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민생'일까?

 

바야흐로 '민생'열풍이다. 대통령도 총리도 여당도 야당도 모두 민생을 살리겠다 아우성이다.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은 언제나 민생타령으로 끝을 맺는다. 이상한 건 나라의 모든 정치세력들이 이토록 민생을 갈망함에도 국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저들이 말하는 '민생' 안에 담겨 있다.

 

본디 민생(民生)이란 말 그대로 국민의 삶을 말한다. 고로 민생을 강조하는 건 정치인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저들이 말하는 '민생'이 내가 아는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왜 다른지 생각해보자. 정치권에서 '민생'이란 말이 사용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1. 철학의 빈곤을 메우는 대체제

 

유독 '민생'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의 면면을 가만히 살펴보면 '철학의 빈곤'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정치철학이 빈곤한 정치인은 다양한 가치들이 충돌하는 심오한 쟁점·정책에 대한 접근능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그들은 누구나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차원적인 이슈에 매달리게 된다. 마치 신입사원이 책상정리에 매달리는 것이나 갓 전입온 신병이 걸레에 집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슷한 말로 ‘실용주의’라는 것도 있다. 이런 증상은 기업인 출신이나 의사, 연예인, 군인 등 전문직 출신 정치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며, 2천년대 이후 대표적인 예로는 이명박, 문국현, 안철수 등이 있다. 이들은 정치를 민생과 동떨어진 영역으로 인식하여 쉽게 정치혐오에 빠지며, 자신의 무지를 '청정'이라 착각한다. 그들이 스스로를 '깨끗한 대안'이라고 믿는 이유다.

 

2. 정치적 출구전략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과 만난 3자회담 자리에서 "정쟁을 그만두고 민생을 돌보자"고 제안했다. 어제는 총리가 나타나 그것과 거의 똑같은 내용의 담화를 읽었다. 대통령과 총리가 '정쟁'이라 표현한 것은 물론 국정원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다. 청와대와 함께 국정원사건의 수세에 몰려있는 새누리당도 틈만 나면 야당에게 "이제는 민생을 돌보자"고 제안한다. 궁지에 몰린 정치세력에게 더없이 좋은 환기제다. '민생'을 오용하는 것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9월 말부터 '민주, 민생 살리기 투어'라는 괴상한 이름의 공식행사를 갖고 있다. "민주와 민생 모두 중요하다"는 말은 김한길 대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 둘이 같다는 뜻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두 가지를 모두 잡겠다는 뜻이다. 장외투쟁의 성과없음을 '민생'이라는 환기제로 가리려 한다는 점에서도 새누리당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우리는 정치와 민생이 다르지 않다는 말을, 적어도 그것들이 매우 밀접하다는 당연한 말을 정치권에서 들을 수 없다. 

 

3. 중재자의 도구

 

김한길, 안철수, 손학규, 이재오 '민생'이란 말을 매우 즐겨쓰는 현역 정치인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속한 집단 내에서 상대적 중도-중립자의 노선을 표방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중도라는 노선은 별다른 노력없이도 쉽게 '중재자'의 지위를 누린다. 중립자의 권위를 즐기는 이들 정치인들은 정치권의 치열한 대척점에서 '민생'을 중재의 수단으로 사용하여 존재감을 드러낸다. 절대로 쟁점 깊숙한 곳까지 발을 담그지 않는 그들은 양측이 적당히 치고 받아 내상을 입었을때 "이제는 민생을 챙기자"며 밉상을 떤다. 이 전략은 종종 위 1번과 결합하여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민주와 민생의 경계는 무엇인가?

 

한국정치사에서 '민생정치'로 가장 큰 이득을 누렸던 정치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MB는 2007년 대선기간 내내 "나는 여의도 정치를 모른다"며 노골적인 비정치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자신의 철학없음을 '민생'이란 말로 포장했고, 극우정당의 후보임에도 '민생'이란 말로 무색무취함을 강조하면서 중도표심을 움직였다. 여기에 더해진 '경제살리기'라는 지극히 '민생지향적'인 구호는 그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는데 큰 몫을 했다. 민생이란 말에 대한 나의 트라우마는 상당부분 MB에게서 비롯됐던 것 같다.  

 

정치와 민생, 정말 제로섬 게임인가? 

 

종합해보면 정치권에서 흔히 사용되는 '민생'이란 말은 '비정치'의 다른 말임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왜곡된 '민생'을 듣는 순간 복잡한 정치논리 밖에 있는(그렇게 느껴지는) 팍팍한 삶을 떠올린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정치와 민생이 유리되는 것이다. 정치권의 '민생' 오용은 국민들도 그것들의 구분지음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민생이 파탄났는데 정치권은 싸움만 한다'는 한탄은 저자거리의 흔한 넋두리다. 이런 인식은 무차별적인 정치혐오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정치발전의 큰 장애물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런 태도가 민주주의를 민생의 대척점에 세운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하는데 민주주의는 정말 죽어서 문제인가, 아니면 과잉이라서 문제인가. 지금 정말로 살려내야 할 것은 거품 낀 민주주의인가, 주저앉는 경제와 민생인가"

 

일베에서 퍼온 글이 아니다. 놀랍게도 한국의 3대 일간지중 하나인 동아일보에 실린 어제자 사설의 일부이다. 저 무시무시한 주장의 전제는 이렇다.  

 

1)정치와 민생은 반비례한다

 

2)정치인들이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총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항상 정치와 민생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와 분리된 민생'이라는 신화를 뒷바침하는 논리다. 위 사설은 이런 조악한 논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정치와 민생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는 순간 '민생'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정치의 대척점에 서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 민주주의는 유보되어야 마땅하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과잉'같은 파시스트의 언어가 통용되는 근거다. 국민들의 삶이 힘들어질수록 이 광기어린 주장은 더욱 힘을 얻는다. '정쟁을 그만두고 민생을 챙기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이나 '민주와 민생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민주당의 다짐이나 저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민생과 정치는 결코 갈등하지 않는다. 정치와 분리된 민생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정치가 민생의 하위개념도 아니다. 새누리당은 민주주의를 망쳐놓고 민생을 살리자고 할게 아니라, 민주당은 민생과 민주를 모두 잡겠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그것들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말해야 한다. ‘민생’을 '민주주의의 반대'로 해석하는 정치인이야말로 민생의 적이며,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상 대중은 민생이란 이름의 기만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정치인들의 '민생장사'를 경계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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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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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30 08:53 신고

    말의 성찬입니다.
    정작 꼭 있어야 할 민생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2. 2013.10.30 09:18 신고

    민생과 민주를 따로 분리해서 이야기하는게..영 불편했어요
    그어디 하위개념도 아닌데..말이죠.. 글 너무 시원하게 잘 읽고 갑니다~

  3. 2013.10.30 15:30 신고

    ㅎㅎ... 정말 글 잘쓰시네요. ^^
    다람쥐주인님 글 볼때마다 탄복하게 됩니다. ^^

  4. 2013.10.31 11:03 신고

    제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문제를 정확한 문장과 논리로 풀어주셔서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서화숙 기자의 3분칼럼처럼 팟캐스트로 만드셔도 좋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5. 2013.10.31 11:04 신고

    제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문제를 정확한 문장과 논리로 풀어주셔서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서화숙 기자의 3분칼럼처럼 팟캐스트로 만드셔도 좋을 듯 합니다.

  6. 2013.10.31 13:30 신고

    또 모르던걸 깨닫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는가?

 

국정원사건이 터진 이후 줄곧 머리속에 맴도는 의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수만명의 성난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분노를 표하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의문스럽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정원과 국방부, 보훈처가 동원되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법무부장관과 경찰조직이 동원되었던, 이 초유의 사태를 대하는 대중의 분노는 충분한 것일까? 광장의 촛불이 뜨겁긴 하나 이정도 블록버스터급 선거범죄에 대한 반응 치고는 너무 소박하지 않은가. 분노의 실종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적어도 내 주변에는 국정원사건에 분노하는 사람들보다는 냉소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그동안 시민들의 분노와 각성을 요구하는 '격문'들은 수없이 보아 왔지만, 사람들이 왜 분노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이토록 분하건만 다른 사람들은 왜 화를 내지 않는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쉽게 떠오른다. 우선 새누리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평생 댓글이란걸 한번도 안달아본 사람들이다. 이중에는 아예 '댓글' 자체가 뭔지 알지 못하는 고령층도 많다. 그들이 새로운 매체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또 그들은 그게 뭔지 안다해도 분노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정치적 고착세력이다. 때문에 이번 분노이야기에서 배제해도 좋을 부류라고 생각한다. 

 

댓글이 뭔지 아는, 댓글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남는다.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기에는 '댓글'이란 것 자체가 너무 가볍고 찌질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의외로 심각하다. <댓글+공작>이라는 낱말의 조합은 마치 김정은의 손에 들려있는 코카콜라만큼이나 어색하다. 이 어색함은 국정원사건에 대한 첫인상을 진지함보다는 기이함, 황당함으로 다가가게 한다. 처음 '댓글공작'이란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자. 그 느낌이 엄중함, 심각함이었을까? 아니다. 황당함과 유치함, 찌질함이었을 거다. 더욱이 이 찌질한 행위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설명은 뭔가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보통의 사람들이 이 찌질함을 이성적인 분노로 환산하기까지는 꽤나 복잡한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부정선거'라는 말에서 투표함 바꿔치기나 정적 암살 같은 고전적 부정행위를 연상한다. 공작이란 말을 붙이기도 민망한 국정원의 댓글작전에서 사람들이 그런 스펙터클을 연상하기란 불가능하다. '고작 댓글' 따위가 얼마나 중대한 헌정파괴행위이고 반민주적인 야만인지를 설득하려면 적지 않은 인고의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른다. 민주주의를 '실체'로서 학습하지 않고 '추상적 개념'으로 들었기 때문" - 오찬호, 사회학자

 

'과정의 문제는 곧 결과의 문제이다'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서 배울 법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이 정도도 모르는 어른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교과서를 벗어난 현실세계에는 이 간단한 원칙조차 이해하지 못하는(외면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찬호 교수의 지적대로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추상적 개념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그 개념이라는 것은 '민주주의=다수결'이라는 단순한 등식이다. 대중의 이해가 여기에 머물러있는 이상 이나라의 민주주의는 국정원사건 같은 내부적 위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틈새를 잘 이해한 새누리당은 대중에게 영리한 질문을 던진다.

 

"그깟 댓글 몇개로 대통령이 바뀌었을까?" 

 

이 질문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층은 물론 이른바 중도-무당파를 표방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일반 대중에게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지적보다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계량적 판단이 더 합리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발표된 검찰수사결과는 이 질문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검찰은 국정원사건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발견된) 1760개 게시물 중 불과 67개 게시글에 대해서만 선거개입 혐의를 인정했다. '그깟 몇개'를 검찰이 승인한 셈이다. 3천만 유권자가 참가한 선거에서 고작 67개의 댓글이 미쳤을 영향력을 상상하게 하는 것, 새누리당 전략의 완벽한 승리다.  

 

알만한 사람들이야 저 숫자가 빙산의 티끌이라는걸 모를 리 없지만, 여당의 질문이 '공신력'을 얻은 이상 야당은 저 질문을 공식적으로 반박하는데 한계가 생겼다. 사람들을 화나게 할 '숫자'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전 저 질문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 나왔다. 그것도 다름아닌 검찰에게서.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나요?"

 

국정원 리트윗 5.5689개의 의미

   

1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담반 요원들이 대선관련 글들을 5만 5천689차례에 걸쳐 리트윗한 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법원에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느닷없다. 나는 윤석열이라는 인물과 수사팀의 '의기'만으로 67개5.5689개로 이어진 극적인 변화를 설명해내지 못하겠다. 윤 검사는 '67개' 발표 당시에도 수사팀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대강 몇십개로 정리하면 그뿐 아니었는가. 4개월 사이에 수사팀의 심경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어떤 계기가 있었던게 분명하다.

 

각설하고, 그들이 작성-리트윗했던 트윗의 내용들은 그들이 작성했던 개차반 같은 댓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댓글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숫자다. '5,5689'라는 숫자는 댓글이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도,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뭔가 엄청나 보인다. 실제로 엄청나기도 하다. 어지간한 파워트위터리안도 리트윗 천개를 넘기는건 흔한 일이 아닌데 무려 5만5천개라니, 저건 도저히 일반적인 트위터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다수 대중이 국정원사태의 위중함을 깨닫기 위해서는 댓글공작이 얼마나 위험한 패악질이며 그 효과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5만 5천이라는 숫자는 이 답답하고 따분한 과정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사실 검찰의 발표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번에 발표된 트위터 리트윗건은 <뉴스타파>가 지난 3월부터 줄기차게 보도해왔던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들이다. 그저 검찰이 공소장에 몇자 새로 적어 넣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몇글자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모든 언론이 다시 그 일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고, 여당은 전에 없이 긴장했으며, 야당과 시민사회의 태도도 한결 결연해졌다. 이 반전이 말해주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걸 남들도 다 알고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명명백백해 보이는 사실도 '민간'에서 구전되는 것과 수사기관이 공인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제 ‘그깟 댓글 몇개’라는 일축이 불가능해 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한강에 물 한바가지'라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효과가 예전같지 않다. 그들이 '필살기' 대선불복프레임을 다시 꺼내 든 이유다. 

 

기억해야 할 사람들

 

너무나 명백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라서 오히려 말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이 그랬을테고 독재시대에는 민주화운동이 그랬을 거다. 나는 작금의 국정원사건 역시 그것들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꼬리가 밟힌지 10개월,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가 지쳤다. 답이 없으니까, 피곤하니까, 그거 아니라도 당장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적당히' 화를 내고 입을 다물었다.

 

모두가 그랬던건 아니다. 아직도 입만 열면, 펜만 들면 그 일에 대해 말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면에서 뻔하고 식상하다. 그런데, 존경스럽다. 난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중요한 문제란걸 알면서도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입을 다문 기억이 많은 것 같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를 반복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비겁하다. 세상에 나같은 사람만 있다면 어찌될까 생각해보니 아찔해진다. 여전히 사건의 전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만한 진상이라도 밝혀질 수 있었던 건 끈질기게 같은 문제와 씨름해 온 '뻔한' 사람들의 활약 덕분이다. 앞으로 무엇이 얼마나 밝혀질지, 밝혀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거악에 맞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화내지 않은 모두가 무임승차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부조리를 바로 잡으려했던 사람들의 노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능동적인 주체로 살아갈지 무임승차자로 살아갈 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화내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이시대의 의인이라는 사실이다. 동참하지 않는다 해도 기억만은 해두자. 그것이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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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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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10.25 13:02 신고

    댓글의숫자 가담기관의 숫자 인원수보단 가담자들이 받은 금액을 조사해서 기사화하는것이 댓글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수있지않을까 합니다. 선거비용에 합산을 해서 기사화하면 이해도가 높을듯 합니다.

  3. 2013.10.25 13:03 신고

    대한민국엔 다수에 의한 독재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반수입니다.
    이 과반수는 대부분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족쇄로 얽혀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안의 우리는 서로가 무슨 짓을 해도 서로 용서가 되는 불가분의 공생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라는 무서운 족쇄로 서로를 구속하고 있는 겁니다.

  4. 2013.10.25 13:24 신고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보통과 평범을 말하지만 딱히 별볼일 없는 자들은.................분위기 따라 휩쓸리려는 경향이 강함.댓글을 보거나 하는 사람들은.....영향이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5. 2013.10.25 18:37 신고

    힘을 끌어 당기는 구심점이 잆어 그렇습니다.
    힘의 중심이 없기에 개개인의 의견은 한낮 공허한 메아리로 허공에 사라질 뿐입니다.
    인간은 이점을 본능적으로 느끼기에 말을 아끼는것이 아니라 그저 체념은 하지만 기억은 하고 있습니다.
    나쁜 습관은 쉽게 몸에 베지만 좋은 습관은 끊임없는 노력과 그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하듯...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선지자 분들의 끊임없는 투쟁은 결국 그 잠재된 기억을 깨우게 할것입니다.
    그것이 밑으로의 혁명입니다....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6. 2013.10.25 23:39 신고

    한마디로 현실 그대로 전해줄 언론이 전무하기 때문!
    광우병 때는 피디수첩이라도 있었지만.
    이젠 특종감 뉴스도 적당히 맛사지 해주자나?
    톤은 아주 별거 아냐. 하는 식으로.
    정말 어서 정권 바꿔
    개라이트 들과 조중동들 싹 쓸어 버려야 돼!

  7. 2013.10.25 23:47 신고

    과연 우리가 다시 민주주의를 찾을수 있을까요?
    정치적인 부분에서 과거로의 회귀가 우리에게 어떤 재앙으로 다가올 지 심히 염려됩니다.
    부디 49%의 우리가 끝까지 깨어있기를 바랄뿐입니다.

  8. 2013.10.26 06:23 신고

    궁금한게 51.6%라는 숫자는 단순한 우연인걸까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서 더 나아가 개표결과 역시 임의적인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고 있습니다 언론만 장악하면 여론조사라는 형식으로 선거 결과도 결정해버릴 수 있을거고 실제로 그렇게 된 거 아닌가 의심스럽거든요

  9. 2013.10.26 21:04 신고

    박근혜대통령이 커튼뒤에서 청나라 서태후처럼 통치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헐리우드영화에서도 보지못한 방법으로서 재판장에서 소송당사자로서 공판에 참여하고 있는 윤석열검사를 날려버린 경우는 지금껏 영화에서도 보지못한 무지막지한 방법입니다
    윤석열여주지청장을 다시 댓글수사공판팀장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는걸로 간주해서 의심할수밖에 없습니다
    저번에 국정원을 사이버보안총괄기구로 하는 법령을 만들려고하다가 통과 못한거 같은데 이 법령자체가 국정원과 박근혜대선캠프와 새누리당과 모종의 거래관계로 만들어진 법령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10. 2013.10.28 20:39 신고

    화를 안 내는 이유는 당신들이나 당신들이 비판하는 사람들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걸 이제 알았기때문입니다. 한국이 원하는 것은 '합리성'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그들은 아직도 이데올로기에빠져있고 아직도 그걸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범죄에 대해 인권적 처벌을 원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합리성잇는 처벌을 원하고 있습니다. 대학등록금도 똑같습니다. 두 여야당에서 애기하는게 지켜질리가요? 나랏돈이 무한대로 아니고..결국 다 똑같습니다.

  11. 2013.10.28 20:41 신고

    어떻게 하면 이 나라의 파이를 누가 먹을까라고하면서 궁리만 하고있습니다. 적어도 이나라는 이데올로기에 빠진 사람들은 이제 정치계에서 빠져야합니다. 기존사고로는 아무리해도 벗어나지못합니다. 그리고 대선떄도 여당이 훨 질서있게 잘하더군요. 우리동네 야당 도우미의원은 길기에 가래침을
    쪽쭉 뱉고 뒤둥뒤둥걷느데..참..가관이었습니다.

  12. 2013.10.28 20:44 신고

    박정희글만도 그렇죠. 박정희에 대해 어떤 한점을 칭찬하면 당신들은 엄청 몰아세우죠. 마치 당신들은 여당보다 박정희가 더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정작 박정희 망령은 당신들이 사로잡혀있죠. 박정희을 위한 비난하기위한 비난..이런이데올로기는그만하죠. 우리가 원하는것은 합리적 비난입니다. 이렇게 해도당신들은 이해못하죠. 왜냐하면 이제 이데올로기세대는 바꿔야되기때문입니다.

  13. 2013.10.28 21:01 신고

    이번 대선 개입은 그 형태가 댓글이든, 갯수가 몇개이든, 그것이 쟁점이 아닙니다. 국정원이라는 정부 주요 기관이 대선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을 했고, 조직적인 활동을 했다는게 문제지요.
    그 행위가 대선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실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이 일은 당연히 여당 측에서 이득을 본 사건이기는 하지만 전 여당야당 지지자 모두가 분노해야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여당의 지지자 역시 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를 침해 당한 것이기 때문이죠. 무려 거대 정부 기관에 의해서.

    훗날 야당이 다시 정권을 잡을 시점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도 여당 지지자들 가만히 계실건가요? 전 야당 지지자로서 굉장히 화를 낼겁니다. 그러고도 너희가 민주주의 사회를 대표하겠느냐, 진보진영 같은 소리도 하지 말고 북한으로 꺼지라고 할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태가 참 착찹하고 암담합니다. 스스로의 당연한 주권을 침해당하고도 그저 자기 지지자가 정권을 잡으니 오히려 감싸 안는모습...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자니 정말 이 나라를 뜨고 싶습니다

  14. 2013.10.31 15:39 신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8393

    애초에 글의 내용에서 새누리당이 67개라는 숫자로 축소한 것을 지적하시면서 이 글에선 5만5천개라는 숫자를 강조하면서 확대하시려고 하네요. 링크한 기사의 내용대로 대충 계산해보면, 109일동안 39개의 계정으로 나눠보면, 하루에 대략 13개의 글을 작성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RT한 걸 제외하면 하루에 많아야 3~4개 정도 작성했겠군요. 이미 다른분이 계산한 것도 있네요.

    하루에 3~5개. 일반적 트위터 사용자들도 충분히 작성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5만5천개를 '어지간한 파워트리안도 경험해볼 수 없는 엄청난 숫자' 라고 강조하시는데, 그 5만5천개의 댓글이 한 두 개의 계정에서 모두 작성된 것도 아니고 말이죠. 기간, 몇 개의 계정 등과 같은 언급 없이 단순히 67개와 5만5천개라는 숫자만을 언급하시면서 단순하게 비교하시는 건 무리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흔히 표현되는 물타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내용 같습니다.

    박사모를 국정원 직원이랍시고 엮어넣었다던지, 아청법으로 적발된 PC방 관련기사를 안철수 반대성 트윗으로 분류했다는 검찰 기소내용을 보건데 솔직히 5만5천도 과연 그중 얼마가 대선개입일지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뭐랄까... 글의 내용 전반에 걸쳐서 '이번 국정원 사태에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 라는 대전제가 깔려있는 느낌입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보고 이곳으로 넘어왔는데 댓글들이 모두 별로 우호적이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바보고 눈과 귀를 막고 있기 때문에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중에는 글쓰신 분보다 더 많은 지식, 경험, 연륜, 정보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구요. 그런 사람들은 바보라서 가만히 있을까요?

    누군가 단 댓글처럼 '전형적인 닫힌 사고'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도하신 내용이 뭔지는 알겠는데 말이죠. 거악? 글쎄요. 그 표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가장 중요한 점은 내용을 떠나서 글이 공격적, 비난적입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글입니다.

    • 2013.11.02 12:11 신고

      그랬다 치고~~ 어쩌자고??
      니 생각이나 말은 다 맞고 위의 글은 틀리니 선동질 말라는 거여?

      그냥 닥치고 너나 잘하면 안되겠니?
      욕 나오니까!!!!!

    • 2013.11.04 22:26 신고

      위엣분;; 그래도 나름대로 일리는 좀 있는 글인데 그런 식으로 무작정비난욕설식 대응하시면 트집잡힐 빌미만 제공하는 거 아닌가요...... 이러니 진보는 논리적 대응도 못하면서 우기기만 한다는 소리를 듣지
      마음에 안드시는게 있으면 정확하게 꼬집어서 비난 아닌 비판을 하세요. 못하실거면 차라리 아무것도 적지 않는게 낫습니다. 님이 단 댓글은 '일리는 있지만 내마음에 안드니 그냥 닥치고 꺼져!!' 라고 억지부리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2013.11.06 22:28 신고

      글쎄요, 분명 세부 설명을 생략한 것은 사실이나 그 전체적 개수는 마찬가지 입니다. 하루에 3~5개는 분명 일반인들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도의 글이지요. 하지만 일반인이 수십개의 계정을 돌려가며 몇개씩 매일 글을 남기지는 않지요. 더구나 국가기관에서 그것을 업으로 작업을 한 것에는 더욱 큰 차이가 있구요. 또한 밝혀진 가시적인 양이 그정도이지 사건 발발 후 삭제된 글들이 더 많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잖습니까? 게다가 정지된 계정의 사유는 같은 내용을 몇번 이상 반복하여 게시라는 구체적 사유도 있구요. 그걸 생각하자면 과연 그저 분노에 차서 매도하고자 한다고 볼 수는 없을듯 하네요.
      그리고 제가 가장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왜 국민이 화내지않아야 합니까? 당연히 모두가 분노해야 하는 사건 아닌가요? 지지 정당이 뭐든, 어느 후보를 지지했던간에 이 사태는 투표권을 가진 모든 국민이 주권을 유린당한건데요?
      이런 사태에 분노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산주의자라고 봅니다.
      국정원이 국정원이라는 이름을 지고 한 짓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보다 더 공산주의적이었구요, 그것에 분노하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흘러 지나치는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얼마나 갈구하고 어떻게 이룩한 민주주의인데 내 선호 정당 여부에 따라 그렇게 쉽게 흔들릴 수가 있습니까?
      정말 비상식적이시네요

    • 2013.11.07 13:34 신고

      글쎄요 주권을 유린당했음에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에서 한 것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아예 주권을 유린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가만히 있는 게 아닐까 하네요. 애초에 주권을 유린당한 적이 없으니 화낼 이유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지금 국정원에서 단 댓글들은 대선개입을 위한 댓글이 아니라 그냥 대북심리전을 위한 댓글들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대선에 관련된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이건 국정원측에서 한결같이 주장하는 내용이죠

      사실이야 뭐가 됐든 사람은 보고 싶은 걸 보고 믿고 싶은 걸 믿는다는 말이 맞는 거 같네요.

    • 추가적으로 수정/삭제> 댓글주소
      2013.11.07 18:04 신고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에 덧붙여서,
      만약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본다면, 그들이 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고 댓글로서 대선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그런데 공무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박근혜를 욕하고 문재인을 찍어야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람도 많다는 게 문제죠. 한 가지 예로 공무원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들 수 있겠네요.
      그러니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이 아니라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만약 국정원 댓글을 대선개입으로 볼 거면 다른 모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던 공무원들의 댓글이나 글도 문제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겁니다.
      어차피 니네 쪽 공무원도 같은 짓을 했는데 그까짓 댓글 몇 개 정도 어떠냐는 생각이랄까요.

  15. 2013.11.01 16:56 신고

    글 잘읽고갑니다. 망각했던 제자신이 부끄럽네요

  16. 2013.11.01 16:56

    비밀댓글입니다

  17. 2013.11.12 16:34

    비밀댓글입니다

  18. 2013.11.13 16:28

    비밀댓글입니다

  19. 2013.12.15 09:53 신고

    국정원이 남긴 댓글 보고 문재인표에서 박근혜표로 넘어간사람이 얼마나 될꺼같으세요 어짜피 찍을사람 다정해놓고 한 대선입니다 국정원이 불법 저질렀으면 법으로처벌하면되고 박통이시켰으면 죄를물으면됩니다 댓글때문에 박통이 대통령이됐다는말은 정말 어처구니가없네요

    • 이이ㅡㄴ아 수정/삭제> 댓글주소
      2014.01.10 03:41 신고

      그럼 선거는 필요 없네요 경상도 인구와 그 출신을 합하면 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반을 훌 쩍 넘으니까 쭈 욱 누리당이 하면 되겠네요

    • 2014.01.10 03:43 신고

      그리고 어떻게 누가 밝혀서 죄를 물어 벌을 하죠?

  20. 2014.01.10 03:37 신고

    반장선거가 있다 반 아이들은 30명 그중 26
    명은 후보를 정했다 근데 담임읏 매일 쪽지를 도리며 특정 후보 욕을 한다 선거 기간내내 그럼 나머지 4명은 어떻게 결정할까 정말 그 쪽지의 글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선거결과에
    글구 그렇다면 모든게 정해져 있으니 선거나 투표라는 행위는 의미가 있는걸까? 생각해보라 내가 좋아하지 않는 광고 내용이라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것에 의해서 우리는 어느 날 그 물건이 내손에 있는걸 깨닫게 될 것이다. 누리당은 이 속성을 너무 잘 안다 왜 느낌 아니까~ 친구 중 한명도 그런 말을 했다 그런 댓글에 넘어갈 사람은 없다고 그러나 인간은 진실보다 소문을 더 좋아하는 법이며 그런 소문에 혹하실 선량한 시민이 너무 많다는 것

  21. 견마지로박정희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6.09.07 23:42 신고

    국정원 댓글문제도 엄청난 사건이지만 대선부정선거(전자개표조작) 또 물타기로세월호사건 ㅋㅋ 어마어마하죠 국정원이야 윗두개에 비하면.. 일단 왜누리 2중대 언론들 때문에 우민한 국민들은 똥오줌 구분도 못하고 젊은 세대나 아는분들은 야당과 합심이 돼야 하는데 야당도 왜누리 스파이들이 많아서 기동력이 딸리니 일단 정권교체 하기전에는 막막하다. 일단 다음대선전에 선거제도를 확실히 바꾸면 정권교체는 문제없음

 

<열혈남 윤석열 검사>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이 편찬한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당대의 지방 관리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정리한 지침서다. 목민심서가 가르치려 했던 청렴하고 강직한 공직자상은 현대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한 명저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오마쥬들이 양산되면서 공직윤리의 지침서로 읽혀지고 있다.

 

목민심서에서 읽은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정약용)/봉공육조(奉公六條) 예제(禮際)

 

 唯上司所令(유상사소영) : 상사의 명령하는 것이

 

 違於公法(위어공법) : 공법(公法)에 어긋나고

 

 害於民生(해어민생) : 민생을 해치는 것이라면

 

 當毅然不屈(당의연불굴) : 마땅히 꿋꿋하게 굴하지 말아야 하며

 

 確然自守(확연자수) : 확연히 스스로 지켜야 한다.

 

 

목민심서가 세상에 나온지 200년, 정약용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실천한 관료가 나타났다. "항명이다", "하극상이다", "조폭만도 못한~"  21일 국정감사장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한 남자에게 거센 지탄들이 쏟아졌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이야기다. 윤 검사에게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더욱 독한 말로 그를 몰아부쳤고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증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

 

기세등등하게 윤 검사를 몰아치던 여당 의원들의 낯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들이 당황한 이유는 저 말에 마땅한 대응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명하복을 지고지순의 가치로 여기고 살아온 인생들에게는 난생 처음 듣는 전복의 언어였을 터이니. 나도 당황했다. 진흙탕 같은 국정감사장에서, 그것도 일선 검사의 입에서 저런 명언이 튀어 나올 줄 누가 았알을까. '신목민심서'가 만들어진다면 그 첫 구절로 손색이 없을 명문이다.  

 

"물고문 해서라도 자백 받으라고 지시할 때 이의제기하나? 위법을 지시하면 따르면 안 되는 것이다"

 

적나라한 '확인사살'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폐기된지 10년이 지났지만 검사사회에서는(대부분의 관료사회에서는) 여전히 상명하복이 금과옥조의 순리로 여겨진다. 이를 공개석상에서 정면으로 반박한 윤 검사의 일침은 꽤나 도발적이다. 그는 상명하복의 원칙을 어겨야 했던 부득이함에 대해 항변한 것이 아니라, 상명하복이란 체계 자체를 부정하고 전복시켰다. 그들 세계에서는 신앙과도 같았던 원칙과 가치관을 송두리채 부정한 것이다. 마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골품제의 천박함을 지적했던 김춘추처럼. 이 급작스런 파격에 누군들 당황하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람이 아닌 '다른 것'에 충성한다는 뜻이다. 상명하복(上命下服)에서 상(上)을 상사, 권력자로 보지 않는다면 그는 이 원칙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 상(上)자리에 다른 것, 이를테면 '국민'이나 '법' 같은 것을 넣는다면 상명하복은 야만이 아닌 숭고한 이상이 된다. 그가 말하려 했던 건 이것이 아니었을까?

 

'사람에 충성하지 말라'

 

저 문장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것이 한국사회가 처한 작금의 현실에 너무나 와닿는 구절이기 때문이다. 저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 국정원사건의 본질이 ‘사람에 대한 충성’이었다는 것을. 이번 공작을 지휘-감독한 원세훈 국정원장에서부터 역삼동 오피스텔의 말단 김하영까지 그들은 한결같이 '사람'에 충성했다. 선거 직전 수사결과를 공갈로 발표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과 그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 축소-은폐수사에 힘을 보탰던 수사관들 역시 다르지 않다. 함께 부정선거에 가담했던 국방부와 보훈처의 졸개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 거대한 공작이 모두 일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자에게 충성을 바쳤던 관료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이 광기의 무대에서 사람이 아닌 '다른 것'에 충성한 인물은 권은희와 채동욱, 윤석열 정도가 고작이다. 국정조사 청문회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수십명의 검-경 관계자들은 단지 '영혼이 없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만큼 잘 기름칠 된 '부품'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미리 준비된 각본에 따라 마치 한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런 금속성의 '부품'들 사이에서 인간 권은희, 윤석열이 빛을 발했던건 당연하다. 

 

‘사람에 대한 충성’은 사라져야 할 중세의 구습이다. 관료들이 권력자에게 충성하는 사회에서 국정원사건과 같은 '충성비리'는 근절 될 수 없다. 민주주의가 지배하는(지배해야 할)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관료들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권력자가 아닌 민주주의와 법, 국민이어야 한다. 윤석열 검사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사람에 대한 충성'이 사라질 때라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나라의 관료들이 윤 검사의 일침을 가슴에 담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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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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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3 10:30 신고

    님의 명쾌한 혜안에 동감합니다.
    국민과 나라에 충성하는 공직자..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사회....
    이래야 자랑스런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 2013.10.23 21:37 신고

    늘 핵심을 찌르는 글에 감동받고 있습니다!
    언제글이올라오는지 늘 기다리며 기대하고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3. 2013.10.26 10:58 신고

    진짜 멋진글입니다!!!

  4. 2013.10.30 08:51 신고

    대한민국에 윤석열검사와 같은 사람만 있다면 모든 거악들이 일거에 제거될텐데..
    적어도 희망을 보여준 윤검사의 기개와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는 역사에 남을 만큼
    우리사회에 그리고 그저 일신영달을 위하여 아부하는 소인배들에게 큰 경고로 각인될 터..
    윤검사는 절대로 그자리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물러서면 안되고, 끝까지 이 사회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사퇴함으로 그걸 원하는 자들이 바라는 대로 일시적인 찾잔의 미풍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5. 2014.03.01 05:12 신고

    그렇다면 윤석열의 사람은 실체가 없는 것인가? 그의 사상이 과연 온전하게 국민을 바탕으로 한것이라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런 문장뒤에 숨은 윤석열의 사람, 즉 비뚤어진 사상이 영웅시되어야 할 근거에서 비릿한 냄새가 난다. 또 그가 말하는 상명하복에 따를 수 없다면 그 경위를 당당히 밝혀야 할 것이고 검사임명 당시 이를 주장하고 분명히 해야 햇다. 한 사람의 양심으로 포장된 영웅심리가 진정한 국민의 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6. 2014.04.23 09:21 신고

    마음을 움직이게하는 글입니다~!!
    정약용 선생님이 다시 태어나시길....

 

<화성침공에 나선 서청원 전 의원>

설마설마했다. 차떼기의 주역 서청원씨가 기어이 화성갑 재보선에 출마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개입설이 보도되고 몇일 뒤 실제로 서청원씨에게 새누리당의 공천장이 전달됐다. 대통령의 의중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공천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엄정한' 자격심사를 거친 결과라는 사실이다. 당의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 저런 인물이 공천됐다면 저당의 공천심사기능은 이성을 상실한 상태라고 봐도 되겠다. 이제 저당에는 대통령의 폭주를 견제할 '수요모임'도 '민본'도 없다.  

 

2002년 차떼기와 2008년 공천뇌물로 두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서청원은 비리정치인의 전형이다. 당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 도덕성, 지역주민들의 신뢰도를 우선으로 고려하겠다던 공추위가 난데없이 비리전력자를 공천했으니 비난이 쏟아지는건 당연하다. 서청원의 '연착륙'을 도우려는 새누리당의 노력은 눈물겹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11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게 아니라 당을 위해서 쓴 돈이고, 그 당시 살아있는 권력에 의해서 희생된 분"이라며 '덕담'을 전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공천위원 김재원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청원 씨를 이렇게 소개했다.  

 

"서청원 전 대표의 경우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과거 낭만주의 정치시대의 막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남은 낭만주의 정치인인데요, 그 시대의 정치가 요즘 새로운 시대의 국민들 시각으로 보면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본인은 또 그것을 충분히 자신의 장점으로 덮고 국민 여러분들께 당당하게 심판에 나갈 수 있는 그러한 능력과 자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낭만.. 무려 낭만이라니... 의리를 아는 남자 김재원은 어찌하여 그를 '낭만주의자'라고 표현했을까?   

 

'낭만주의자'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

 

한 정당이 재벌들에게서 800억대의 돈뭉치를 트럭채 삥뜯었던 '차떼기'사건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기발하고 대담했던 선거범죄로 기억된다. 당시 서청원은 당대표로 한나라당의 대선을 지휘했던 사령탑이었으니 차떼기의 '몸통'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차떼기의 꼬리표가 떨어질 때 쯤 그의 정치역정에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2007년 주군 박근혜씨가 경선에서 이명박씨에게 패배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싸움에서 패한 친박계는 이듬해 18대 공천에서 친이계에 의해 '학살'당한다. 위기에 몰린 친박계 좌장 서청원은 결단을 내렸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을 이끌고 탈당해 박근혜씨를 '장외'에서 지원하는 충성집단 '친박연대'를 창당한 것이다.

 

<친박연대 18대 총선 포스터>

해방이후 수많은 정당이 흥망을 거듭했지만 서청원씨가 만든 친박연대만큼 이상한 정당은 없었다. 당의 설립취지와 존립근거는 오로지 '박근혜'란 이름으로 수렴됐으며, 그이름 석자 앞에서 당의 노선이나 당헌당규 같은 것들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 정당이라는 법적 지위를 얻었지만 실상은 종교집단에 가까웠다. 한사람의 이름을 들어내고 나면 먼지만 남는 집단을 어찌 정상적인 정당이라 하겠는가. 가장 기이했던 건 친박연대가 받들던 박근혜씨는 정작 다른 당의 당원이었다는 사실이다. '친박연대'라는 코메디는 '친박' '친이'라는 정치적 이익결사체들간의 골육상쟁이 빚어낸 촌극이었다. 

 

2002년 한나라당 대표시절 800억을 '모금'했던 서청원씨는 6년 뒤 친박연대 대표로 변신해 소박하게 30억을 모금했다. '낭만'을 모르는 한국의 공직선거법은 그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원래 그런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새누리당은 전략공천이란 이름으로 그를 다시 한 번 중용했다. 서청원을 복권한 새누리당 공추위의 변이 재미있다.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고, 비리전력에 대한 논란은 개인이 착복한 돈이 아니고 당에서 당비로 쓴 것으로 평가했다. 본인이 충분히 소명했다. 나름대로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공천위원간 토론 끝에 공천했다."

 

새누리당은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두 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에게 '개인 착복'여부를 따져 복권을 결정했다. 차떼기만큼이나 기발한 공천방식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뇌물의 '용도'를 따져 서씨의 면책을 판단하면서도 당이 그돈을 받아 어디에 썼는가는 고려하지 않았다. 부정의 모태였던 저당은 애초에 비리전력자들을 사면할 권리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친박연대가 서청원이고 서청원이 곧 친박연대였던 판국에 '개인적 착복'을 따지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친박연대의 득세가 곧 서청원 개인의 영달이었으니 말이다.    

 

말은 바로해야 한다. 서청원의 비리전력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리정치인 서청원이 존재할 뿐이다. 어떤 수사를 동원해도 그가 최악의 선거사범이자 공천장사꾼이라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트럭채 돈다발을 건네 받고, 공천장을 팔아넘긴 죄목이 대체 어떤 방식으로 소명될 수 있단 말인가?

 

현대판 음서제가 실시되는 가풍

 

특권과 비리를 중히 여기는 서씨의 기질은 가풍(風)으로 이어졌다. 올해 35세인 서씨의 아들은 지난 4월 별도의 채용공고도 없이 국무총리실 서시관(4급)에 특채됐다. 총리실은 "비서직 업무 특성을 고려해 별정직 공무원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공고절차를 생략하고 채용했다"고 항변했다. 총리실 4급공무원 직위에 아무 절차도 없이 '임명'된 자가 하필 서청원의 아들이다. 이게 정말 '적법한'일이라 믿는 바보는 없다. 모 대기업 집안의 며느리인 서청원씨의 딸은 작년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사건의 당사자로 기소됐다. 공천 뒤 문제가 불거지자 서씨 측은 “출가한 딸의 문제이지만 서 전 대표는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입장을 밝혔다. 딸의 과오에 대해 '출가외인'이라는 말로 거리를 두려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노욕의 추함을 느낀다.   

 

두 사건의 성격은 고위층의 특혜 범죄라는 점에서 꼭 닮아 있다. 서청원씨는 당대표라는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공천장을 팔았고, 그의 아들은 알 수 없는 후광을 등에 업고 고위직에 특채됐으며, 그의 3세는 어미의 부정한 특혜로 외국인학교에 입학했다. 2013년에도 음서제가 실시되고 있는 서씨의 집안, 화성시민들은 이집안의 독특한 가풍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괴물의 침공을 막아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치인 서청원은 70노구를 이끌고 다시 선거판에 나섰다. 차떼기나 공천장사, 자녀들의 비리 따위는 그의 정치역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없다. 당마저 깨끗이 용서한 마당에 째째하게 그런 걸로 시비거는 사람은 낭만을 모르는 사람이다.

 

‘낭만’이란 말만큼 낭만적인 말은 없다. 그런데, 내가 알기론 우리 정치사에 그런 아름다운 말로 회상될만한 꽃시절은 없었다. 후배 김재원 의원이 '낭만'이란 말로 서청원을 포장하려 했던 건 이성적인 언어로는 도저히 그의 과거를 덮을 수 없었기 때문 일거다. 아무리 교묘한 수사가 판치는 정치판이지만 정치인 서청원의 과거마저 예쁘게 포장할 수 있는 언어는 세상에 없다.

 

이런 비판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의도대로 되고 있다. 선거가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았지만 거대한 이슈들에 눌려 재보선소식은 지면을 타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관심도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9일 서청원씨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 40여명을 포함한 2,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세를 과시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서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서청원의 화성침공작전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번 선거가 조용한 것이 불만이다. 선거판이 떠들썩해져서 서청원씨가 충분한 망신을 당했으면 좋겠다. 다른 구태-비리정치인들이 이선거판을 보고 함부로 노욕을 품지 못할 만큼 말이다. 이것은 단지 의석 1석, 서청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대선판에서 나타났듯 아직 노욕을 꺽지 못하고 근근히 기회를 노리는 구태정치인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를 맥없이 당선시킨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서청원이 속속 복귀할 멍석이 깔린다. 그들이 김기춘, 서청원의 무사귀환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가질지는 너무나 뻔하다. 이것이 서청원의 화성침공에 반대하고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 공은 화성시민들의 손에 넘겨졌다. 부디 선량한 화성시민들이 대오단결하여 괴물의 침공을 무사히 막아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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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2 22:59 신고

    그럼 누굴시켜야 합니까?.. 직접 고르시던가...

  2. 2013.10.22 22:59 신고

    그럼 누굴시켜야 합니까?.. 직접 고르시던가...

  3. 2013.10.27 11:20 신고

    자식인지사위며느리한테외제차사라고준돈이10억이라나
    나는돈이없어서전세대출도못받고월세내느라식사도세끼몬먹는다이사람아외제차너무조아하지마

 

"내가 안그랬다고요"

 

1938년 10월 30일, 미국 CBS라디오에서는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겁에 질린 채 거리로 뛰쳐나왔고, 뉴저지 일대는 순식간에 교통이 마비되고 폭동이 일어나 대혼란에 빠졌다.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민들을 놀래켰던 외계인침공 소식은 사실 H. G.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을 바탕으로 만든 오손 웰스의 라디오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단체로 드라마에 낚인 시민들은 멋쩍은 표정으로 집으로 향해야 했다.  

 

어제 한국에서도 비슷한(?)일이 벌어졌다. 어제 오후 6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국회 정보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은 총공격 명령 대기 지시를 했는데,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가 되어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 각 동지들이 자기초소에 놓여있는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서로를 위해 해야한다는 지시다"

 

이소식을 전해들은 언론들은 앞다투어 '김정은의 총공격 명령'을 속보로 타전했다. 연합뉴스의 최초 보도를 시작으로 수백개의 언론이 같은 내용의 속보를 전하자 이소식은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약 40분 뒤 정청래 의원이 급하게 정정브리핑을 가졌다. 정 의원은 조 의원이 언급한 '총공격 대기 명령'은 김정은의 발언이 아닌 이석기 의원의 발언이었다고 정정했다. 조 의원이 국정원 측이 재생한 이석기 의원의 RO모임 강연을 듣고 김정은의 말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언론들이 황급히 정정보도를 냈지만 '총공격 명령설'은 이미 퍼질대로 퍼진 뒤였다.  

 

시민들이 단체로 '거짓' 속보에 낚였다는 점에서 어제의 해프닝은 38년 뉴저지에서 일어났던 일화와 유사하다. 휴전선 넘어 200만 대군과 인접해 있는 남한 국민들에게 북한의 총공격 소식은 외계인침공 소식에 비견될 만한 치명적인 위협이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들은 뉴저지의 시민들처럼 거리에 쏟아져 나오거나 피난을 준비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위협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했던 뉴저지 시민들과 언론의 실제 '총공격'보도에도 태연했던 한국 시민들, 단지 사실 같았던 드라마와 거짓말 같았던 언론보도 때문이었을까? 여기에 대한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만성화된 북한의 위협

 

2. 언론의 (북한관련)과장·허위보도에 익숙해진 국민들

 

3. 1번을 과장해 이용하는 정치세력

 

4. 실제로 낮아진 전쟁가능성

   

이중 1번은 상수이고 4번은 논쟁적인 문제라 치면, 지적할 수 있는 원인으로 2번과 3번이 남는다. 어제의 소동은 순전히 2번과 3번이 만나 벌어진 희극이었다. 발화자 조원진 의원은 사실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어를 잘못 이해했고, 언론들은 저 망말을 확인없이 그대로 인용한 채 속보경쟁에 뛰어들었다.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가 전파를 탄 것이다. 1938년의 뉴저지가 그랬던 것처럼, 어제 정청래 의원의 정정보도가 나가기까지 약 한시간 동안 한반도는 언론이 만들어낸 가상의 전쟁상태였다.

 

<김정은과 이석기를 헷갈린 조원진 의원>

 

한국 국민들이 늘 어제처럼 초연했던 것은 아니었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때, '서울불바다' 발언이 나왔을때는 남한에서도 1938년 뉴저지의 상황과 흡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은 라면과 식료품을 사재기했고 시중에 방독면이 품절됐으며, 상당수 가정들이 실제로 피난을 준비했다. 당시의 모든 언론들은 하루종일 특집뉴스로 북한의 동향을 전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사재기 같은 건 없다. 방독면을 못구해 안달난 사람도 없으며, 주식시장도 전방 지역의 땅값도 그대로다. 앵커가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십시오"라는 고루한 멘트를 날리지 않아도 국민들은 알아서 생업에 매진한다. 어제의 해프닝은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촉각이 무뎌졌음을 보여준다. 우리 대통령이 북측 지도자와 만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벌써 두 차례나 생중계 됐고, 우리 기업들이 개성에서 공장을 돌린지 10년이 넘었다. 우발적인 남북 긴장상황은 충분히 학습돼 있다. 이제 국민들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어제의 태연함을 ‘안보불감증’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이유다.

 

"국가 간 전쟁 연습, 군사적 긴장 고조의 목적은 전쟁이 아니라 내부 통치전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 전쟁 불감증이 당연한 이유는 두 가지다. 승부도 출구도 없는 공멸의 현대전, 그리고 당장 일상의 삶이 ‘더’ 다급하기 때문이다." - 정희진 '불감증의 위계' -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여전히 남한사회의 주류 정치세력은 북한의 위협을 필요로 하는 냉전주의자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북한발 군사위협은 늘 막대한 정치적 이득을 안겨주는 지니의 램프였다. 그들이 냉전주의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제 조원진 의원의 '착각'도 그런 심정의 발로였을지 모른다. 나는 '김정은이 총공격 대기 명령을 내렸다'는 그의 발언이 착각이 아닌 '바람'에 가까워 보인다.   

 

냉전주의가 대내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매카시즘이다. 냉전주의-매카시즘의 작동조건은 국민의 '불안'이다. 이것들은 국민의 불안이 끝나는 순간 힘을 잃는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이제 김정일이 죽어도, 개성공단이 문을 닫아도,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져도, 심지어 김정은의 총공격명령 소식에도 공포에 떨지 않는다. 일련의 사건들을 대하는 사회일반의 담담함은 한국사회에서 냉전주의-매카시즘의 시효가 끝나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제 보여준 국민들의 시크함이 유쾌했던 이유다.

 

이제 남한사회에 전해지는 북한발 군사위협 소식은 오손 웰스의 라디오드라마와 같다. 뉴저지 시민들은 드라마에 제대로 한번 속고 난 뒤 실제와 허구를 구별하는 법을 배웠다. 하물며 '비슷한 드라마'에 수십 수백번씩 속아왔던 한국의 국민들이 그런 레파토리에 계속 속을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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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9 11:32 신고

    분명 현존하는 위협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년에 걸쳐 보수주의자인지 냉전주의자인지도 모를 정치인들이 하도 울겨먹어서....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언론까지 부화뇌동하는 상황이니....언제까지 양치기 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야 할지 생각하면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2. 2013.10.09 16:24 신고

    세상이 달라졌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듯 합니다.
    결국 선거철되면 또다시 등장하고 표심은 영향받아 출렁이고...
    국민은 이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을 언제쯤에나 거짓말로 제대로 알게 될까요...

  3. 2013.10.09 19:46 신고

    북한은 양치기 소년같다 뭐 하루이틀이여야지 당황하지

  4. 2013.10.10 08:43 신고

    속보이는 종북타령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속을 만큼 속았거든요. 효력이 다한 약을 앞으로 어떻게 더 팔아먹을지 그게 궁금합니다.

  5. 2013.10.12 15:05

    비밀댓글입니다

  6. 2013.10.22 17:12

    비밀댓글입니다

  7. 2013.10.27 11:03 신고

    지구상현존이데올로기우려먹는공안당국부끄럽다여주간사람도간첩으로몰고갈까우려된다정의실종개탄스럽다부자는월세한달수천만원씩받고국민고혈빠는거머리들가난한천민은월세모면할대출은행가보셔대통령각하해주나절대안돼요우리도살게좀해줘요온국민을빨갱이로몰고가지말고요난빨갱이가아니라고여태파출소한번안가본사람이라고

  8. 2014.02.18 16:09 신고

    혼란을 야기한 의원 이 여당 이여 야당이여 알고싶네

  9. 2015.09.25 22:38 신고

    김정은이변덕에 국민들만 복이네요
    더고생하지말고 중국으로 오세요


    보안서장 리학철이한테 부탁하세요 그자식 입이커서 많이받아먹어그러지 돈만주면중국에보내줘요 한번 찾아가보세요

 

<4억년 동안 진화하지 못한 실러캔스>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생물은 진화를 한다. 그런데 수천만년~수억년 동안 진화를 하지 않은 채 살아남은 극소수의 생물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부른다. 동물 중에는 실러캔스, 바퀴벌레 같은 것들이 있고 식물 중에는 은행나무, 버드나무 같은 것들이 있다. 살아있는 화석들은 과거 지구에서 멸종된 생물과 현재의 생물과의 진화관계를 규명하는 연구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진화는 자연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자연계의 진화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인간의 문명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그들이 진화하지 않은 이유

 

낡은 물건중에는 고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하면, 너무 낡아 버려야 할 물건도 있다. 낡디낡아 도저히 고쳐쓰지 못할 물건 말이다. 정당중에도 그런 것들이 있다. 어떤 나라에는 기독교 원리주의 정당도 있고 어떤 나라에는 아직도 무산혁명을 꿈꾸는 정당도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새누리당이 있다. 대개의 낡은 정당들은 집권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 한국의 새누리당은 작년 또다시 집권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복고열풍이다. 지난 2일 홍사덕 전의원이 관변단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대표상임의원으로 내정된데 이어 어제 서청원 전의원이 화성 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의원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이 불과 1년전 일이고, 서 전의원은 차떼기의 주역이자 5년전 총선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친박연대 공천비리의 몸통이다. 그보다 두어달 먼저 부활한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 옹은 유신헌법의 산파이자 희대의 관권선거 모의사건인 초원복집사건의 주모자다. 

 

이들 셋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범죄의 주인공이라는 점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역정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온 '올드친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년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은 친박계 원조 좌장으로 물리는 인물이며, 서청원은 2008년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부대 친박연대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김기춘은 잘 알려진대로 유신헌법의 초안작성자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자문그룹 '7인회'의 맴버로 대를 이어 박 씨가문에 충성을 바치고 있는 인물이다. 아무리 대통령의 인사권이 막강한 나라라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보은인사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범죄자들에게도 갱생의 기회는 주어져야 마땅하나 정치무대가 정치범죄자의 갱생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다지만 공천뇌물을 받고 관권선거를 모의했던 자들이 다시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내미는 건 너무 파렴치하다.  

 

저 당은 박정희 소장이 대통령이 되었던 50년 전부터 그의 딸이 대통령이 된 2013년이 되기까지 한걸음도 진화하지 못했다. 지역주의, 공천비리, 부정선거, 성추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끊어내지 못한 새누리당은 한국정치사에서 나타났던 모든 구태들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지금 저 당의 대표는 31년전 선량한 대학생들을 간첩으로 몰아 무기형을 내렸던 공안판사 출신이고, 저 당에서 배출한 현직 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의 철학을 그대로 계승한 정치적 아바타다. 통째로 들고 50년전에 데려다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면면들이다. 새누리당은 낡음의 상징이요 살아있는 화석이다.

 

50년이란 시간은 한 인간이 태어나 지천명(知天命)에 이른다는 긴 세월이다. 반백년의 세월을 제자리에 머문 정당이라면 분명 연구할 가치가 있다. 요즘 새누리당은 '진화하지 않으면 나처럼 된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잘 연구한다면 한국정치가 그동안 왜 발전하지 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란히 귀환한 올드보이 서청원(左)과 홍사덕(右)

   

반면교사 새누리당에게 배우라

 

살아있는 화석이 진화하지 않았던 이유는 진화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우월한 생존조건을 가진 탓에 진화하지 않고도 멸종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새누리당에게도 그런 우월한 생존조건이 하나 있다. 경상도를 기반으로 한 패권적 지역주의가 그것이다. 지역주의 구도가 가장 중요한 투표요인으로 남아 있는 이상 새누리당은 인구 구성비로 볼 때 선거에서 질래야 질 수가 없는 당이다. 이렇게 완벽한 생존조건을 가졌기에 그들은 진화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새누리당에게도 변화의 기회는 있었다. 2000년대초 '당내민주화'라는 구호를 앞세운 정당개혁은 한국정치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한나라-민주 양당은 5년 터울을 두고 김대중-이회창이라는 마지막 총재들을 떠나보냈지만, 이후의 양상은 크게 다르게 전개됐다.

 

민주당이 지리멸렬해 보이긴 하지만, 적어도 그 당에서는 상명하복의 1인 보스정치는 발견할 수 없다. 그럴만한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당내민주화가 이루어진 결과다.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달리 1인 보스정치를 청산하지 못한 이유는 친이-친박간의 당권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수요모임'으로 대표되던 한나라당 개혁소장파들은 외부적으로 중도지향을, 내부적으로 당내민주화를 요구하며 비교적 강한 톤으로 쇄신의지를 피력했다. 친박-친이 계파간의 골육상쟁이 본격화된 2000년대 중반은 한나라당에서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사라진 시점과 일치한다. 이후 그들은 당내에서 설곳을 잃거나 개혁성을 잃고 2007년 대선 직전 해체된다. 그렇게 내부개혁의 동력을 상실한 새누리당은 지금의 수구정당의 모습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민주당이 나름의 개혁을 이뤄가던 시기에 새누리당은 양대 세력간의 당권투쟁에 함몰되면서 당을 쇄신할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개혁의 의지도, 동력도 상실한 저 당에서 이제 민주적인 리더십은 기대할 수도 없다. 

 

올드보이들의 귀환은 견제받지 않는 1인 보스정치의 결과물이다. 쇄신하지 못한 정당이 구태를 답습하는 건 필연이다. 새누리당이 보여준 정체(停滯)는 정당의 진화가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어떤 정당이든 저들처럼만 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로는 반면교사가 가장 좋은 스승이 되기도 한다. 그저 새누리당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 지역주의에 반대하고, 공천비리 없애고, 성도덕을 바로세우고, 비리연루자들을 다시 공천하지 않으면 좋은 정당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쉬운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새누리당은 우리 정치에서 보존되어야 할 귀중한 유산이자, 최고의 반면교사다. 진화하길 원하는 정당이 있다면 새누리당에게서 배우라. 전설 속의 구태정당이 현실정치에 살아있다. 저걸 보고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부디 새누리당이 오래~오래 살아남아 한국정치에 좋은 교훈을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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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양?

 

영화 '패왕별희'의 한 장면이다. 어린 경극 도제들이 고수들의 공연을 보면서 감탄하던 중 한 아이가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다른 아이가 묻는다 "왜 울어? 그렇게 감동적이야?" 우는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 사람들은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매를 맞았을까?"

 

어제 일사불란한 국군의 날 퍼레이드를 보면서 그것과 유사한 감정을 느꼈다. 군대를 다녀왔거나 지금 군대에 있는 병사들도 아마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어제 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시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10년 만에 최대 규모라는 설명 덕분인지 매년 불편했던 행사가 올해 조금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양 옆으로 도열된 병사들 사이에서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대통령과 장군들은 그걸 보고 즐거워 하는 듯했다. 그런데, 한국의 군대에서 저런걸 보고 좋아할 병사는 아무도 없다. 특히 퍼레이드에 동원된 만여명의 군인들에게 이제 국군의 날은 악몽과도 같이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어제 퍼레이드를 보고 떠오른 군시절의 기억이다. 사단장 이취임식을 앞두고 한달전부터 열병(퍼레이드 비슷한)연습을 하는데 한여름 더위에 병사들이 픽픽 쓰러졌다. 정말 픽~픽~ 쓰러졌다. 쓰러진 병사들은 연병장 가장자리에 나무 그늘에서 쉬게 했는데 병사들이 하도 많이 쓰러져서 나무 그늘이 모자랄 정도였다. 지휘관들의 '처방'은 병사들에게 매일 소금 한컵씩을 먹이자는 것이었다. (소금에는 탈진예방 효과가 있다) 아침마다 연병장에 도열한 병사들에게 두당 한컵(필름통)씩의 왕소금이 배급됐다. 물론 고참들이 그 더운날 왕소금을 삼킬리 없었다. 문제는 소금의 양이 너무 많아 연병장에 버릴 수 없었다는 것. 결국 각 소대에 짬안되는 일, 이등병들이 그걸 모두 '처리'했다. 매일 왕소금 서너컵을 들이켜야 했던 그해 여름은 아직까지도 짜디짠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늘 시가행진에 참여한 병사들도 올여름 소금맛을 좀 봤을지 모르겠다. 사단장이 받는 열병식이 그정도인데 대통령이 받는 열병식이야 오죽할까. 이건 특별한 무용담이 아니다. 대한민국 예비역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거다. 벌써 10년전 기억이지만 지금의 군대가 당시의 군대보다 자살률이 훨씬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딱히 쌍팔년도 군대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다. (군내 자살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군인들이 아무도 반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열병, 분열, 퍼레이드 같은 제식행사는 철저하게 외부 전시용이다. 병사들이 저런 의미없는 고생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낄 리가 없고, 저런걸 할수록 군의 사기는 떨어진다. 어제 하루 행사를 위해 장병들은 두 달 동안 천막생활을 하며 예행연습을 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1만여 장병들이 몇시간짜리 전시용 행사를 위해 몇 달간 훈련을 전폐하고 생고생을 한다. 또 그 병사들의 빈자리(경계, 작업 등등)는 부대에 남은 다른 병사들이 메꿔야 한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걸그룹 크레용팝, 촌스러움의 상징 꽃목걸이를 들고 있다

어제 퍼레이드의 하이라이트는 미스코리아들과 걸그룹 '크레용팝'이 군인들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는 장면이었다. 야만적인 성상품화라는 이유로 일찍이 공중파 방송에서도 퇴출된 미스코리아가 국가행사에 버젓이 등장했다. 그것도 촌스러움의 상징 '꽃목걸이'를 들고 말이다. 대로에 대기하고 있던 미스코리아들과 크레용팝은 행군대열이 다가오자 병사들의 목에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남성성’의 상징 군대와 ‘여성성’의 상징 미스코리아가 조우하는 순간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꼰대의 예상대로라면 이순간이 가장 빛나야 할 순간이었겠지만 보는 이들에겐 가장 민망하고 구린 순간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국가정체성이 무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국이 가부장제 병영국가임을 만방에 과시하는 듯한 퍼포먼스였다. 이걸 기획-연출한 참모진과 주연배우로 출연한 대통령은 저 촌스런 연출로 국군의 사기가 올라가고 적국이 긴장할거라 생각했나보다. 이 참기 힘든 낡음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페이스북 프로필사진(지금은 교체)>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걸 하겠다는 대통령이 수도 한복판에 1만 대군과 탱크부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이렇게 분명한 언행불일치가 또 있을까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과도한 군사·안보 퍼포먼스로 여성대통령으로서의 약점을 보완하려 애썼다. 이제 군복입고 거수경례를 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북한보다 남한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대통령과 각료들은 틈만 나면 벙커에 들어가 전쟁놀이를 한다. '선군정치'라는 말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군 통수권자가 꼭 군인 흉내를 내고 거수경례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군이 민의 통제를 받는 것이 당연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군인 흉내를 낼 이유가 무엇인가? 평생 그런 것들과는 아무 상관없이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비장하게 군인코스프레를 하니 보는 사람이 당황스럽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옷(대통령, 군인)을 한꺼번에 입고 있으니 하는 이도, 보는 이도 어색한게 당연하다.       

 

장병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도 어제와 같은 퍼레이드는 좋지 못하다. 내년부터는 국군의 날을 '대통령과 장군들의 날'이 아닌, 말 그대로 '국군을 장병을 위한 날'로 만드는건 어떨까? 어린이날의 주인공이 어린이이듯, 국군의 날 하루만큼은 60만 장병들을 이나라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거다. 그것은 매우 쉽다. 탱크도 전투기도 미스코리아도 필요없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장병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대통령과 장군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고, 장병들에게 가장 끔찍한 일은 대통령이 눈앞에 나타나는 일이다. 어제와 같은 성격의 행사들만 없다면 장병들의 삶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군대는 대통령의 악세사리가 아니다. 나는 대통령과 장군들이 엉뚱한 일로 사병들을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대한민국 군대의 전투력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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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람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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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2 11:01 신고

    미친존재감이라는 말이 불현 듯. 떠오르네요.
    아들 이번에 군대 가는데 살이 떨 려요.

  2. 2013.10.02 16:26 신고

    짜증나네요. 분당인 제 사무실에서도 한 달 전부터 계속 비행기 오가는 소리에 너무 시끄러웠는데, 이 날을 위해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뭔가요. 2013년인 지금의 이 시대에 7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려는 크나큰 '배려' 인가요?
    이해가 안갑니다.
    서울시내는 개천절이라고 또 퍼레이드 현수막이 걸렸어요. 개천절 퍼레이드가 있었나요?? 정말 모르곘네요.

  3. 2013.10.02 17:21

    비밀댓글입니다

  4. 2013.10.09 14:03 신고

    제 경험상 저기 나가는 장병들은 열외라서 좋아했습니다 자대남는것보다 좋으니까요 저기 다녀오면 휴가도 보내주니까 남은놈만 여러모로 손해 전투력향상과는 거리가 멀다에 동의
    한가지더 보태면 장비가 올수리 올도색 되기때문에 행사참가 장비는 A급으로 변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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