 아니었다면 심각한 도덕불감증을 의심해야 한다

 <안철수가 국정원정국에서 주변인이 된 이유>  

 

새것은 항상 옳은가?

 

정치신인 안철수가 기성정치와 구분되는 '새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얼마나 새로운가'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가’이다. 그동안 안 의원이 밝혀 왔던 정치개혁에 대한 생각들을 요약하면 정당을 축소하고 공천을 포기하고 의원수를 줄이는 것이다. 결국 새정치란 '비정치' 혹은 '반정치'의 다른 말이다. 저것도 정치라면 우표를 모으지 않는 것도 취미다. 한국에 필요한 정치가는 정치를 단단하게 발전시킬 정치가이지 안그래도 취약한 정치토양을 허물고 축소시킬 정치가가 아니다.

 

새것의 당위는 '낡은 것이 얼마나 나쁜가'가 아닌, '새 것이 얼마나 좋은가'로 설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 의원은 새정치의 당위를 오직 기성 정치의 해악만으로 설명하려 한다. 낡은 것에 대한 혐오만으로 새것을 포장할 수는 없다. 그 자체로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설명해내지 못하는 '새정치'를 대안으로 삼을 이유는 없다.

 

정치혐오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안 의원이 택한 ‘비정치’라는 상품은 소양이 부족한 정치신인이 택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상품이다. 민주화 이후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정치혐오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MB는 2007년 대선기간 내내 "나는 여의도 정치를 모른다"며 노골적인 비정치 캠페인을 벌였다. 민생과 실용이라는 수사로 그럴싸하게 포장됐던 MB의 '반여의도 정치'는 안철수의 새정치의 구버전이다. MB가 성공적으로 활용했던 '나도 정치가 싫으니 정치가 싫은 사람은 모두 나를 찍으시오'전략은 차기에 안철수가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략이다.

 

지난 5년은 정치혐오가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확인시켜준 시간이었다. MB와 비교되는 것이 억울할지 모르지만 안 의원의 정치혐오는 이미 MB의 그것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MB는 적어도 '정권탈취' 같은 노골적인 말로 기성정치를 공격하지 않았다. '안철수 효과'가 단순한 정치혐오의 취합이라면 이보다 나쁜 것은 없다. 한국정치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대중의 정치혐오가 '새정치'라는 예쁜 이름으로 취합-포장되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관련글  ‘민생’이라는 이름의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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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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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0 12:11 신고

    중도라는 평가를 누가 내렸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중도가 좋지 못하다는 건 알겠는데, 안철수가 중도라고 하는 건 새누리당이 보수고 민주당이 진보라는 전제로 시작되는데, 거기에 대해서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 나라는 굉장히 극단적인 예외에 속합니다. 다른 민주주의체제의 국가들의 일반적인 정치색 스펙트럼으로 구분하자면, 안철수는 그냥 보수라고 보는 게 타당한듯합니다.. 또한 정권탈취라는 표현의 의도성에 대해 굉장히 집요하게 탐색하고 있지만 글자체에 근거가 매우 희박할 뿐더러, 21세기 들어서 이번 선거만큼 총체적으로 의혹 내지 실체적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는 없었지않습니까.. 이 모든 걸 정부, 여당, 공기관이 알고,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정권탈취라는 표현의 의도성에 촛점을 맞추고 계시는 것을 보니, 진정으로 안철수 이미지 메이킹에 신경쓰신분은 글쓴이 본인 이신듯합니다 ㅠ

  2. 2013.12.10 17:25 신고

    뭘까!!!

  3. 2013.12.10 18:56 신고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중도라는 착각과 환상에서 벗어나야 안철수의 새정치라는 것도 그 형체를 드러낼 겁니다.

  4. 2013.12.11 02:33 신고

    새정치가 뭔가 진정성있게 보여줄거다 입닫고 기다려라

  5. 2014.01.15 17:50 신고

    공감합니다.

 

 

안철수 교수의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안철수신당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과연 안철수신당이 한국정치판에 태풍의 눈이 되어 새정치라는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인지, 아니면 이전의 1인 정당들이 그러했듯 빛의 속도로 소멸의 길을 갈 것인지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각각의 경우 안철수정당이 한국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4~7일 전국의 성인남녀 1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8%포인트, 95% 신뢰수준) 결과에 따르면,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새누리당 37%, 안철수 신당 23%, 민주당 1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합진보당이 1%, 진보정의당이 1%, 의견 유보는 28%였습니다.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3월 첫째 주 정당 지지도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44%에서 7%포인트, 민주당은 21%에서 10%포인트 하락했고, 무당파와 의견 유보자는 32%에서 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요약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의 소폭 하락과 민주당 지지율의 반토막, 안철수신당의 무당파 대거 흡수로 정리됩니다.


<3월 8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출처-'오주르디'님 블로그>

 

여러 조건상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진보3당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정치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이들을 상수로 놓은 상태에서 새누리당-민주통합당-안철수신당 사이의 구도만을 이야기합니다.

 


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안철수신당이 갖게 될 정치적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대략 표와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사이에 위치하고 민주통합당과 상당부분의 지지층을 공유하면서 새누리당의 좌측 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안철수신당의 성공, 실패, 절반의 성공의 경우를 분석해 봅니다.  

 

 

<안철수신당이 성공할 경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그대로 안철수신당이 한국정치판에 태풍이 되어 민주당을 군소정당으로 전락시키고새누리당에 이어 당당히 제2당으로 부상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구태정치에 대한 반감과 새정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효과적으로 흡수한 안철수신당은 민주당 지지세력의 절반이상과 새누리당 지지세력의 일부를 잠식하면서 강력한 야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의원들의 입당도 줄을 잇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은 새누리-민주 양당체제에서 새누리-안철수신당의 양당체제로 재편됩니다. 즉 중도-보수 양당체제에서 온건보수-강성보수 양당체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은 민주-공화 양당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미국식 보수양당체제와 유사한 양상을 띄게 됩니다. 우파 개혁가 안철수 씨의 정당이 힘을 얻게 되면 합리적 시장질서를 위한 온건한 개혁은 힘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미약하나마 민주통합당의 일부와 진보정당들이 대변해왔던 노동, 인권, 환경, 여성과 같은 진보적 가치들은 한국사회에서 더욱 소외될 것입니다. 9.11테러 이후 미국 민주당이 보수화되면서 미국사회에 나타난 인권침해, 소수자차별 등의 문제들을 살펴보면 그것이 대략 어떤 상황일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세 가지 경우 중 가장 좋지 못한 결과가 예상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안철수신당이 실패할 경우>

 

 

당초 예상과는 달리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고전을 면치못하는 경우입니다. 새정치에 대한 설득보다는 부족한 컨텐츠와 미숙한 정치력이 강하게 작용했을 경우입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며, 이 경우 새누리-민주 양당체제에 균열을 내지 못한 안철수신당은 중간에 낀 채로 어떤 구심점도 되지 못한채 애매모호한 신세에 놓이게 됩니다. 이전의 다른 1인정당들과 마찬가지로 양쪽 정당 어디엔가 흡수되거나 곧바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새정치에 대한 야심찬 실험이 무위에 그치면서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키워 놓는 꼴이 됩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둘 경우>

 

 

안철수신당이 나름대로의 선전을 하지만 기성정당의 아성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야권의 맹주자리를 놓고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 야권 내부에서 그야말로 치열한 ‘땅따먹기’가 펼쳐질 것입니다. 야권의 한정된 '지분'을 놓고 정당간에 땅따먹기가 치열해질수록 그만큼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송호창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야권내부의 발전적인 경쟁이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성숙하지 못한 정치문화와 강제된 양당제를 고려할 때 유사한 지지스펙트럼을 갖는 정당간의 경쟁은 전체적인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ex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경쟁) 그에 따른 반사이익은 당연히 새누리당으로 돌아갑니다. 야권내부의 제 살파먹기 경쟁과 그로 인한 새누리당의 반사이익. 이 역시 안철수신당이 한국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든 경우입니다.

 

 

▲다당제로의 전환이 불가능한 현실

 

송호창 의원의 주장대로 야권에 새로운 정당이 등장해 발전적 경쟁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합니다. 대선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총선과 지방선거의 선거구제를 지금의 소선거구제에서 중·대 선거구제로 바꾸는 것입니다. 비례대표 의석수의 대폭 확대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이것들은 모두 진보정당과 시민사회, 정치학계에서 수십년 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들입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안에는 이중 어떤 것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당제의 수혜를 입고 있는 공룡정당에서 엄청난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난망한 일인 것이죠.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 한 한국의 정치구조는 필연적으로 양당제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정치에서 양당제라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장벽입니다. 안철수가 아니라 그분의 할아버지가 와서 당을 만든다 해도 이 조건을 벗어나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양당제 아래서 안철수신당이 명분을 얻으려면 민주당을 혁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불과 몇 달전에 손을 맞잡고 대선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던 파트너를 갑자기 얼굴색을 바꿔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 안철수신당이 민주당을 무너뜨리고 제1여당이 된다면 진보정치의 실종이라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새누리-민주의 보수 양당체제는 분명 좋지 않습니다. '민주당 무능론', '무용론'을 가만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비판을 받은 원인 중 대부분이 그들이 갖는 보수성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새누리-안철수신당의 양당체제는 그보다 더 나쁩니다. 안철수신당이 갖게 될 보수성은 굳이 안철수 씨의 과거 발언들을 들춰내지 않아도 여러 여론조사에 나타난 지지층의 성향이 선명하게 말해줍니다. 민주당의 보수성을 경멸하면서 그 대안으로 더욱 보수적인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춥다고 덜덜 떠는 사람이 얼음물 속에 뛰어드는 꼴입니다. 강요된 양당제 속에서 한쪽을 압도적인 보수정당이 차지하고 있다면 나머지 한쪽의 '분화'는 진보적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이유로 송호창 의원이 주장하는 "거대여당을 뛰어넘는 대안세력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안철수신당은 결코 그 주인공이 되어선 안됩니다.

 

▲결론

 

종합해보면 안철수신당은 그것이 추구하는 ‘새정치’가 무엇이든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볼 때 어떠한 경우에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안철수신당의 성공은 진보정치세력의 약화를 가져오며, 안철수신당의 실패는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키우게 됩니다. 또 '적당한 성공'을 거둔다면 야권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새누리당에 반사이익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 골치아픈 글을 한마디로 요약

 

-안철수정당은 창당되지 않아야 한다-

 

입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안철수신당이 그들이 대체하려고 하는 민주통합당보다 오른쪽에 위치한다는 사실때문입니다. 한국의 현대사나 미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 보수 양당체제는 진보적 가치의 말살을 불러옵니다. 노동, 인권, 환경, 여성과 같은 가치는 절대 보수정당에 손에, 우파적 개혁가에 손에 지켜질 수 없습니다. 이 간단한 이치만을 따져봐도 안철수신당의 창당은 한국정치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분석과 무관하게 안철수신당은 조만간 창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안철수 씨가 좋은 정치인이 될수도 있는 몇몇 자질을 갖고 있다 평가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우파 개혁가가 걸어야 할 길은 우파정당에 입당하는 길 뿐입니다. 부디 새누리당에 입당해 가지고 계신 자질을 잘 살려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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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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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2 11:37 신고

    안철수씨는 걸어온 길을 보아서나, 본인이 대선전에 뛰어들기 전 낸 책 내용을 보아서나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까운 게 맞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진보나 보수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구태'로 규정하는 바람에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선전에서나 보궐선거 국면에서 자꾸 야권과 충돌하면서 본인이 예기치 못한 잡음을 내고 있는 건, 철수씨의 가치체계가 야권과 상충되는 게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걸 구 (야권)치인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몰아부치면 결과적으로 득을 얻는 건 항상 여권이죠.

    저도 안철수씨가 정치인으로써의 자기 스펙트럼을 인식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보수"의 기치를 들고 새누리당으로 입당해서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보수정당을 만드는 "가시밭길"을 걸어 주겠다고 마음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안철수씨가 과연 "정치는 행정으로 수렴되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2. 2013.03.13 19:42 신고

    개인적으론 안철수 신당이 기존 야권을 압도하지는 못하는 제 2당으로 갈것 같습니다.그다음 기존 야권을 대체하는 거대 야당이 될지는 그의 역량과 주변 역학 관계에 달려있겠죠. 그리고 글 쓰신 분이잘못 판단하는 것 하나 민주 통합당의 외연이 축소되면 자연 급진 '진보'계열 정당의 외연은 확대됩니다. 임수경 의원 같은 사람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가겠죠.진보 정치 지형의 축소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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