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산 것이고 살아도 죽은 것이다. 형체는 살아 움직이지만 영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존재, 좀비다사람들은 어쩌면 죽음보다 '죽지 않음'을 더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다. B급 영화에 등장하여 산 사람의 인육을 뜯어먹는 좀비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스럽다. 


나는 좀비물을 좋아한다. 좀비라는 초현실적인 캐릭터가 주는 공포는 일상의 무료함을 날려버리기에 더없이 좋은 청량제다. 어차피 영화 속 세계 아닌가. 하지만 모든 좀비물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영화를 벗어나 현실세계에 등장한 좀비물은 상상을 넘어 실존하는 공포로 다가온다.  


영화 <아브라함링컨 VS 좀비>캡처


지난주 한국의 법원은 희대의 선거사범 김용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란 죄가 없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증인선서로 진실을 약속했던 권은희의 증언을 낭설로 치부했고 "떳떳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선서를 거부했던 김용판의 증언을 진실로 채택했다. 이 기이한 판결을 두고 많은 시민들이 근조 민주주의’, ‘민주주의 사망선고같은 개탄을 쏟아냈다. 분기탱천하여 마땅한 일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대로 김용판은 선거 직전 날조된 수사결과를 발표하여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희대의 선거사범이다. 투표인증샷 하나 잘못 찍어도 벌금을 물리는 한국의 공직선거법이 갑자기 김용판 앞에서 백지장이 되었다. 국정원 사건 이후 익숙해져버린 신상필벌 방식에 새삼 놀랄 것도 없다 해야 할까. 관련 글 - 국정원사건 이후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

 

그런데, 이상하다.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미 여러 번 죽지 않았던가. 살아있지 않은 것이 어떻게 또 죽을 수 있단 말인가.   


좀비 민주주의의 징후들  


미국에는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속담이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고양이만큼이나 목숨이 질기다. '근조 민주주의'는 근 1년간 가장 흔하게 들어온 말 중 하나다. 사람들은 떡값검사 폭로로 노회찬이 국회에서 쫓겨났을 때도, 권은희 과장이 좌천됐을 때도채동욱 총장이 낙마했을 때도김용판이 선서를 거부했을 때도, 십알단장 윤정훈이 석방됐을 때도, 원세훈 구속에 실패했을 때도, 윤석열 팀장이 해임됐을 때도 어김없이 '근조 민주주의'를 외쳤다이미 죽고 죽어 가루가 되었을 한국의 민주주의가 또 한번 죽었다고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좀비가 된 것이다


논리를 무시하고 상식을 파괴하는 좀비는 도무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죽지 않는다. 흡혈귀는 마늘과 십자가로, 강시는 마빡에 부적한장만 붙이면 간단히 제압되지만, 좀비는 몸통에서 머리를 분리해내지 않는 이상 살육을 멈추지 않는다. 모든 것은 죽고 오직 식욕만이 남아있는 그들은 고통도 미안함도 느끼지 못한다. 좀비라는 캐릭터가 주는 공포는 이 압도적인 '말도 안됨'에서 비롯된다. 


근래 한국의 민주주의가 보여준 특징 또한 이와 유사하다.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위해 다수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를 수사하던 과정에서의 은폐기도까지 백일하에 드러났다. 사건과 연루된 세 조직 경찰, 검찰, 국정원에서 사건을 공모하거나 은폐한 가해자들은 모두 승진, 영전했고, 이를 원칙적으로 수사하던 수사관과 검사들은 모두 파면되거나 좌천되었다. 결국 검경의 수사와 국정조사는 누더기가 되었고 유일한 해법으로 남아있는 특검은 여야 합의가 난망하다. 


국정원 사건이 아니더라도 민주주의 좀비화의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달 검찰은 한 몽상가의 '상상'에 20년 형을 구형하는가 하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한 김무성 서상기 정문헌에게는 모두 무혐의를 선고했다. 이쯤 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살아있다고 말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이러한 죽음의 징조에도 불구 대통령제와 의회제, 사법체계 등 한국의 민주주의를 둘러싸고 있는 외피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히 작동한다. 심지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하기만 하고 제1야당의 지도부 역시 여기에 크게 불만이 없는 듯하다.  


속은 죽었으나 겉은 멀쩡히 살아있다. 는 이나라의 민주주의를 표현하는데 좀비만큼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겠다. 죽어버린 민주주의라면 답은 간단하다. 그 자리에 새것을 세우면 된다. 그러나 한국의 민주주의는 실체는 죽었으나 형체는 분명하게 살아있다는 데 문제의 복잡성이 있다. 즉,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는 자꾸 죽는 것이 아니라, 좀처럼 죽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자꾸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죽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우리의 민주주의, 애도 받을 만큼 훌륭하지 못하다


'민주주의의 죽음'은 낯선 일이 아니다. 사실 이나라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살아있었던 적이 거의 없다. 우리는 1987년 형식적 민주화를 이루었고 그로부터 10년 뒤 의미 있는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다시 그로부터 10년 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유사)권위주의 정권으로의 회귀가 이루어졌다. 채 70년이 안되는 헌정 역사에서 민주주의가 살아있었다 말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10년, 후하게 쳐도 20년 남짓이다. 절차적 민주화 이후 27년이 흘렀으나 오늘날의 정치제도와 문화는 87년 체제의 원형이나 다름없다. 검찰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정당민주화 등 어떤 면에서도 뚜렷한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민주화 세력과 민주정부 10년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처했던 환경적 제약이나 그들의 부족했던 실력까지도 모두 한국의 민주주의 역량을 이루는 부분이었을 뿐이다. 바로 이 허약함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좀비가 된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근조 민주주의'라는 말은 오만하다.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던 가난뱅이의 몰락을 마치 백만장자의 파산처럼 개탄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죽은 민주주의에 대한 애도가 아니라, 허약한 민주주의에 대한 자각이다. 


10년 전 국가보안법 존폐에 명운을 걸고 싸웠던 두 당은 오늘날 이석기의 '상상'에 20년을 구형한 검찰에게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는다. 10년전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놓고 결전을 벌이던 정치권은 이제 정당공천 폐지와 같은 정반대 성격의 법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이 명백한 퇴보는 한국 민주주의의 허약함을 말해주는 단면들이다. 보수정권 회귀 6년 만에 민주정부 10년의 터울은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서 확인되는 사실은 대한민국에 권위주의 정치를 향한 강한 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고작 10년 만에 쓸만한 민주주의를 꽃피우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애도 받을 만큼 훌륭하지 못했다. "어떻게 얻은 민주주의인데"라는 말은 성취 과정의 숭고함을 말해 주지만 성취의 크기를 말해 주지는 못한다. 87년, 그리고 민주정부 10년간 이루어 냈던 성취는 그야말로 소박한, 최소한의 민주주의였다. 이미 온전히 살아있지 못했던 민주주의가 또 한번 죽었다고 푸념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숭고하게 포장됐던 우리의 민주주의가 사실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모래성 같은 것이었음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좀비 민주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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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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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0 09:13 신고

    공감 200% 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맛을 보기도 전에
    잔치상을 걷어버린...

  2. 2014.02.10 09:18 신고

    아주 적절한 비유지 싶네요.
    또 근조 민주주의가 아니라 허약한 민주주의에 대한 자각.....십분 공감하고도 남습니다.

  3. 2014.02.10 09:55 신고

    역시..다람쥐주인이십니다....좀비민주주의.....아....
    우리의 하약한 민주주의...물론 이것도..너무 어럽고 힘겹게 얻어낸것이지만...
    가야할길이 워낙 멀고 험합니다...

    아무쪼록..새해인사도 못했어요..무신일있나하고..생각했었는데..걱정이 필요없었네요..ㅎㅎ

  4. 2014.02.10 09:58 신고

    암울하군요...
    지인은 민주주의가 잉태될 수 없는 불임환경이라길래 참 듣기 싫었습니다만
    정치꾼들이나 나를 비롯한 우리 국민들이나 수준 참..

    그나저나 격조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5. 2014.02.10 18:44 신고

    다람쥐주인님 안녕하세요
    어떻하다가 들어왔는데 좋은 글이 많이 있는데 퍼가면 돈을 지불해야 되나요
    아무리 드래그를 해도 꿈쩍도 안하네요
    안녕히 게세요

  6. 2014.02.10 21:24 신고

    이글 퍼 가도 되는거 맞는건가요??
    정말 공감가는글이라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7. 2014.02.10 21:55 신고

    지난 정권 탄생때부터 예견됬던 터이고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암울한 민주주의네요.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얄팍한지 여실히 들어나는 세상입니다.. 찔려도 아픈줄 모르고 사는 세상이랄까요..

  8. 2014.02.10 22:50 신고

    민주주의가 과연 옳은걸까요. 현재를 바라보며 문득 그런생각이 듭니다. 말만 민주주의지 어짜피 다수의 억압일뿐인데.. 독재와 뭐가 다른건지.. 나랑 다르다고 그냥 매도해버리는 세태를 보면 과연 우리에게 민주주의가.어울릴까라는 생각을.

  9. 2014.02.10 23:17 신고

    민주주의 하면 개나소나 정치한다고 한다고 했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정말 좀비같은 상황인듯하네요 ㅜㅜ
    아슬픕니다 말도안되는 일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벌어지는 2014년의 대한민국...

  10. 2014.02.11 01:15 신고

    좀비가 왜 무섭냐면 답이 없어서. 사람이 좀비가 될땐 답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문제 자꾸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계속 문제를 만들어.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그런데 해결도 못해. 좀비가 무섭다면 한번쯤 생각좀 해주길. 내가 이럴때 누군가는 좀비가 된다.

인간은 누구나 상을 좋아하고 벌을 두려워한다. 성악설을 신봉했던 한비자는 인간의 이기심을 통제하는데 상(賞)과 벌(罰)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군주(국가)가 이를 불편부당하게 집행한다면 공동체의 질서가 바로 잡히고 국가의 신뢰가 높아진다는 것이 한비자가 제시한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현대국가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진다. 국가 기관, 특히 엄정한 법집행으로 국가의 신뢰를 담보해야 할 수사기관의 신상필벌이라면 그 중요성을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중징계냐 경징계냐, 국정원사건 수사팀을 이끌었던 윤석열 팀장의 징계 수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어제 대검찰청이 윤 팀장에 대한 중징계를 청구한 가운데 그 과정에서 대검찰청이 감찰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감찰위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찍어내기 사전각본설이 제기되는 것이 당연하다. 윤석열 팀장의 징계수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것이 수사방해 의혹을 받고 있는 조영곤 서울 중앙지검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과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이 두 검사를 대하는 온도의 차이는 그동안 수사팀이 받았을 외압의 크기를 짐작케 한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처벌기준은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국정원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비슷한 일들을 이미 여러차례 겪어 왔다. 윤석열 팀장의 징계는 보다 큰 그림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과 이를 수사했던 경찰과 검찰, 그들 세 조직에서 일어난 신상필벌의 흐름을 살펴보자.  

 

<국정원사건 관련 검·경·국정원 신상필벌 표 by @LOVELYTAENG>

 

작년 대선 직전 국정원 심리전담반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을 고발했던 국정원 직원 3인은 올해 초 원세훈 전 원장의 강도 높은 '색출작업' 끝에 모두 파면당했다. 그들의 제보는 분명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었으나 야당도, 유명무실한 '공익신고자 보호법'도 그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반면 검찰은 지난 6월 사건의 주모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수사 은폐 사건을 지휘했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기소하면서 국정원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심리전단장(10월 18일 추가 기소), 김 모 심리전단 직원 등 3명, 외부 조력자 이 모씨 등에 대해 전원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혐의사실은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봐주겠다’는 뜻이다. 검찰이 밝힌 기소유예의 변은 그들이 "상급자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검찰은 이렇게 국정원의 '복종범죄자'들을 모두 풀어주면서 공무원의 ‘위법한 명령에 따를 의무’를 인정했다.

 

지난 2월초 국정원사건의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과장은 뚜렷한 이유없이 송파경찰서로 전보됐다. 수사에 의욕적이었다는 이유로 '찍어내기'를 당했다는 설이 무성했고, 지난 8월 권 과장은 국정조사에서 실제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 했다. 그녀는 한 달 뒤 외압사실을 언론에 밝혔다는 이유로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반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사건의 축소·은폐수사를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3인방'은 모두 사건 이후 승진·영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현락 당시 수사부장은 경찰청 수사국장으로, 이병하 당시 수사과장은 여주 경찰서장으로 각각 승진했고, 김병찬 당시 수사 2계장은 그자리를 유지하고 인사상 영전했다. 또 작년 12월 16일 문제의 경찰 중간수사발표 기자회견에서 "(댓글이) 삭제된 흔적은 있으나 혐의사실과 관계가 없다"고 말해 빈축을 샀던 김수미 분석관 역시 수사관으로 승진했다. 김수미 분석관은 국정조사에서 권은희 과장과 상반되는 진술로 김용판 전 청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과 소개팅으로 만나 400여통의 문자를 주고 받았던 신동재 개포경찰서 경위도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회계파트로 승진했다. 국정원사건 은폐·축소수사 의혹과 관련된 모든 경찰관들이 승진했다. 이것들의 개연성이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출처: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 페이스북>

 

검찰의 상황은 좀 더 드라마틱하다. 권은희 과장의 전보 이후 경찰의 수사가 지리멸렬 그 자체였다면, 6월 경찰로부터 수사를 이관받은 검찰 수사팀은 뭔가 달랐다. 채동욱 총장과 윤석열 수사팀장은 경찰이 내놓은 수사결과를 완전히 뒤집으며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로 김용판을 기소했고, 원세훈의 선거법위반-구속여부를 놓고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던 검찰의 태도에 당황한 황교안 장관은 원세훈에 대한 불구속수사를 고집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수사지휘권파동을 연상케하는 줄다리기 끝에 양측은 결국 <선거법위반 혐의 인정-불구속기소>라는 타협안에 사인했다. 황교안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채동욱 총장은 지난 9월 엉뚱하게도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 논란으로 사임한다.

 

채 총장이 물러난 뒤에도 수사팀은 의욕은 꺾이지 않았다. 수사팀은 10월 17일 아침 국정원직원 3인을 전격 체포한 뒤 20일에는 트위터 대선개입건 등을 포함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나 윤석열 수사팀장은 이 '작전'을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찰지시와 함께 수사팀에서 배제되었고, 며칠 뒤에는 박형철 수사부팀장마저 공보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감사장에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윤석열 팀장과, 지난달 직접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던 박형철 부팀장이 모두 물러난 수사팀은 이제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다.   

 

권력노골적인 충성요구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첫번째 방법은 신상필벌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과 검찰, 경찰은 국정원사건 수사과정에서 나쁜 신상필벌의 전형을 보여줬다. 원칙은 뒤집혔고 방법은 천박했다. 이들이 보여준 신상필벌에서는 동일한 일관성이 나타난다. 세 기관은 한결같이 권력에 충성하는 관료에게 상을 내렸고, 권력의 비리를 추적하는 관료에게 벌을 내렸다. 공을 세운 관료에게 벌을 내리고 일신의 영달만을 꾀하는 탐관오리에게 상을 내린 것이다. 

 

국정원의 공익제보자들이 파면당하는 과정이나, 권은희 과장이 납득할만한 이유없이 전보당하는 과정,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에게 감찰을 받는 과정,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이유로 수사팀장이 교체되는 과정, 이 모든 것들이 잘 짜여진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권력에 맞서는 자는 언제든 쳐낼 수 있다는 경고이자, 권력의 편에 서는 자에게는 마땅한 상을 내리겠다는 유인이다. 이쯤되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자"거나 "국정원의 자체개혁" 같은걸 들먹이는 작자들이 딴세상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 검찰수사팀이 대단히 어려운 환경에서 고군분투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채동욱→윤석열→박형철로 이어진 '찍어내기 3단콤보'는 더 이상 정상적인 검찰수사로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없음을 말해준다. 경찰수사검찰수사국정조사로 이어진 근 1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여전히 사건의 중심부에 접근하지 못했다. 국정원에 이어 국방부와 보훈처 등 정부 다수 부처의 전방위적인 선거개입이 확인됐음에도 수사의 창끝은 전임 권력자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주모자인 원세훈 전 원장조차 공직선거법위반이 아닌 개인비리혐의로 겨우 구속하고 있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결론은 특별검사제로 모아진다. 외압으로부터, 무너진 신상필벌체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이제 특검이 유일하다. 지난주 특검실시를 요구한 야권의 연석회의를 환영한다. 오래 전에 했어야 할 일을 드디어 하게 된 거다. 모처럼 의기투합한 범야권이 특검관철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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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VS채동욱 원세훈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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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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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4 09:57 신고

    우리는 권력앞에 무능한건가? 분명 주정한 일들이 벌어졌는다는는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거나 울분을 터트리는데 거기에 혜택을 본사람은 말을하지 않으니 사회적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은 요원한걸까? 아니다. 이런 기회에 일련의 부정건거개입을 끈어내지 못하면 공정한 선거를 통한 사회 발전은 어렵기에 끝을 봐야한다.

  2. 2013.11.14 13:44 신고

    아부와 아참만 잘하는 간신만 있는것은 아니고. 충신들도 있지요. 드물어서 찿기가 어려울 뿐이지.

  3. 2013.11.14 20:34 신고

    조선도 이렇게 지들끼리 다 해먹고~백성들은 배골고-그러다~나라 뺐기고!
    그들은 친일파로 다시 권력잡고~~계속반복~~

두눈박이 외계인

 

눈이 한 개 달린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서는 눈이 두 개 달린 사람이 외계인이 된다. 나는 어제 청문회장에서 눈이 하나 달린 괴물들에 맞서는 외로운 두눈박이를 보았다.

 

 

 

19일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는 현직 국정원관계자 7명과 경찰관 15명 등 총 26명의 증인이 출석해 사건의 진위를 다퉜다. 지루한 공방이 오간 이날 청문회의 쟁점은 이정도로 요약된다.

 

1)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외압이 있었는가?

 

2) 경찰수사과정에서 축소은폐수사가 있었는가?

 

3) 중간수사 발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었나?

 

이 질문들에 대해 권 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의 경찰관들은 마치 하나의 '기계'처럼 응답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경찰의 수사는 정당하고 합리적이었으며,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수사과정에서 사라진 100쪽 분량의 분석자료에 대해 묻자 모두 "모른다"고 답했다. 경찰이 은폐수사를 벌였다는 의혹의 핵심증거에 대해 아무도 해명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사건초기 경찰수사를 지휘했던 권은희 과장(당시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들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반박했다. 권 과장은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은 거짓말이며, 수사과정에서 의도적인 축소-은폐수사가 있었고, 중간수사발표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에 대해서는 논하고 싶지 않다. 국정조사 과정과 청문회를 지켜보고도 아직 그런걸 따진다는 것 자체가 비이성이다. 이 글은 청문회에 참석한 '부품'들과 한사람의 '영혼'에 관한 이야기다.   

 

훌륭한 조연들

 

기타등등 14명의 경찰 증인들은 일사불란한 증언으로 권은희 과장의 증언을 철저하게 소수의견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권 과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가장 핫한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권 과장의 답변은 시종일관 차분했지만 간결하고 명쾌했다. 청문회를 지켜 본 사람들의 관심은 14명 경찰관들의 압도적 다수의견이 아닌, 1/15의 소수의견에 불과한 권은희 과장의 발언에 집중됐다. 


누가 뭐래도 '권은희 청문회'였다. 여당 의원들은 그녀에게 매우 비상식적이고 망측한 질문세례를 퍼부었지만 그럴수록 권 과장의 발언에서는 기품이 넘쳤고, 그녀의 당찬 기개는 기타등등 14명의 경찰 증인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광주경찰이냐? 대한민국경찰이냐?" -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왜 혼자만 다른 주장을 하나?"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했나?"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종북이야기에 반론하는 사람은 종북세력과 한 편이다" -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

 

이날 청문회장에서 나온 망언들이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마련된 청문회장에서 이런 바보들의 행진을 보고있다는 것 자체가 이나라 민주주의의 치욕이다. 우리는 이날의 치욕을 잘 기억해 후세에 전할 의무가 있다.

 

영혼없는 관료들의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그러나 어제 청문회장에서 보았던 증인들은 단지 '영혼이 없다'는 말로도 설명이 부족할만큼 잘 기름칠 된 '부품'의 모습이었다. 내눈에 비춰진 그들은 양심과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닌, 그저 입력된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프로그램일 뿐이었다. 그런 금속성의 '부품'들 사이에서 인간 권은희가 빛을 발했던 건 당연하다. 

 

권은희 과장을 향한 찬사가 쏟아진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찰관이며, 정의의 상징으로 추앙받는다. 그럴 자격이 있다. 권 과장을 더욱 빛났게 했던 건 악역을 맡은 훌륭한 조연들의 존재였다. 특히나 함께 증인으로 나선 권 과장의 동료 경찰관들은 거짓을 담합함으로써 진실을 말하는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팔아 한명의 영웅을 만들었다. 참으로 값비싼 희생이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가림막 뒤의 여배우

 

권은희 과장이 맞서 싸워야했던건 여당 의원들과 동료 경찰들만이 아니었다. 청문회장 한켠에 마련된 가림막 뒤에는 권 과장이 맞서야 할 또다른 외눈박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목소리출연으로 만족해야 했던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은 권은희 과장의 증언과 반대되는 주장을 '읽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리 능숙하지 못했다. 카메라에 컨닝페이퍼를 들키기도 했고 '대본'에 없는 질문이 날아들 때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댓글녀 김하영은 회심의 눈물연기까지 선보였지만 그녀의 연기는 흔한 아이돌배우의 발연기에도 미치지 못해 보였다.

 

어제 청문회의 또다른 주요 쟁점이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인가 아닌가?

 

댓글녀 김하영은 자신의 행동이 정치개입과는 무관한 "북한과 종북세력의 왜곡 선전활동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말하며 일체의 곤란한 질문에 대해 "모른다" "답변이 곤란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권은희 과장은 이번에도 '소수의견'을 피력했다. "감금을 당해 무서웠다"는 김하영의 증언에 대해 권 과장은 "법리적으로 감금은 유·무형적으로 장소 이전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이라며 "김씨가 얘기했듯 당시 저와 통화가 진행 중이었고 (김하영은) 저희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금이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린다. 한명은 당당히 얼굴을 드러내고 말했고, 다른 한명은 가림막 뒤에 숨어서 말했다. 인간 권은희의 말과 얼굴없는 국정원 '부품'의 말, 누구의 말을 믿을지는 당신 몫이다.

 

김하영이라는 인물은 참 흥미롭다. 그녀는 작년 12월 12일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국정원이라는 조직의 '부품'으로 기능하고 있다. 얼굴도 이름도 없다. '감금'됐던 김하영은 진짜 김하영이 아니다. '감금'자체가 허구인데 '감금됐던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감금녀 김하영'은 국정원과 여당의 각본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인물일 뿐이다. 어디에도 인간 김하영은 없다.   

 

청문회를 빠져나가는 김하영의 사진을 두고 진짜 김하영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미없는 의심이다. 그것이 김하영이든 아니든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김하영이라는 이름에는 얼굴도 영혼도 없다. 청문회에 어떤 몸뚱이가 나왔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둘을 가르는 차이 - '영혼'

 

권은희 과장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찰관이 되었다면, 김하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직원'이 되었다. 이렇게 선명하게 대비되는 <명예와 불명예>도 드물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 같은 자격으로 청문회장에 선 두 인물이지만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 둘은 공무원이라는 점과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점을 빼고서는 완벽하게 다른 종류의 인간상이다. 색으로 치면 흑과 백이요, 크기로 치면 좁쌀과 태양이다. 본의아니게 두사람을 비교해야 하는 공교로움과 미안함을 권은희 과장에게 전한다.

 

지금이 정의로운 시대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권은희 과장에게서 '영웅의 기개'를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녀를 두눈박이 외계인으로 만든 것은 눈이 하나달린 괴물들이 지배하는 작금의 난세(亂世)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그녀가 수많은 외눈박이들 사이에서도 자신이 정상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링' 밖에서 수많은 두눈박이들이 자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당신도 또다른 '권은희'가 될 수 있다>

 

권은희와 김하영, 두 인간상의 대비는 한가지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권은희류'인간으로 살 것인가, '김하영류'인간으로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해야 하는 건 인간의 숙명이다. 물론 그 둘은 매우 전형적인 '예'일 뿐 그들 사이에는 무수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인간과 부품>

<소신과 굴종> 

<양심과 거짓>  

<정의와 불의>

 

권은희과 김하영은 그 선택의 결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하영처럼 살면 김하영이 될 것이고, 권은희처럼 산다면 당신도 권은희가 될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청문회장에 섰던 두 사람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이 사회가 조금은 정의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련글 - 옥상 위 저격수와 가림막 속 댓글녀 

관련글 - 권은희 과장의 분노와 라면상무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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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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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1 11:00 신고

    화가 납니다.
    최대수혜자인 박근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국정원의 댓글공작이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대북심리전이란 모호한 단어로 사실을 축소 은폐하려 드는 국정원과 김무성 권영세의 부정선거 개입이 드러났는데도 감금과 종북타령으로 국민을 등신호구로 보는 새누리당의 오만방자함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근데 과연 그것뿐이었을까요?댓글질만 했을까요?
    권력유지 하려고 법으로 막아놓은 정상회담대화록까지 꺼내 유권자들 앞에서 흔들어됐던 놈들이
    단지 댓글짓만 했을까요?댓글짓 만으로는 재집권을 보장받을수 없었을텐데
    그 댓글짓 하다가 걸려서도 감금이라고 적반하장으로 떠들어 돼다가 검찰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그 조차 인정하지 않고 감금 종북타령으로 국민을 기만하려 드는 놈들이 더 한짓 하지 않았을까요?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국정조사를 유야무야 시키려는 새누리당의 온갖 방해공작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기만 하고
    진실을 시원하게 국민에게 밝혀주지 못한 무능력의 민주당
    공중파 방송의 기계적인 중립적 태도와 진실에 대한 철저한 외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참으로 개탄스럽고 끝없는 절망감 마저 들게합니다.

    권은희과장님의 정의로운 양심과 기개에 박수를 보내며
    언제나 정리되지 않는 어지러움을 해소해 주시는 다람쥐주인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2. 2013.08.21 13:55 신고

    속이 후련한 글입니다.
    많은 이들이 나눴으면 합니다.
    진실이냐 거짓이냐, 그 차이가 두 여성을 극명하게 나뉘게 하였군요.

  3. 2013.08.21 14:31 신고

    다람쥐주인님 님의 글 항상 공감하며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이 있어요 새누리당이나 김하영은 정말 어떤 사람들이길래 저렇게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으로 국민들을 우롱하는걸까요??? 정말 자신들이 하는일을 정의롭다고 믿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안위와 이익때문에 거짓인줄 알면서도 가면을 쓰다가 얼굴이 가면에 찰싹붙어버린 걸까요???? 저들의 심리는 어떤것일까요??? 저도 국정원직원이 된다면 김하영처럼 될까요???저는 권은희과장이 존경스럽고 용감하다고 생각됩니다 김하영은 원세훈한테 세뇌당한걸까요??? 박근혜댓통령은 어떤 기분일까요???찔릴까요???아님 촛불들을 죽어도 이해 못할까요??? 아님 속으론 후회와 반성을 하지만 자기기만과 주위의 인간들땜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걸까요??? 분노와 허탈을 넘어서 이런 의문들이 치솟아서 힘듭니다...

  4. 2013.08.21 17:06 신고

    니가 외눈박이다 짜슥아

  5. 2013.08.21 20:20 신고

    진실만을 얘기했을 뿐인데 스타가 되는 현상이 바람직한 것인지...
    우리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6. 2013.08.24 21:53 신고

    진짜 꿈속에 나카날까 두렵구나..하영아.....혹시 시집은 갔냐...애놓으면 애들한테 어찌 교육을 시킬래....대북심리전단교육 어릴때 부터 시킬래...부끄러운줄 알아라......딜레마에 빠져 언젠가는 미칠것이다.....

  7. 2013.11.15 07:25 신고

    지당하신 말씀들입니다 물론 양심없이 보이는 개인들에 문제도 있지만 양심을 팔아버리게 만드는 권력에 핵심부부터 말단까지 패거리에 충성하고 자신들에 영달을위해 누이좋고 매부좋은 비상식이 만연된 구조에 문제들이 더큰문제인것 같습니다 작금에 문제들에서 제4부인 언론권력에 언론으로서 포기하고 부화뇌동하는 제대로된 언론하나없는 현실 이런상황들에 먹고살기 힘들고 비이성적인 언론에 쇠뇌되어진 각성하지못하는 민초들이 불쌍한 사회죠 -지금 양심을 팔아 자신에 영달을위해 아님 먹고살기위해서 충성을 강요하는 고삐풀린 권력들을 누가 누가 견제할것인가? 친일한사람 공산당에 부역한사람 미군정에 아부하여 호위호식한사람 들과 지금에 권력에 기대에 국민과 민족에 장래는 안중에도 없고 알량한 권력을 지키고누리기에 빠쁜놈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인지.... 불의와 몰상식이 판치는 이세상이 브레이크없는 자동차 같습니다 --일제와 싸우며 독립운동한것처럼 지금은 몰상식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독립운동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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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00일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임기초 100일에서 필자의 뇌리에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장면 5개를 선정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 오늘 멋진가요?>

1. "코디가 안티?"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2.25

   

취임식날 카키색 의상을 입고 연단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한마디로 '비주얼쇼크'였습니다. 모 통신사 기자는 이날 박 대통령의 패션을 보고 "카키색 재킷을 입어 강한 국방의지와 리더십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지만 같은 것을 보고 필자가 느낀 것은 '강한 국방의지'가 아니라 북쪽 '국방위원장'의 향기였습니다. 지도자가 카키색 옷을 입어 국방이 튼튼해진다면 수십 년을 카키색 지도자가 지키온 북한은 왜위협에 떨며 핵을 개발하려 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돌이켜보면 이날 박 대통령의 의상은 새로 등장할 정부의 그로테스크한 성격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33개 의혹이 드러나 인사청문회의 레전드로 남은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2. "인사가 망사(亡事)" <인사청문회 김병관 편> 3.8

 

무엇보다 임기초 박근혜 대통령을 괴롭게 했던 것은 사상 초유의 인사난맥상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대탕평, 대화합인사를 하겠다 공언했지만 막상 임기가 시작되자 철저하게 밀봉인사, 수첩인사, 불통인사를 고집해 화를 자초했습니다. 대통령의 수첩에 적혀있던 인물들 면면은 참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동흡부터 윤진숙까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장장 50여일간 진행됐던 새 정부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들의 추악한 과거사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혈압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낙마자가 줄을 잇자 급기야 미국산 장관(김종훈 후보자)을 수입해오려는 엽기적인 시도가 벌어지는가하면, 장관이 없어 국무회의가 두차례나 연기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스타'가 즐비했던 새 정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인물은 국방장관 후보자 김병관 씨였습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진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탐욕의 연속이었습니다. 무기중개업체 고문활동, 부동산투기, 군납업체 주식보유 등 무려 33개에 달하는 각종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저는 지금까지 청렴하게 살아왔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는의 모습은 많은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핸드폰에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의 열쇠고리를 달고 다니며 청운의 꿈에 부풀었던 김병관 후보자는 결국 자신의 탐욕에 발목을 잡혀 장관직에서 낙마했습니다   

 

<1.4후퇴를 연상케 하는 개성공단 철수행렬>

3. "설마설마 했는데" <개성공단 파국> 4.27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 발표했을 때도, 동해안에 미사일을 날려댈 때도 설마설마했습니다. 양국 '신생 정부'의 유치한 감정싸움은 결국 개성공단을 파국으로 몰고 갔습니다. 뉴스에서 남하하는 차량행렬을 보며 '떻게 만든 개성공단인데'라는 생각이 몇날 몇일을 머리속에 맴돌았습니다.  

 

남한정부가 종속변수에 불과한 북핵문제와는 달리 개성공단문제는 분명 우리 외교의 통제범위안에 있던 이슈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북측이 개성공단 패쇄를 언급하자 대화를 단절한 채 황당한 구출작전을 시사하더니, 4월 25일에는 '협박성 대화제의'를 건냈다가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시키기도 했습니다. 개성공단이 파국으로 치달은 데 박근혜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한몫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미국에 날아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완전철수 5일 만에 DMZ에 평화공원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장면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못말리는 유체이탈화법에 다시 한번 오금이 저린 순간이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짐을 가득 싣고 남하하는 차량행렬은 이 정부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을 느끼게 해 준 장면이었습니다.

 

<국정원사건 수사의 반전을 가져온 권은희 과장의 폭로>

4. "모두가 찬사를 보낸 용기" <권은희 수사과장 폭로> 4.19

 

사건초기 '국정원 여직원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던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4월 19일 수사 초기부터 경찰 고위층의 지속적인 사건 축소·은폐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폭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100일간 가장 극적이었고 놀라웠던 장면입니다.

 

지지부진하던 경찰의 수사가 검찰로 막 넘어갔던 시기에 터진 권 과장의 폭로는 국정원사건 수사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습니다. 그녀의 용기에 야권과 시민사회,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찬사를 쏟아냈고,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대한민국의 수사기관에도 이런 의인(義人)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정치개입은 맞으나 선거개입은 아니다"라던 경찰의 황당한 수사결과가 그대로 받아들여졌을 모를 일입니다.

 

<문제의 나쁜 손>

5. "할말이 없다.." <윤창중 성추행사건> 5.8

 

새 정부 100일의 하이라이트는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사건이었습니다. 지난 8일 워싱턴 경찰에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한국대사관에서 자신의 수행으로 배치한 여성 인턴을 호텔바와 자신의 호텔방에서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곧 한국에는 대통령의 방미일정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대변인이 밤새 술을 마신 뒤 처음 만난 21세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알몸상태로 모텔방에 불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경악했고, 대통령의 인사실패를 한목소리로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며 다시 한번 유체이탈을 떠났고, 청와대를 대표해 사과했던 이남기 홍보수석은 오히려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엽기적인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미국방문에서 어마어마한 성과가 있었다 강조했고, 야권은 의미있는 성과는 없었다며 방문성과를 폄하했습니다. 그러나 성과에 대한 논란은 그리 중요치 않아 보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일정에서 오직 윤창중이라는 이름 석자만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5년 전 그자리에는 여전히 촛불이 켜져 있다. 출처:오마이뉴스>

지난 100일의 실패로부터 교훈 얻어야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째를 맞았던 6월 3일에는 3만여 명의 시민들이 비를 맞으며 서울 시청광장에 모여있었습니다. 그날 시민들이 외쳤던 구호는 쇠고기협상무효, 이명박 퇴진, 어청수 퇴진 이었습니다. 5년 뒤 그 자리에는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국정원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벌였습니다. 5년 전에 비해 그 규모는 작아졌지만 정권 출범100일을 촛불과 함께 맞이했다는 점에서 두 정부는 닮아 있습니다.

 

광장에 모인 촛불의 크기만 놓고 본다면 박근혜 정부의 100일이 MB정부의 그것에 비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박근혜 정부가 잘해서가 아닌, 이명박 정부의 100일이 그보다 더 나쁠 수 없었을 만큼 최악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0일은 우리 국민들에게 그리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박근혜정부 임기초 100일간 나타났던 대부분의 문제들은 대통령의 소통없는 일방적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들이며, 그것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MB는 취임 100일을 맞은 보름 뒤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시위대의 '아침이슬'을 들어야 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의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운것이 없다면 조만간 MB처럼 아침이슬을 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박 대통령이 실패로부터 배울줄 아는 현명한 지도자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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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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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3 10:40 신고

    우연한 기회에 본 블로그를 알게되었고 좋을글 자주 읽고 있네요....박근혜정부 5년동안(4년 연임제 공약은 수첩에서 잉크가 증발해 버리겠죠)의 결정적 장면 BEST 5 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2. 2013.06.03 13:36 신고

    불법으로 강탈한 그 자리...원 주인에게 돌려주고 내려와라~~~

  3. 2013.06.03 14:40 신고

    아~ 재밌으면 안되는 글인데,,,,,ㅎ 곳곳에 묻어있는 꼬임이 경쾌합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100일 동안 참 웃기지도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말씀마따나, 지난 실수들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 두셔서 두고두고 보며 좀 배우는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다지 기대되진 않지요?

  4. 2013.06.03 18:06 신고

    하루빨리 오만하고 독선적이고 무식한 대통년의 최후가 보고 싶습니다

  5. 2013.06.03 21:58 신고

    그냥 딱 부산시장이나 할 위인을 갖다고 대통령을 만들어놓으니~~~~

    윤창중을 인물로 보는 그눈을가지고 어휴....이정부에 창중이 같은 넘들이 얼마나 많을지

    않봐도 훤하다~~~~

  6. 2013.06.04 14:17 신고

    레이디가카는 오늘도 평안하십니다.

    진짜 문제는 선거 풍토의 고착화
    지역별 세대별 대결로만 몰고가면 필승임을 알기에 부칸이란 도우미를 적극 활용하여 오늘도 내일도 5년뒤도 무탈하실 새누리의 어린이들입니다.
    불쌍한건 언제나 착취를 당해야 하는 젊은세대들이죠.
    그러다보니 일베같은 젋은 비뚤어진 벌레들도 꼬이게 되고....

  7. 2013.06.07 13:14 신고

    취임식을 시청하지 않았고, 꽤 오랫동안 신임 대텅 관련 뉴스는 클릭도 하지 않고 일부러 외면해서 저런 옷차림이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참 깨는 색이군여. 난 지금도 자존심이 상합니다. 나의, 우리들의 지도자로 인정이 안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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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분노'를 보여준 권은희 수사과장. 연합뉴스>

좋은 분노와 나쁜 분노

 

지난 주말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의 분노가 SNS와 온라인공간을 후끈 달궜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추악한 민낯을 고발하여 국민들에게 찬사를 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진상고객의 끝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혈압을 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대한항공 국제선에 탑승한 모 대기업 임원 왕모 씨는 라면이 짜다는 이유로 손에 들고 있던 책의 모서리로 승무원의 눈을 가격하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결국 이 분노남은 미국 현지경찰과 FBI에 인계된 뒤 강제귀국됐고 항공사에게 고발당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사건초기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던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1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사 초기부터 경찰 고위층의 지속적인 사건 축소·은폐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바로 전날 경찰이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라는 황당한 수사결론을 내린 것에 대한 분노어린 폭로입니다. 그녀의 용기에 야권과 시민사회,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찬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둘의 분노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얼마나 분노했는가'가 아닌 '무엇에 분노했는가'입니다. 한 사람은 승무원이 끓여온 라면의 상태에 대해 분노했고, 한 사람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두 사건은 인간의 '좋은 분노'와 '나쁜 분노'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한 사람의 분노에는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며, 다른 한 사람의 분노에는 찬사와 격려, 응원이 쏟아집니다. 이처럼 적절한 분노는 사람을 고귀하게 만들기도 하고, 부적절한 분노는 사람을 천박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분노가 갖는 유일한 공통점은 ‘예외성’입니다. 라면이 짜다는 이유로 FBI를 출동시킨 왕모 씨의 분노는 일반적인 정서로는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권은희 과장의 분노 역시 그것만큼이나 예외적입니다. 이 초대형 사건에 매달렸을 수십명의 경찰관들은 권력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순응했고 결과적으로 권 과장의 용기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조연이 되었습니다. 라면상무의 예외성은 본인의 미숙한 인격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지만, 권은희 과장의 예외성은 다수 동료경찰관들의 비겁함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정치하려고?"

 

용기있는 의인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천박한 질문입니다. 변희재라는 트위터리안은 어제 자신의 트위터에 권 과장의 폭로가 정계진출을 노린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 불쾌한 트윗에 언급된 백혜련 변호사는 지난 2011년 대구지검 검사로 근무하던 중 이명박 정권치하의 정치검찰화에 일침을 가하고 사표를 제출한 인물입니다. 수사기관의 양심적 내부고발자라는 점에서 권은희 과장의 선배격인 셈입니다. 불의에 정면으로 항거한 '의인'들의 용기에 고작 "정치하려고?"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트위터리안의 천박함에 실소가 나옵니다. 저 사람은 가장 낮은 수준의 정치혐오를 보이면서, 동시에 가장 정치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가 만약 1920년을 살았다면 유관순 열사에게도, 1970년을 살았다면 전태일 열사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을지 모릅니다.  

 

저는 그가 우려하는 대로 이런 분들이 하루 빨리 정계에 입문하길 기대합니다. 백혜련 변호사나 권은희 과장과 같은 용기와 정의감으로 무장한 인물들이 정계에 진출한다면 우리 정치는 한층 정의로워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의와 용기가 실종된 우리정치에는 이런 인물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인스턴트 분노'의 시대

 

시민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분노와 마주합니다. 학교, 직장에서 받는 부당한 차별에 분노하기도 하고 무례한 손님에게 분노하기도 하며, 연예인의 말실수에 분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상의 분노를 통제하기에도 벅찬 시민들에게 공적인 이슈에 대해 충분한 분노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갖는 분노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것 같습니다. 한쪽에서 분노하면 다른 한쪽의 분노는 금새 사그러져 갑니다.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분노의 사이클은 음악프로그램 1위보다도 짧습니다. 가요계의 '대세'는 최소 1~2주를 유지하지만, 다이나믹한 대한민국의 뉴스는 하루이틀 사이에 메인 이슈가 달라집니다. 어제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분노했다가 오늘은 라면상무사건에 분노하고, 내일은 또 어떤 분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극심하게 변하는 분노의 대상들은 사람들에게 분노불감증을 유발하고, 분노에 대한 분별력을 상실케합니다.

 

불과 5년전 수십만 시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미국산 쇠고기사태와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사건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엄중한 사안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백보양보해 그것들의 무게가 같다고 하더라도 제가 느끼기에 당시 시민들의 분노와 지금 시민들의 분노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릅니다. 이것은 지난 5년간 너무나 많은 크고 작은 분노에 노출되어 분노감수성이 무뎌진 탓일수도 있고, 이젠 바꿀 수 없다는 패배감 탓일지도 모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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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여직원 '잠금'현장의 권은희 과장>

무엇에 분노하는가?

 

이럴 때일수록 '분노에 대한 분별'은 중요합니다. 지난 주말 포스코의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융단폭격을 맞아 기능불능상태에 빠졌습니다. 국정원 홈페이지는 여전히 '건강'합니다. 라면상무에 대한 저의 분노가 1이라면 진주의료원사태에 대한 분노는 100쯤되고, 국정원사건에 대한 분노는 그보다 100배쯤 더 큽니다. 제가 만약 라면상무에게 '격노'했다면 국정원사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지 상상이 잘 안됩니다.

 

라면상무의 만행이 천인공노할 행동이긴 하지만, 몰지각한 인물을 개인의 차원에서 규탄하는 것과 이 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국정원사태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4.19와 6.29도, 워터게이트나 오렌지혁명도 모두 공적인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적절한'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만약 당시의 시민들이 권력의 부정보다 자극적인 이슈나 가십거리에 더욱 분노하고 있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요? 대부분의 사회정의는 시민들의 공적인 분노에 의해 구현됩니다.

 

이런 점에서 권은희 과장의 폭로는 충격적인 내용만큼이나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시민들은 권 과장에게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찬사들은 숙연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눈앞의 불이익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용기있게 불의와 마주한 그녀의 패기는 시민들을 숙연하게 만들었고, 그들에게 지금이 무엇에 분노해야 할 때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권은희 과장의 폭로 이후 야당과 시민사회, 시민들은 그녀를 반드시 지키겠다 약속하고 있지만, 국가의 막강한 물리력 앞에서 정말로 그녀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듭니다. 권 과장의 운명은 아마도 국정원사건의 진상규명과 궤를 같이 할 것입니다. 사건의 진상이 명명백백히 밝혀진다면 그녀를 지킬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녀의 운명역시 이 나라의 민주주의만큼이나 가혹해 질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에 분노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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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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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24 08:41 신고

    멋진글이네요. 분노 불감증에 공감하며 경계해 보겠습니다.
    언론을 안믿지만 언론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란 힘들군요.
    좋은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2. 2013.08.22 19:13 신고

    지겨운 무더위에 시원한 단비와도 같은 멋진 글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나 보다는 우리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살아가야할 대한민국입니다.
    우리세대에서 정의롭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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